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
도시의 위기와 극복
그리고 도시의 미래

도시는 줄곧 인류 발전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지금의 도시는 우리의 운명을 되레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도시는 줄곧 인류 발전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지금의 도시는 우리의 운명을 되레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도시는 이제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의 거주지가 됐다. 이는 도시 생활을 형성하는 동력이 세계 전체를 움직일 수도 있단 뜻이기도 하다. 많은 전문가가 심각한 사회 분열, 불평등, 전염병, 기후변화 등 난제를 풀 수 있는 답을 도시 개혁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도시는 줄곧 인류 발전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지금의 도시는 우리의 운명을 되레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규모는 커지는데 거주민은 빈곤해지고,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가상 공간은 사람들을 점차 단절시킨다. 여기에 각종 유행병과 기후위기까지 도시를 위협한다. 

「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는 우리가 지금 도시 개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와 위기에 놓인 도시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모색한다. 옥스퍼드대 교수인 이언 골딘과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필진인 톰 리-데블린은 역사학·경제학·지리학·사회학·도시공학 등 다방면의 통찰을 모아 도시를 탐구한다. 

이 책은 한국·일본·중국에서 보이는 도시화와 경제 발전의 긴밀한 연관성이 왜 다른 개발도상국에는 적용되지 않는지 살펴본다. 19세기 산업혁명과 20세기 제조업의 흥망을 겪은 도시가 21세기 지식 경제 시대에 어떤 길을 가야 할지도 알아본다. 

세계의 부와 인구가 도시로 몰리면서 우려와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뉴욕, 런던, 파리 등 거대 도시와 다른 곳의 경제·문화적 차이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도시 규모가 질적 성장을 동반했던 과거와 달리 개발도상국의 도시들이 발전 없이 비대해지는 경우가 생기면서, 과연 도시가 커지는 것만이 바람직한가를 고찰하는 논의도 끊이지 않는다.

이런 논쟁에 저자들은 ‘도시가 가진 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류 문명이 발전했던 까닭은 도시에 모인 사람들이 협력하고 분업하며 창조적인 발명을 해냈기 때문”이라며, 지금껏 인류 발전을 이끌어온 협력과 유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주요 도시의 번영과 몰락을 짚어본다. 산업혁명으로 분산됐던 영국의 부와 인구는 왜 다시 런던으로 집중됐는지, 19세기 중반 미국 북동부 지역 도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산업화가 중서부와 남부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 등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흥망성쇠를 겪은 사례들을 소개한다. 

또한 1970년대 초 실업률이 치솟으며 쇠퇴기에 접어들었던 시애틀이 오늘날 미국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가 된 전환점은 무엇인지, 일본 도시인구의 45%를 차지하는 도쿄 광역권의 평균 소득이 다른 일본 도시들과 비슷하게 유지된 까닭은 어떤 것인지 등 번영의 기회를 다시 잡은 사례들도 언급한다.

저자들은 “앞으로 원격 근무와 사무실 근무의 장점을 두루 취하는 혼합 근무 방식이 주를 이룰 것”이라며, 미래의 도시도 복합용도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사이버 보안의 지식 허브로 자리매김해 광역 경제권의 핵심으로 떠오른 알링턴(워싱턴D.C 교외)을 예로 들며, 인구 분산을 위해선 교외의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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