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고등학생 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던 주인공이 펼치는 복수극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관객들도 이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다. 태국에선 ‘더 글로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SNS상에 학교폭력을 고발하는 ‘타이 더 글로리(Thai The Gloly)’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방증이다. 드라마 속 학교폭력, 거기서 우린 뭘 깨달아야 할까. ‘학교폭력(이하 학폭)’을 소재로 삼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인기가 뜨겁다. ‘더 글로리’는 고등학생 시절 학폭을 당한
자! 쉽게 접근해보자. 대표든 팀장이든 상사든 아님 주주의 친척이든, 힘 있는 누군가가 평범한 직장인인 날 괴롭혔다고 치자. 그 신고를 회사, 그것도 회사의 인사 담당자에게 해야 한다면 실효성이 있을까. 이는 애먼 누명을 쓰고 가해자로 몰린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부 파벌에 의해, 또는 개인적 감정에 의해 회사에 신고됐다면 그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을까. 2019년 7월 제정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근본적 결함이 있으니,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밖에 없
2018년 삿포로 전前 총영사가 자신의 비서에게 상습적인 폭언을 일삼았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건 해당 비서가 피해 상황을 녹음한 40여개의 파일이었다. 흔히 동의를 구하지 않고 녹음하는 건 불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피해 근로자가 직접 당한 폭언이나 모욕적 발언을 녹음하는 건 불법이 아니다.“넌 머리가 있는 거니. 없는 거니. 뇌 어느 쪽이 고장났어.” 전前 일본 주재 삿포로 총영사가 자신의 비서 A씨에게 쏟아낸 폭언이다. 총영사(당시 직책)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A씨에게 수십차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피해 근로자를 상담하다 보면 이런 말을 종종 듣는다. “관련법이 시행됐음에도 회사에 신고하는 것이 망설여집니다.” 가해자의 폭언 등이 너무 괴롭지만 진흙탕 싸움이 될까봐 걱정하는 이들도 숱하다. 문제는 피해자의 이런 태도가 가해자가 가장 원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가해자가 당신에게 바라는 행동은 바로 ‘침묵’이란 거다. 노윤호 변호사의 記錄 세번째 편이다. 피해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고 가정하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답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진흙탕 싸움’이 펼쳐질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의뢰인
경미한 교통사고에도 다치는 사람이 있고, 비교적 큰 사고지만 사람이 멀쩡한 경우도 있다. 내가 가해자라고 할 때, 두 사고에서 피해자가 상해진단서를 끊어서 나타난다고 해보자. 일반적으로 경미한 교통사고의 경우엔 “뭘 저 정도 갖고 저러나” 할 테고, 비교적 큰 사고의 경우엔 앞뒤 따지지도 않고 바짝 엎드릴 거다. 하지만 법적인 ‘상해’는 겉으로만 보고 판단할 게 아니다. 노란신호를 보고 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자동차가 횡단보도 앞에서 급히 정지할 때가 종종 있다. ‘무슨 운전을 저렇게 험하게 할까’라고 속으로만 생각하면서 그냥 횡단보
마약은 파는 사람도, 유통하는 사람도, 투약하는 사람도 모조리 처벌을 받는다. 우리 법이 마약의 심각성을 중대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초범의 경우엔 처벌이 약하지만, 고의성과 상습성이 입증되면 처벌은 강력해진다. 문제는 처벌만으로 마약을 잡기 힘들다는 점이다. 마약은 우리 일상과는 먼 얘기처럼 보였다.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숱한 범죄행위가 밝혀지는 과정에서 상당수 연예인이 마약에 연루된 것도 모자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마약이 쉽게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진 말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 여론조사기관이 던진 ‘우리나라는
연애 중 ‘데이트 폭력’을 경험하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모 결혼정보회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0%가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 적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피해자의 약 40%는 ‘폭력 이후에도 관계를 지속한다’고 응답했다. 당사자마저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는 얘기다. 여전히 ‘연애는 개인사’라고 보는 사회 분위기와 미온적인 법체계 때문이다. “연인
“피해자의 승낙이 있으면 상해를 입혔어도 벌하지 않는다.” 협법 상 규정이다. 하지만 한 사람이 보험금을 타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승낙을 받고 상해를 입혔다면 처벌을 받는다. 윤리적이지 않은 승낙은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UFC라는 종합격투기 종목이 있다. 철창으로 둘러싸인 팔각형의 옥타곤 안에서 두 선수가 맞붙는다. 상체뿐만 아니라 하체도 공격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