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性과학 코너

▲ 대부분의 발기부전은 약물로 치료가 되지만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미국에서 사업을 한다는 교민 A씨가 부인과 함께 병원을 찾아 왔다. 평소 발기가 되지 않아 성관계를 못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전에는 발기약을 먹고 부부관계를 가져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1년 전부터는 약을 먹어도 발기가 부실해 부부관계를 못했다.

A씨는 예전에 필자가 썼던 칼럼을 봤다며 이런 경우에 하는 수술이 있다는데 가능하냐고 물었다. 사실 그가 서울에 온 목적 중 하나가 수술이었다. 미국에서는 그런 문제로 비뇨기과 진료를 받으러 가기가 껄끄럽다고 했다. 칼럼을 통해 ‘고추 임플란트 수술’을 소개했던 적이 있다. 치아 임플란트처럼 음경 백막 내에 특수 제작한 기구를 삽입하는 수술이라는 점에 착안해 재미있게 지어낸 말이었다. 전문용어로는 음경보형물삽입술이라고 한다.

음경에 심는 기구의 종류는 굴곡형과 팽창형 두가지가 있다. 굴곡형 기구는 수술 후 음경이 항상 발기상태를 유지한다. 때문에 일상생활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팽창형 기구는 음경에 발기기구를 넣으면 그 속에서 식염수가 들락날락하면서 필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음경 내에 들어가는 발기기구, 아랫배에 삽입하는 생리식염수 주머니, 조절 펌프 등으로 구성돼 세조각 보형물이라고도 한다. 성관계를 원할 때 음낭 속의 펌프를 누르면 식염수 주머니의 액체가 음경내의 기구 속으로 들어가 발기가 된다. 성관계가 끝난 뒤 다시 펌프를 누르면 액체가 주머니로 옮겨지면서 음경이 수축된다. 수술 후 자신 이외에 다른 사람은 수술여부를 알기 어려운 것이 장점이며 반영구적이다. 수술은 본 병원이 개발한 국소ㆍ혈관마취를 한 상태에서 시행하며 1시간 정도 걸린다.

A씨를 상대로 발기유발검사와 발기초음파검사를 해보니 해면체의 섬유화가 심하고 동맥 최대 혈류속도가 약했다.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간신히 발기에 성공해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음경 해면체 내의 노화와 당뇨로 인한 기질적 변화로 약물 내성이 생긴 거였다.

발기부전 약물을 해면체 내에 직접 주사하면 성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대부분은 발기부전 약물만으로도 성관계를 갖는 데 지장이 없다. 그러나 당뇨나 동맥경화증 등 만성질환으로 인해 말초혈관이나 말초신경이 망가지면 약발이 듣지 않는다. 수술은 이럴 경우에 하는 것이다.

A씨는 며칠 뒤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니 수술 받기를 원했다. 매번 관계를 할 때마다 약물주사를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고, 나중에 수술할 가능성이 크다면 지금 아예 수술을 받고 가겠다는 거였다. 간곡히 사정하는 통에 건강에 별다른 이상도 없어 바로 수술날짜를 잡아줬다. 부인은 쑥스러워하며 성관계는 언제부터 가능하냐고 물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달 뒤면 가능하다. 
이윤수 한국성과학연구소 소장 penilee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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