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 론칭
서울 강남에 연이어 2호점 개점
초기 이슈몰이에 성공했지만…
팀홀튼 앞 과제도 적지 않아
캐나다에선 가성비 브랜드
한국선 중고가 브랜드 정책
사모펀드 장단점도 뚜렷해

미국에 ‘스타벅스’, 일본에 ‘도토루’가 있다면…. 캐나다엔 ‘팀홀튼’이 있다. 팀홀튼은 캐나다의 국민 브랜드로 꼽히는 커피전문점이다. 그런 팀홀튼이 최근 한국에 진출했다. 한국에 1호점을 연 지 20여일이 흐른 지금 팀홀튼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캐나다에 온 것 같다”는 호평도 있지만 “가성비 브랜드인데 한국에선 비싸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과연 팀홀튼은 치열한 한국 커피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 

‘캐나다 스벅’이라 불리는 커피 브랜드 팀홀튼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사진=뉴시스]
‘캐나다 스벅’이라 불리는 커피 브랜드 팀홀튼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사진=뉴시스]

캐나다 국민커피, 캐나다 스타벅스…. 캐나다를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 ‘팀홀튼(Tim Hortons)’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팀홀튼은 2023년 12월 14일과 28일 신논현역과 선릉역에 1~2호점을 연이어 개점했다. 서울 강남 역세권 내로라하는 상권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젖힌 셈이다.

신논현역점을 개점한 지 20여일이 흐른 지난 2일 그곳을 찾았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때였지만 매장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캐나다에서 온 브랜드’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매장 내외관은 붉은색과 단풍나뭇잎으로 포인트를 줬다. 키오스크 앞엔 주문을 하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서서 메뉴를 기다렸다. 밀려든 주문에 음료를 받기까지 대기시간은 20여분에 달했다. 

매장 밖 간판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는 직장인 김해나(28)씨는 “캐나다 유학 시절에 팀홀튼을 즐겨 갔던 기억이 나서 방문했다”면서 “매장 분위기나 가격이 완전히 똑같진 않지만 옛 기억이 나서 좋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온 주부 최은영(41)씨는 “캐나다 여행 때 커피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한동안 대기줄이 너무 길어 오지 못하다가 오늘에야 찾아왔다”고 말했다.

개점 전부터 온라인상에서 이슈몰이에 성공한 팀홀튼은 1964년 캐나다에서 론칭했다. 현재 전세계 15개국에서 5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커피 공룡 ‘스타벅스’가 캐나다에서 위세를 떨치지 못한 것도 시장을 선점한 팀홀튼 때문이다. 

이런 팀홀튼을 한국에 들여온 건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의 운영사 ‘비케이알(BKR)’이다. 비케이알은 버거킹과 팀홀튼을 보유한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RBI)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팀홀튼을 선보였다. 이들은 향후 5년간 매장수를 15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다면 캐나다 국민 브랜드 팀홀튼은 치열한 한국 커피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 가능성➊ 인지도 = 팀홀튼의 초기 성공에서 볼 수 있듯 높은 인지도는 강점으로 꼽힌다. 캐나다에서 유학이나 여행을 하면서 팀홀튼을 경험한 사람들을 끌어올 수 있어서다. 이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팀홀튼을 몰랐던 사람들까지 유입시킬 수 있다는 거다. 

유통전문가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는 “미국을 기반으로 한 스타벅스(SCK컴퍼니)가 처음 한국에 진출했을 때처럼, 팀홀튼은 한국이지만 캐나다에 온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면서 “유학이나 여행 등의 추억을 찾는 사람부터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까지 수요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가능성➋ 이미지 = ‘캐나다’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호 대표는 “‘캐나다’는 자연친화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는 국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서 “이런 점이 캐나다를 강조하는 팀홀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팀홀튼은 캐나다를 상징하는 단풍나무를 로고로 사용하고, 친환경 종이로 만든 ‘브랜드북’을 제공하는 등 자연친화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한국패치(한국화)가 됐다” 등 부정적인 평가도 새어나오고 있다. 팀홀튼이 장기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려면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는 거다. 

■ 리스크➊ 가격 정책 = 무엇보다 팀홀튼의 가격 정책이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도마에 올랐다. 캐나다에선 ‘가성비 브랜드’로 꼽히지만 한국에선 ‘중고가’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다. 일례로 팀홀튼의 아메리카노(캐나다의 브루드 커피) 미디움 사이즈 가격은 4000원으로 현지 가격 1.83달러(약 1792원) 대비 2배가량 비싸다. 국내 브랜드인 ‘이디야’의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 가격이 32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성비 브랜드로 보기 어려운 셈이다.

팀홀튼의 대표 메뉴로 꼽히는 ‘오리지널 아이스캡(이하 미디움 기준)’이나 도넛 메뉴인 ‘팀빗팩(이하 10개입 기준)’ 가격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선 각각 5100원, 7000원인 반면 캐나다에선 각각 3.59달러(약 3517원), 32.6달러(약 3194원)에 판매하고 있다. 팀홀튼 측은 “메뉴 가격은 국가별 시장 상황, 고객 니즈 등 다양한 요인을 반영해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로선 아쉬운 게 사실이다. 

물론 커피 등의 가격을 국가별로 비교하는 건 한계가 있다. 가격에 임대료 등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나다의 부동산 가격 역시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다. 예컨대 지난해 2월 기준 캐나다 밴쿠버의 평균 주택 가격은 112만3400달러(약 11억원)로 같은 기간 서울 주택 평균 가격(9억1196만원·KB부동산)을 웃돌았다. 팀홀튼의 고가 논란은 이런 면에서 설득력이 없지 않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국내 커피 시장은 양극화하는 상황에서 팀홀튼이 택한 중고가 전략은 되레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팀홀튼을 가성비 브랜드로 알고 있던 소비자에게 그만한 퀄리티를 보여주지 못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만 얻을 수 있다.” 

■ 리스크➋ 사모펀드 = 팀홀튼이 사실상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브랜드라는 점도 양날의 검이다. 팀홀튼을 운영하는 비케이알은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브랜드를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높은 가격에 매각해 차익을 실현하는 데 특화해 있다.

그런 면에서 비케이알이 팀홀튼의 브랜드력을 키울 수 있을 거란 전망도 있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일례로 비케이알은 팀홀튼에 앞서 인수한 버거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수 5년 차인 2021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지지부진하다. 비케이알이 원하는 기업가치는 7000억~1조원대에 달하지만, 시장 경쟁 과열·경기 침체·금리 인상 등으로 원하는 몸값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BKR)이 팀홀튼을 한국에 들여왔다.[사진=뉴시스]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BKR)이 팀홀튼을 한국에 들여왔다.[사진=뉴시스]

여기에 더해 가맹점 갑질 논란도 불거졌다. 2023년 초 버거킹 가맹점주들이 본사(비케이알)의 ▲프로모션 비용 전가, ▲과도한 필수품목 지정 및 고가 판매, ▲필수품목 외 강매 등 갑질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이 사안으로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는 2023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도 불려갔다. 비케이알의 브랜드 관리에 허점이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팀홀튼의 성과를 확인하는 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단 전망도 나온다. 사모펀드 특성상 수년 내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팀홀튼이 장기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거다. 

업계 관계자는 “팀홀튼이 세운 개점 목표(5년간 150개)는 보수적인 수치”라면서 “사모펀드 특성상 브랜드를 키워 정점에서 매각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후 어떻게 자리잡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나다 국민커피는 과연 한국시장에도 뿌리내릴 수 있을까. 같은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버거킹처럼 가시밭길을 걸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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