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이 13일 새벽에야 가까스로 결정됐다. 올해(8720원)보다 5.1% 많은 시간당 9160원이다. 이번에는 조금 달라지나 기대했는데, 노사 양측은 변함없이 벼랑 끝 전술로 버티다가 결정된 뒤에도 반발하는 구태를 답습했다. 1988년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35차례 결정과정에서 노사가 합의한 경우는 5분의 1인 단 7회에 불과했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다. 하지만 위원회 앞에 붙는 ‘사회적 대화기구’다운 합리적 근거에 입각한 제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4차 대유행에 진입했다. 확산 추세로 볼 때 1500명대를 거쳐 2000명대로도 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이번 대유행은 시기나 지역적으로 좋지 않다. 여름 방학과 휴가철, 2학기 전면 등교를 앞둔 시점이다. 국토 면적의 12%밖에 안 되는데 인구의 절반 이상이 오밀조밀 모여 사는 수도권이 가장 심각하다. 코로나 사태 1년 6개월, 끝내 4차 대유행 단계에 접어든 것은 지난해 1~3차 대유행을 겪으면서도 교훈을 제대로 새기지 못한 측면이 적지 않다. 4차 대유행을 조기에
정부가 6월 28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슬로건은 ‘완전한 경제회복+선도형 경제로의 구조 대전환’이다. 여기서 완전한 경제회복은 4% 이상 성장과 고용 회복을 의미한다고 적고 있다. 127쪽 두툼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연간 성장률 4.2%, 취업자 수 25만명 증가를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곳곳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어 낙관할 수 없다.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 재확산이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췄다. 소득 하위 80%에게 1인당 25만~35만원씩 코로나19 위로금을 지급한다. 이를
보통 사람들이 보아도 경제와 사회 돌아가는 것이 기이하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반째 지속되며 다들 힘들어한다. 지난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집값은 치솟았다. 주가도 올랐다. 가상화폐 시장도 달아올랐다. 여기에 식료품 가격까지 뛰니 장보기가 겁난다.박사급 경제 전문가들이 포진한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자산시장, 특히 부동산과 주식 거품은 외환위기 직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경제가 역성장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방안’. 신도시 후보지 등 땅 투기 사태로 온 나라가 들썩인 지 석달 만인 7일 정부가 발표한 대책 명칭이다. 그럴싸한 수식어와 거창한 명칭과 달리 국민 신뢰 회복이란 목표에도, 혁신에도 부합하지 않는 빈껍데기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관심을 모았던 LH 조직 개편안은 8월로 미뤄졌다. 혁신 방안이라며 열거한 대책들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 급히 모아놓은 임시방편이 많기 때문이다.신도시 등 공공택지를 개발할 때 관련 입지 조사 업무를 국토교통부가 LH로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제안했다. 이른바 ‘으샤으샤 전 국민 위로금’이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에 “온 국민이 으샤으샤 힘을 내고 소비를 진작하는 데 도움을 주자”며 제기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2차 추경 제안의 배경은 1분기 기준 지난해 대비 19조원 더 걷힌 국세 수입이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확장 재정의 필요성이 있는 만큼 더 걷히는 세수는 쓰고 가자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도 지난 5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큰 폭으로 증가한 세수를 활용한 추가적인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과도하게 불어나고 있다. 개별 가계에 날아오는 총탄 단계를 벗어나 사회 전반을 위협하는 포탄 같아 보일 정도다.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회사 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을 합친 가계신용 잔액은 3월말 현재 1765조원. 1년 새 153조6000억원 증가했다. 총 규모와 증가액 모두 사상 최대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생활고에 쪼들리는 데다, 특히 젊은층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 내 투자)’하기 때문이다. 숱한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치솟자 더 오르기 전 어떻게든 집을 사려 든다. 주택담보대출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노동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시급 1만원에 맞춰 대폭 인상을 압박한다. 코로나19 경제위기가 가중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 개선을 위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수준과 인상률이 아시아 최고라며 동결을 주장한다. 또한 지급능력이 떨어지는 음식숙박업 등을 배려해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입장이다. 역시 코로나 위기 극복과 경기 반등을 위해 최저임금은 안정돼야 한다고 강조한다.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 임기 내 1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의 연설과 기자회견은 국민과 함께 현안을 짚고 국정운영 기조를 다잡는 소중한 소통 기회다.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이 주목을 받았지만 자화자찬 및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 내 잘못은 없고 남 탓을 하는 과거 연설의 판박이였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는 국민 등 외부에서 하는 것이지 스스로 ‘잘했는데 왜 몰라주느냐’ 고 서운해하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정부 정책에 대한 성과도 국민이 공감해야지 집권 여당이 강변하거나 옹호한다고 나타나지 않는다. 헌법이 정한 대통령 5년 임기가 전부 대통령의
물가 오름세가 심상찮다. 4월 소비자물가가 2.3% 오르며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물가상승률 2.3%는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2%)를 웃도는 수치다.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인플레이션 경고음은 나라 안팎에서 울려댄다. 주식과 부동산에 이어 국제유가와 원자재, 농축산물까지 들썩이며 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미국에선 한국보다 한달 빠른 3월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3월 물가상승률 2.6% 또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1분기 한국 경제가 1.6% 성장하면서 경제 규모가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470조8460억원으로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 GDP(468조8143억원)를 넘어섰다. 소비ㆍ수출ㆍ설비투자 등 주요 지표가 모두 플러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수출이 홀로 성장을 견인한 것과 달리 올해 1분기는 경제의 양축인 내수와 수출이 함께 이끈 것이어서 더욱 긍정적이다. 하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여전한 데다 반도체 공급 부족, 물류비용 급상승 등 수출에 부정적 요인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월 21~22일 연속 7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의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에 4차 유행이 시작된 양상이다. 계속 연장되는 거리두기 조치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생계 절벽에 선 가운데 재난지원금 지급 재원이 바닥나고 있다. 진퇴양난이던 코로나 사태의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것이 백신이다. 이스라엘과 영국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마스크를 벗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환자수와 사망률 등 방역에서 앞섰던 우리나라가 백신 확보와 접종에선 뒤처지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피
‘반도체 웨이퍼 대對 A4 용지.’ ‘500억 달러(약 56조2500억원) 보조금 지급 대 반도체 강국 도약 지원 방안 마련.’ 12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회복 최고경영자(CEO) 회의’와 15일 한국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의 대조되는 모습과 양국 정부의 후속 조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반도체 칩, 웨이퍼와 배터리, 초고속 데이터 통신망 이런 것들이 모두 인프라”라며 “과거의 인프라를 수리할 게 아니라 오늘날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2
전기차 전용 생산 플랫폼을 이용한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 비하면 성능도 월등히 좋아졌다. 그럼 전기차만 좋아진다고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까. 그렇지 않다. 충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듯하다.필자는 전기차 시대를 맞으려면 충전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걸 강조해왔다. 특히 아파트 단지 내 충전 인프라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본 거주 형태가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 내 충전 인프라 활성화를
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파란색으로 물들었던 서울 지도가 4ㆍ7 보궐선거에선 온통 붉은색으로 변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8일 서울시장 취임)가 4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 앞섰다. 특히 20대 남성은 72.5%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했다. 20대 이하 여성과 40대 남성만이 오세훈 후보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민심이 폭발했다. 외형상 국민의힘이 압승했지만, 엄정하게 보면 민주당의 참패다. 국민의힘이 잘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무능과
정부가 3월 29일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고강도 대책을 쏟아냈다. 투기 비리 공직자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투기수익은 전액 몰수하기로 했다. 모든 공직자의 재산등록 의무화를 추진하는 한편 2년 미만 단기 보유 토지와 비사업용 토지에 양도소득세를 더욱 무겁게 매기기로 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성난 부동산 민심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들끓자 당정청黨政靑이 반부패 정책협의회를 열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회의에 앞서 지난해 7월 임대차 3법 시행 이틀 전에 서울 강남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대폭 올린 김상조
서울은 대한민국 제1도시로 수도이자 특별시다. 부산은 우리나라 제2도시이자 제1무역항이다. 유일한 직할시였다가 지방자치제 시행과 함께 6대 광역시 중 하나로 불린다.오랜 세월 우리나라 수도이자 정치ㆍ행정ㆍ경제ㆍ문화ㆍ교통의 중심지인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는 모든 면에서 1위, 2위인 줄 알지만 꼴찌를 면하지 못하는 분야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는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다.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명도 안 되는 0.84명. 현대자동차 등 큰 기업과 공장들이 있는 울산광역시와 행정중심 복합도시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만큼 민감하고 폭발력이 강한 사안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 자체가 계층간 위화감과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문제이자 빈부격차와 각종 비용의 상승을 심화하는 경제 현안인 동시에 정권의 명운을 가르는 정치 쟁점이다. 시민의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스물다섯 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했다. 부동산담보대출을 옥죄고 수요를 억제하는 데 치중한 대책이 통하지 않자 결국 수도권 신도시 추가 건설과 공공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역세권 개발 등을 통한 공급확대책(2ㆍ4 대책)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지만, 국민적 의혹과 분노는 가라 앉지 않고 있다. 차명거래, 지분 쪼개기, 묘목 심기 등 투기꾼을 능가하는 수법은 말문을 막히게 한다.합동조사단의 국토교통부와 LH 직원들에 대한 1차 토지거래조사에서 20명의 투기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제기한 13명 외에 7명이 추가됐다. 모두 LH 직원들로 2급 3명, 3 급 9명, 4급 6명, 기타 2명이다. 투기 의심 사례는 의혹이 제기된 광명ㆍ시흥 에 머
거대 여당의 힘이 막강하다. 사업비가 28조원대로 늘고 안전사고와 환경훼손의 위험성이 있다며 국토교통부가 반대한 부산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어 코로나19 4차 재난지원금으로 12조원을 제시한 기획재정부에 20조원은 돼야 한다고 맞선 끝에 19조5000억원 규모로 확정했다.여당이 정부의 반대 입장이나 신중한 접근에 관계없이 가덕신공항 건설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4차 재난지원금 규모를 늘린 것은 다분히 4월 7일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한 행보다. 공항건설 같은 대형 국책사업은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성을 갖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