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대학생 기사취조단
서경대 ‘금융투자연구회’의
MZ세대 실제 투자 보고서
건전한 투자 위한 지침서
최민식 학생이 보내는 투자레터
개미들의 투자에 숨은 문제점

최민식 서경대 금융투자연구회 학생은 주식시장에서 개미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민식 서경대 금융투자연구회 학생은 주식시장에서 개미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국내 주식시장은 ‘개미들의 무덤’이라 불린다. 공매도를 비롯한 제도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보 불균형 등 구조적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걸 외부 탓으로 돌리긴 어렵다. 개미의 투자 성향에도 문제가 있어서다.

# 서경대 금융투자연구회 소속 학생의 ‘MZ 투자일지’를 더스쿠프가 뉴스레터 형식으로 풀어봤다. 최민식 학생이 개미들의 투자에 숨은 문제점을 분석했고, 기자가 풀이를 더했다.


◈ 투자에 눈뜬 이유

⦁ 국내 주식시장에선 개인투자자를 ‘개미’라고 부르죠. 그중엔 화려한 ‘슈퍼개미(자산 규모가 큰 개인투자자)’도 있지만 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저 역시 그저 그런 개미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주식시장이 활황이던 코로나19 국면에서 아주 적은 돈으로 주식을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접었죠.

⦁ 그때 한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개미는 주식으로 돈을 벌지 못할까” “개미는 개미지옥을 피할 수 없을까”…. 그래서 저는 먼저 개미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요인들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주식에 뛰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 A가 있어 그 사례를 접목하기로 했습니다. 

✚ 기자의 한마디

최민식 학생처럼 최근 2~3년 새 주식시장에 뛰어든 젊은층은 숱하다. 2019년 38만명에 불과했던 20대 개인투자자는 2021년 204만명으로 5.3배가 됐다. 하지만 주식에 베팅한 젊은층이 원하는 성과를 거둬들였는지는 알 수 없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주식시장은 약세로 돌아섰고, 20만명(2022년 180만명) 넘는 젊은층이 증시를 떠났다(비주얼➊ 참조). 이런 상황에서 개미들의 ‘필패’ 요인을 분석하고 자신만의 투자 방법을 찾으려는 시도는 긍정적이다. 

◈ 개미 A 첫번째 이야기

⦁ A가 처음 주식시장에 발을 디딜 땐 신중했습니다. 손실을 입어도 부담이 없을 정도의 여유자금(2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했죠. 관련 뉴스와 차트를 두루 분석해 투자할 종목을 결정했습니다. A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 불과 며칠 만에 주가가 50% 이상 상승했죠. 수익을 실현한 A는 흥분했습니다. “이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주식은 정말 좋은 거다”며 제게 너스레를 떨었죠. 첫 성공에 자신감이 넘쳐난 A는 또 다른 종목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 저는 A를 보면서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이란 투자 격언이 떠올랐습니다. 초심자의 행운은 어쩌면 신중함에서 비롯되는 것일지 모릅니다. 처음 주식시장에 진입하는 개미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엔 돌다리를 두드리듯 정확한 정보를 선별해 적은 돈을 투자하죠. 당연히 성공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초심자의 행운을 만끽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갔을 때입니다.

◈ 개미 A 두번째 이야기

⦁ 한차례 ‘단맛’을 본 A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 200만원을 모두 주식에 쏟아부었습니다. 신중하게 종목을 고르던 처음과 달리 차트만 슬쩍 보고 투자종목을 결정했죠. A의 모습은 전형적인 개인투자자의 실패 요인으로 꼽히는 ‘과잉확신’이었습니다.

⦁ 과잉확신은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과도하게 믿고, ▲투자 성과를 이뤘을 때 본인의 우월함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일컫습니다. 

⦁ 이런 과잉확신은 확증편향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자신이 투자한 종목의 호재는 크게 평가하고, 악재는 축소해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일까요. A에게 초심자의 행운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다음날부터 A가 투자한 종목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매수 당시 가격으로 올라오지 못했죠. 


✚ 기자의 한마디

실제로 A뿐만 아니라 많은 개미들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데 실패한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코스피지수 등락률(이하 연간)과 개인투자자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를 보자. 지난 10년간 코스피지수 등락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건 8번이었다. 반면 개인투자자 수익률이 플러스였던 건 4번에 그쳤다.

코스피지수가 오르는 상승장에서조차 개인투자자는 돈을 벌지 못했다는 거다(비주얼➋ 참조).[※참고: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개인투자자의 연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연간 수익률을 계산했다. 2023년은 12월 11일 종가를 기준으로 했다.]  

◈ 개미 A 세번째 이야기

⦁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요. A는 주가가 반등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데도 주식을 처분하지 못했습니다. “주식을 팔기 전까지는 손해를 본 게 아니다”면서 버텼죠. 이어 하락한 종목을 더 사들이는 ‘물타기’에 들어갔습니다.

⦁ 하지만 주가는 계속해서 떨어졌고, 수익률은 현재 ‘–60%’를 찍었습니다. A처럼 많은 개미가 자신의 의사결정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거나 물타기를 합니다. 적당한 때에 ‘손절매’하지 못하면서 더 큰 손실을 입죠. A는 아직도 ‘매도’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쓴맛을 보고도 ‘언젠가 오르겠지’라는 희망을 품고 다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 기자의 한마디 

주식시장엔 ‘처분효과’라는 게 있다. 처분효과란 주가가 오른 종목은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지만,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매도하지 못하고 보유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실제로 1987~1993년 미국의 개인투자자 1만명의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주가가 상승해 매도한 비율은 14.8%인 데 비해 주가가 하락한 경우 매도한 비율은 9.8%에 불과했다. 

하지만 적정한 시점에 손절매하는 건 중요하다. 손절매는 ‘로스컷(Loss cut)’이라고도 불린다. 손해를 보더라도 주식을 매도해 추가 손실을 피하는 일종의 주식기법이다. 기관투자자들은 규정에 따라 10~30%가량 손실을 내면 의무적으로 매도하도록 하고 있다(비주얼➌ 참조).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투자 기준이 없어 투자에 실패하기 쉽다. 최민식 학생이 개미의 필패 요인을 분석한 게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만의 투자 방법과 기준을 마련할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식시장은 약세로 돌아섰고, 20만명에 달하는 젊은층이 증시를 떠났다.[사진=뉴시스]
지난해 주식시장은 약세로 돌아섰고, 20만명에 달하는 젊은층이 증시를 떠났다.[사진=뉴시스]

◈ 투자를 준비하며 느낀 점 

⦁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A와 유사한 과정을 거쳐 투자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몇몇은 “다신 주식을 하지 않겠다”면서 증시를 떠나기도 하죠. 하지만 자산 증식을 위해 투자는 필수적입니다.

⦁ 개인투자자는 기관투자자나 외국인투자자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는 개인투자자와 ‘다르게’ 움직여 수익을 낸다는 뜻이기도 하죠. 다음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움직임을 분석해 봐야겠습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최민식 서경대 금융투자연구회 학생 
chlalstlr16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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