[Cover 파트5] 엔저효과에 웃는 기업들

▲ 엔저가 지속되면서 모든 기업이 손해만 보는 건 아니다. 득을 보는 기업들도 있다.
원고•엔저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환율 하나로 어떤 기업은 가만히 앉아서 수천억원을 까먹는가 하면 어떤 기업은 가만히 앉아서 수천억원을 벌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환율에 민감한 업종일수록 재무리스크 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은 수익성 감소가 두드러지는 반면 최종 수출품 생산에 투입되는 수입중간재 비중이 높은 산업은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4월 24일 발표한 보고서 ‘환율변동이 산업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환율변동이 수출과 수입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체 한국경제의 환율변동 노출 정도는 국내총생산(GDP)의 2~3%로 높은 수출 비중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산업별 투입•산출구조를 파악해 환율변동에 대한 산업별 민감도를 추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수출상위 10대 산업은 제조업 평균에 비해 수출비중이 1.5배, 산업별 민감도는 2배 이상으로 나타나 환율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원화가치가 10% 절상될 경우 제조업 전체의 영업이익률은 0.95%포인트 하락하고, 비제조업은 0.15%포인트 상승해 산업 전체적으로는 0.39%포인트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율이 현재 수준(원•달러 환율 1100원대 초반, 엔•달러 환율 100엔 선에 근접)을 유지할 경우 2조5000억가량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별로는 식음료•담배, 목재•종이, 석유•화학, 비금속광물, 금속제품, 전기•가스업 등이 엔저효과의 수혜 업종으로 나타났다. 업종과 상관없이 수입중간재 비중이 높은 산업도 수혜를 보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중간재를 들여오는 일부 기업들은 달러 대비 엔화 가치 하락으로 기업의 손익구조가 개선돼 부외수익(금융기관 대차대조표에 자산이나 부채로 기록되지 않는 거래수익)을 톡톡히 올리고 있다.

 
LG화학과 제일모직이 엔저로 수혜를 보는 기업에 속한다. 두 회사는 발광다이오드(LCD) 편광판을 만들 때 들어가는 TAC필름을 수입해서 쓰고 있다. 수입처는 일본이다. 일본에서 부품•소재를 수입할 때는 엔화로 대금을 결제하고, 완제품을 수출하면 달러로 대금을 지급 받는다. 엔•달러 환율이 하락세하면 수익 개선폭도 커진다는 거다.

재무 리스크는 관리해야…

엔화 부채를 갖고 있던 기업들은 환차익을 보고 있다. 포스코가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기준 1조6000억원 규모의 엔화 부채를 가지고 있었지만 엔화 가치 하락에 3000억원을 갚은 것과 같은 효과를 봤다.

롯데쇼핑도 일본롯데에서 들여온 차익금 약 7000억원(625억엔)이 엔화 하락으로 약 2000억원의 외환평가 이익을 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 이익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엔저효과를 누리는 기업이 있는 반면, 수출기업들은 손해를 본다. 그래서 환율변화에 따른 재무리스크를 줄이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훈 거시분석실 선임연구원은 “환율 변화로 수익성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시장 개척 등 판로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환율변동에 대한 기업의 리스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환헤지 등을 이용해 재무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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