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볼 만한 신간
어둠과 빛, 따로 또 같이
흔한 공포, 새로운 색 입다
제주 바다만큼 맑은 사랑
변화관리 4단계 모델

「내가 버린 애인은 울고 있을까」
박인하 시집 | 걷는사람 펴냄


박인하 시인은 광주에서 태어나 2018년 서정시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이 보는 삶은 잔혹하고 아름다운 생명으로 가득 차 있다. 죽음과 삶은 공존하고 또 도망은 생명의 다른 이름이다. 죽음을 마주하는 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존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어둠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그렇다면 빛이 또 있다는 것도 아는가. 시를 읽다 보면 어둠과 빛이 따로 또 같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다가온다. 

「허깨비 신이 돌아오도다」
위래 지음 | 아작 펴냄


사물과 공간의 기억을 보는 시공감 능력자들이 있다. 보통 사람의 기억은 시간 순행적이지만 감응자들은 시간을 역행해야 한다. 새로운 것을 비틀어 보여주는 작가 위래가 쓴 코즈믹 호러다. 절대적이고 초월적이고 우주적인 존재를 맞닥뜨렸을 때 인간이 느끼는 공포는  너무 오래된 것이 됐다. 우리는 여전히 우주를 다 알지 못하지만 무한한 공간을 향한 공포는 너무 오랫동안 다뤘다. 위래 작가는 그 ‘흔한’ 공포에 새로운 색을 덧입혔다. 

「그날 밤 물병자리」
황형철 지음 | 시인의일요일 펴냄


황형철 시인은 제주도에서 서정시를 썼다. 아무런 연고가 없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주로 가서 보낼 수 있는 만큼의 시간을 보낸다. 풍광과 사람과 바다를 사랑하게 됐기에 제주에 머무르기 시작한 것. 그렇다고 제주를 단순히 배경으로만 사용하는 건 아니다. 자연스러운 제주와의 접촉은 억지로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않는 시인의 시와도 닮았다. 그의 시에서 드러나는 사랑이 제주 바다만큼 맑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누가 배를 흔들었는가?」
커티스 베이트먼 지음|김영사 펴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세상, 지금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능력은 생존을 위한 필수 덕목이다. 이 책은 변화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배를 이끄는 선장’과 ‘개성 넘치는 여섯명의 선원’이란 캐릭터로 보여준다. ‘변화관리’ 전문가인 저자는 25년간 경험·연구를 집대성한 ‘변화관리 4단계 모델’을 소개한다. 개인부터 조직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 변화 대응법이다.  위기의 순간을 혁신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그러나 더 나은」
디터 람스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미니멀리즘의 선구자’ ‘애플 디자인의 뿌리’ 등으로 불리는 디자이너 디터 람스. 그의 작품과 디자인 철학은 전세계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책에선 디터 람스가 직접 자신의 작품과 디자인 철학을 설명한다. ‘최소한 그러나 더 나은 디자인이 무엇인지’ ‘그런 디자인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등을 보여준다. 그가 제시하는 ‘디자인의 열가지 원칙’을 따라가다 보면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벌거벗은 정신력」
요한 하리 지음|쌤앤파커스 펴냄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 등 정신건강 문제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유가 뭘까. 단순히 개인의 정신력 문제일까. 뇌의 호르몬 장애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우리는 이 모든 어려움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슬픔과 절망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를 지지해주던 많은 연결이 끊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처방전은 연결을 다시 잇는 것이란 주장이다.

「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
이장욱 지음 | 현대문학 펴냄


월간 「현대문학」은 당대 한국문학의 가장 현대적이고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해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한다.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쉰 번째 소설선은 이장욱 작가의 「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이다. 남편을 잃고 기록으로 삶을 대체하는 여관 주인과 끊임없이 타인이 되는 연극배우, 돌발 행동으로 직업을 잃은 아나운서, 연인을 떠나보낸 두 커플이 등장한 한 편의 모노드라마다.

「그럴 때가 있다」
이정록 지음 | 창비 펴냄


이정록 시인이 보는 세상은 넉넉하다. 그는 세상을 해학과 여유로운 눈으로 담아낸다. 그런 넉넉함은 슬픔을 달래기도 하고 고독을 덜어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주변마저 가볍게 여기고 바라보는 건 아니다. 그가 시에서 그리는 존재들은 세상의 관심 밖에서 목이 쉬어가는 북과도 닮았다. 사라지기 쉽고 없어지기 쉬운 존재에게 시인은 애틋한 마음으로 연민과 공감의 손길을 건넨다.

「나무가 전하는 바람의 말」
정연희 지음 | 여우난골 펴냄  


정연희 시인의 첫번째 시집이다. 시인이 생각하는 시는 그 어떤 것과도 소통할 수 있는 세계다. 시공간을 초월해 모든 일상생활의 희로애락을 향한 애증의 소재가 시인에게는 빛을 향하는 출구다. 그 희로애락은 과학과 문명의 발달이 가져온 부조리함과 폭력에서도 탄생하고 또 그 폭력을 이겨내려는 의지에서도 탄생한다. 시인이 그리는 시는 아픔의 시간을 나눌 수 있는 연대의 마음을 독자에게 건넨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이민우 더스쿠프 기자 
lmw@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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