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맵 택시 이용해보니…

▲ T맵 택시앱 사용법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우왕좌왕. SK플래닛의 T맵 택시앱을 사용하는 택시기사들을 본 첫인상이다. 최근 론칭(4월 21일)한 앱이라지만 이 택시앱을 제대로 사용하는 기사가 거의 없었다. 기사회원수는 5500여명으로 적지 않다. 하지만 기사가 앱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데, 고객이 어찌 앱을 이용하랴. T맵 택시앱의 과제다.

4월 28일 오후 12시 10분. 서울 목동에서 T맵 택시를 불렀다. 목적지는 여의도. 금세 가려니 했다. 그런데 웬걸, 1시간 22분(도착시간 오후 1시 44분)이나 걸렸다. 길이 막혀서가 아니다. 택시를 호출하는 데만 1시간 18분이 걸린 탓이다. 사연이 무궁무진하다. 먼저 두번의 실패 끝에 배차에 성공했다. 곧바로 기사 이름, 얼굴사진, 차 기종(쏘나타), 차량 번호가 떴다. ‘고객님께 도착 10분 전’이라는 메시지도 나왔다. 기사의 위치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택시는 오지 않았다. 게다가 예상소요시간은 ‘고객님께 도착 11분 전’으로 되레 늘어났다.

때마침 기사에게 전화가 왔다. 기사는 생뚱맞게도 목적지인 여의도에 가있었다. T맵 택시앱을 처음 사용했다는 기사는 “승차지와 목적지를 반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럴 만도 했다. T맵 택시에 가입한 기사가 승객의 콜요청에 승낙하면 ‘목적지’가 뜬다. 그런데 이 목적지는 승객 입장에서다. T맵에 익숙하지 않은 기사는 헷갈릴 공산이 크다. 다시 배차를 시도했다. 두번의 시도 끝에 두번째 기사와 연결됐다. ‘고객님께 도착 10분 전.’ 그러나 15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기사에게 전화했더니 이런 답이 되돌아왔다. “T맵 택시앱을 처음 사용합니다. 그래서 사용법을 잘 몰라요.”

 
다시 배차를 시도할 수밖에….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승객이 다시 배차시도를 하려면 기사가 반드시 ‘거절’ 버튼을 눌러줘야 한다는 거다. 스마트기기 사용에 서툰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는 15분이 지난 후에나 ‘거절’ 버튼을 찾아 눌러줬다. 기자는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앱만 끄고 켜고를 반복했다. 네번째 배차를 시도를 했다. “이번엔 성공이다” 싶은 찰나 이번엔 기사가 신도림에 있단다. 기다리기엔 지나치게 먼 거리. 어쩔 수 없이 취소를 해야 했다. 이렇게 4~5번의 시행착오를 더 겪었고, 꼭 10번 만에 배차에 성공했다. ‘고객님께 도착 8분 전.’ 바로 기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정확한 승차지 확인을 위해서다. 6분 후 택시가 도착했다. 택시를 탔다. 택시를 부른 지 1시간 18분 만이다.

이 기사 역시 T맵 택시앱으로 손님 받기는 처음이라 했다. 하지만 “사용법이 간편해 금방 숙지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렇다고 불편한 게 없는 건 아니었다. “승객으로부터 콜이 들어오면 기사는 ‘승낙’ 또는 ‘거절’을 누르면 됩니다. 그런데 승객의 승차지 확인이 어려워 헤매기 십상이죠. 특히 승객위치가 거리로만 나타나기 때문에 통화를 하지 않으면 정확한 위치를 알기 힘들어요. 개선되면 좋을 것 같아요.”

T맵 택시앱을 이용한 택시 탑승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택시기사의 정보제공 서비스와 탑승 후 지인에게 택시정보를 문자로 보내는 기능은 신뢰감을 주기 충분했다.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T맵 택시의 장점이다. 하지만 보완할 점도 많았다. 특히 T맵 사용법 교육은 절실해 보였다. 택시기사가 우왕좌왕하면 승객은 콜을 하지 않는다. T맵 택시앱의 과제다.
김은경ㆍ박지원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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