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삶이요 삶이 옷이라
옷이 삶이요 삶이 옷이라
  • 이호 기자
  • 호수 111
  • 승인 2014.10.07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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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가 만난 프랜차이즈 CEO | 조순애 갈중이 대표

불경기 속에서도 해마다 두자릿수 성장을 구가하는 시장이 있다. 아웃도어다. 캠핑 열풍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해마다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이런 시장에 한국 전통 섬유와 친환경 염색으로 무장한 브랜드가 등장했다. 감물염색과 제주도 전통 의복인 ‘갈옷’ 제작ㆍ개발이라는 한 길을 걸어온 조순애 갈중이 대표다.

▲ 조순애 갈중이 대표는 "갈옷은 천연재료로 염색한 제주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전통 의상"이라고 말한다. [사진=지정훈 기자]
시댁은 3대째 옷을 만드는 집이었다. 여기에 제주산 천연재료로 물을 들이는 천연염색도 병행했다. 예로부터 제주도에서는 흔히 ‘땡감’으로 알려진 떫은 감나무를 집마다 키웠다. 제주도민들은 그 감물을 이용해 광목천 등을 염색해서 노동복으로 활용했다. 그렇게 옷감을 염색하면 ‘땡감’의 떫은맛을 내는 탄닌 성분으로 인해 자외선 차단효과가 높아지고 통기성이 좋아진다.

시어머니는 5일장에 옷을 팔았고, 남편은 천연염색 작업을 도맡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며느리인 조순애 갈중이 대표도 옷감을 염색하고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옷이 삶이고, 삶이 옷이 됐다. 그의 삶도 180도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제주명품 갈옷으로 사업을 생각하게 됐다. 이렇게 해서 1997년 8월 천연감물염색 브랜드 갈중이가 탄생했다. 상표등록을 마친 후 제주 서귀포시에 본사도 설립했다. 갈중이의 브랜드 명은 제주도 전통 의복인 ‘갈옷’의 방언에서 따왔다.

수많은 옷 중에서 갈옷을 선택한 이유는 한 가지다. 갈옷이 곧 제주의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갈색을 띠는 옷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갈옷은 제주도에서 고려시대부터 입던 민속의상이다. 갈옷은 여름에 시원하고 습기에 강해 땀을 흘려도 옷감이 몸에 달라붙지 않는다. 염색에 사용되는 감즙은 방부제 역할까지 한다. 조 대표는 갈옷은 지켜야 할 제주의 전통이라고 말한다. “제주산 천연재료로 염색해 제주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어요. 소박하지만 친근한 전통미와 실용성를 보여줌으로써 제주문화유산을 전파하고 싶어요.”

조 대표는 제주의 문화가 녹아든 갈옷(의류)뿐만 아니라 스카프ㆍ모자ㆍ가방ㆍ인형 등의 상품도 다양하게 개발했다. 갈옷 입힌 제주도 기념 인형은 제주의 민속 이미지를 표현했다. 전국 관광지에 상품을 알리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시선도 사로잡았다. 특히 스카프와 가방은 큰 인기를 끌었다. 감물로 염색한 갈천으로 제작한 가방은 천연 염색 특유의 매력을 발산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갈옷 브랜드가 잇따라 등장하기 시작한 것. 갈중이의 매출도 줄어들었다. 조 대표는 승부수를 던졌다. 관광객 대상으로 갈중이를 납품하면서 가맹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갈옷의 대중화를 위해서 갈중이를 프랜차이즈화하기로 한 것. 지난해 12월 제주특별자치도가 선정한 제주형 프랜차이즈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조 대표는 갈중이만의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35년간의 노하우가 있어 고객의 요구에 맞게 염색 소재나 디자인을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어요. 가격경쟁력도 갈중이만의 장점이죠. 갈중이는 천연감물염색부터 갈옷 디자인까지 갈옷봉제에 이르는 전 공정을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시중의 갈옷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해요.”

이런 조 대표의 노력이 최근 작은 결실을 맺었다. 지난 9월 17일 서울 인사동에 매장을 오픈한 것. 조 대표가 갈중이의 가맹사업을 결심한 후 이뤄낸 것이라서 의미가 남다르다. “서울 인사동점은 갈중이의 대중화를 도모하는 거점이에요. 이를 계기로 갈옷을 사랑하고 제주의 문화유산을 이어가고자 하는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가맹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죠” 전통의 미와 기능성을 갖춘 갈옷이 국내 의류업계를 물들일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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