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평가하기 어려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 아트버스는 한국형 사회공헌활동으로 주목할 만하다.[사진=엠엘씨월드카고 제공]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숫자로 평가하기 어렵다. 매출이나 자산가치로 “잘했다”“잘못했다”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의 사회공헌은 사기, 긍지, 자신감 등을 불어넣는 무형의 성과가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물질보단 애정이 가득한 사회활동으로 지역사회 등에 공헌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전략이다. 글로벌 기업은 이 활동이 경영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자연스러워야 기업의 성격이 부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이 자연스럽지 않으면 거부감이 수반될 수 있다는 것도 이유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실적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기다움’을 유지한 사회공헌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 기업이 벤치마킹할 만한 건 없을까.

어린이를 위한 디즈니의 공헌

월트디즈니사의 ‘어린이병원’ 공헌활동은 살펴볼 만하다. 월트디즈니는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세계 어린이의 꿈을 담고 있는 기업이다. 20세기 초 만화영화 제작을 시작으로 테마파크ㆍ영화ㆍ게임ㆍ도서ㆍ비디오사업뿐만 아니라 교육으로 분야를 확장했다. 이를 발판으로 월트디즈니는 주요 고객인 어린이, 청소년, 그들의 가족을 겨냥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 중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활동을 30여년째 하고 있다. 2008년에는 7000여명의 어린 환자가 디즈니파크와 리조트를 방문했고, ABCㆍESPN과 협력해 아이들이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어린이의 병을 고치는 테마파크 병원도 오픈했다.

월트디즈니 파빌리온이란 이름의 어린이병원은 1년 내내 평온한 날씨를 유지하는 플로리다에 있다. 어린이가 병원을 찾으면 테마파크처럼 다양한 캐릭터가 반갑게 맞아준다. 어린 환자가 이곳에서 치료를 받으면 웃는 시간이 늘어나고 치료 경과도 다른 병원보다 좋아 빨리 퇴원할 수 있다.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는 거다.

아울러 미국 병원예술재단(The Found ation for Hospital Art)과 협력, 세계 각국의 어린이와 함께 벽화를 그리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어린이병원의 벽면을 화사하고 밝은 빛깔로 채워 아픈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취지에서다. 이렇게 제작된 벽화는 병원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모이는 공공장소에도 설치되고 있다. 이밖에도 월트디즈니는 자사 애니메이션에 흡연자를 악연으로 출연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어린이에게 건강한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엠엘씨월드카고가 후원한 아트버스도 월트디즈니의 사회공헌 활동과 맥이 비슷하다. 노란색 버스좌석 45석을 모두 떼어낸 이 버스는 아이들을 위한 미술체험 공간이다. 화가ㆍ미술교사ㆍ임직원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이 그림 그리는 걸 돕는다.

아트버스 벤치마킹해야

아트버스는 시골학교ㆍ보육원 등 문화 소외 지역 아이들을 위해 달린다. 2009년부터 소록도(한센병 환우의 아픔이 서린 작고 아름다운 섬) 등 전국 98곳을 찾아다니며 32만㎞를 달렸다. 기초수급자와 한부모ㆍ다문화가정 어린이 4202명이 아트버스에서 그림을 그리며 창의력을 키우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배웠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매출이나 자산가치로 평가하기 어렵다. 유형보다 무형의 성과가 훨씬 소중하고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물질보단 애정이 가득한 사회활동으로 지역사회 등에 공헌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진심 어린 사회공헌 활동이 이제야 자리를 잡고 있다는 거다. 우리 대기업이 배워야 할 점이다. 
채명기 DSE(엠엘씨월드카고) 회장 mkchai@dsecargo.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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