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늘고 있다. 사진은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한국도요타 제공]
소비자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스템에 흥미를 가진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구입하는 것은 꺼렸다. 기존 내연기관의 편안함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소비자의 특성은 미래 자동차로 불리는 전기차ㆍ연료전지차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가솔린 하이브리드차가 세상에 선을 보인 지 18년이 지났다. 1997년 12월 도요타 프리우스가 도쿄모터쇼에서 모습을 공개했다.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가솔린 엔진에 모터를 가미해 속도ㆍ운행 특성에 따라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친환경차다. 그러나 초기에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생각과 달리 연간 100만대 시장을 형성하는데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소비자는 새로운 시스템에 흥미를 가지면서도 정작 본인이 구입하는 것은 꺼렸다. 기존 내연기관의 편안함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소비자의 특성은 미래 자동차로 불리는 전기차ㆍ연료전지차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하이브리드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은 일본의 도요타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일찍부터 이 분야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했다. 도요타는 전 세계 하이브리드차의 특허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력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판매 역시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다. 국내에선 현대차가 7년 전에 LPi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아반떼 2개 차종에 장착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낮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과 인식 제고에 실패하면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일본의 특허를 피해 독자적으로 중형 하이브리드차 2개 모델을 출시했다. 역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근 하이브리드차는 기술이 발전하고 모델이 다양해지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앞으로 하이브리드 차종은 점차 그 기세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세계적으로 자동차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자동차 4대 중 3대를 수출하는 우리 입장에선 강화되는 자동차 환경 기준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연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힘써야 한다. 그래야 세계시장에서 경쟁해 이길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최고의 기종이 바로 하이브리드차다. 둘째 하이브리드차는 안정되고 입증된 기술이다. 130년 역사의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모터를 가미한 하이브리드차는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개념을 더한 것이라서 소비자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준다. 최근 부각되는 친환경차 중 전기차는 배터리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보강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래서 전기차는 틈새 차종 분야로 구분된다. 또 연료전지차는 우리가 세계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 최초로 양산차를 생산했다고 하지만 아직은 일반 소비자와는 거리가 먼 모델이다. 무엇보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경제적인 측면에서 해결이 쉽지 않다. 결국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까다로운 환경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모델은 하이브리드차다.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 더해

셋째 국내에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다. 기존까지는 급출발ㆍ급가속ㆍ급정지 등 나쁜 운전습관으로 하이브리드차의 장점인 고연비 특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연비를 생각하는 운전을 하려고 한다. 하이브리드차는 신호등 앞에서 자동으로 시동이 정지되고, 제동을 할 때 배터리 에너지가 충전되며, 저속 또는 주차시 모터만 가동되는 고효율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하이브리드차는 정속 운전인 고속도로보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지 운행에서 장점을 보인다. 최근에는 기술적으로 안정된 디젤 하이브리드차가 출시되면서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장점에 전기차의 장점을 부각시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 하이브리드차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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