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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온 태영건설 부도설
만기 돌아오는 PF 대출이 관건
건설업황 내년에도 어려울 전망 
돈 못 버는 건설사 갈수록 늘어나

​건설경기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건설사가 크게 늘어났다.[사진=뉴시스]​
​건설경기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건설사가 크게 늘어났다.[사진=뉴시스]​

지난 9월에 이어 또다시 흘러나온 ‘부도설’에 태영건설이 구설에 올랐다. 12일 3500원이었던 태영건설 주가는 부도설에 휩싸인 18일 2810원까지 떨어졌다. 태영건설은 부도설이 나올 때마다 “자금 흐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지주사인 TY홀딩스는 태영건설 자금 수혈을 위해 물류사업 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착공 사업의 경우엔 시행 지분 일부를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플랜을 밝히기도 했다. 

태영건설이 매번 부도설에 휩쓸리는 이유는 하나다. 부동산 사업을 하기 위해 확보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어서다. 만기 때 돈을 갚지 못하면 고스란히 재무 부담으로 남는다. 

문제는 태영건설만 ‘재무부담’의 늪에 빠진 건 아니란 점이다. 건설업 시장의 분위기가 어둡기 때문인지 돈을 ‘못 버는’ 건설사가 늘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는 ‘미수금’이다. 미수금이란 건설사가 공사를 완료했는데도 받지 못한 공사비 등을 말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2년 당시 신용등급 AA 건설사의 미수금은 6조9000억원이었지만 지난 9월엔 10조1000억원으로 46.3% 늘었다. 신용등급 A 건설사의 미수금은 2022년 15조9000억원에서 2023년 9월 기준 18조700억원으로 13.6% 증가했다. 신용등급 BBB 이하 건설사의 미수금은 같은 기간 2조2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건설업계가 더 추워질 날만 남았다는 거다. 공사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1톤(t)당 8만원대였던 시멘트는 11월 기준 11만원까지 상승했다. 건설사의 수익성은 원자잿값이 오를수록 악화한다. 

[자료 | 한국기업평가, 참고 | 2023년은 3분기 기준, 신용평가 AA등급 건설사 기준]
[자료 | 한국기업평가, 참고 | 2023년은 3분기 기준, 신용평가 AA등급 건설사 기준]

여기에 분양 시장도 시들하다. 준공 후 미분양이 늘면서 착공하는 현장도 줄었다. 일례로, 2020ㆍ2021년 매년 50만호 이상을 기록하던 주택 착공 건수는 2023년 3분기 12만6000호로 크게 꺾였다. 건설사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올해 들어 분양 물량이 크게 감소했는데, 이 영향은 내년 하반기부터 기업의 외형 축소로 드러날 것”이라며 “분양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미분양이 늘어난 상황에서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하면 기업의 재무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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