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이슈 아카이브
다시 상승세 타는 국제유가
내려올 줄 모르는 생활물가
전기ㆍ가스ㆍ수도 최대폭 상승
고물가에 실질임금은 줄어

설 연휴 기간 물가 상승 압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설 연휴 기간 물가 상승 압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가 심상찮다. 무엇보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80달러대로 올라섰다. 추세로 볼 때는 외식물가 상승세도 지속할 듯하다. 오르지 않는 건 직장인들의 월급뿐이다. 실질임금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먼저 국제유가부터 보자. 지난해 12월부터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70달러대로 떨어졌던 두바이유(오피넷 싱가포르 현물 추정가격 기준)는 1월 중순 이후 오르기 시작하더니 1월 25일 다시 80달러대로 올라섰다. 29일에는 배럴당 83.31달러를 기록했다. 두달 만에 최고치다.

70달러 초반대를 유지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70달러 중후반대로 올랐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전쟁) 때문이다. 시차를 고려하면 한동안 내림세를 보였던 국내유가는 설 연휴 기간에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외식물가 등 생활물가다. 지난 1월 2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외식물가는 최근 2년 연속 6%대(전년 대비ㆍ이하 동일) 상승률을 보였다. 2022년 7.7%에서 지난해 6.0%로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양한 채소가 들어가는 피자의 물가상승률이 11.2%로 유일하게 10%를 넘겼다. 다음으로는 햄버거(9.8%), 김밥(8.6%) 등의 물가상승률이 높았다. 대표적 외식 메뉴인 삼겹살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5.4%로 2022년(9.0%)보다는 상승폭이 꺾였지만 상승률은 여전히 고점에 머물러 있다. 

전기ㆍ가스ㆍ수도 요금은 지난해 20.0% 상승했다. 관련 항목을 집계한 지 13년 만에 역대 최대 폭의 상승률이다. 물가가 고공행진했던 2022년(12.6%)보다도 상승폭이 커졌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2022년 3.8%에서 지난해 4.0%로 상승했다.

특히 보험서비스료(12.9%), 목욕료(12.7%), 찜질방이용료(11.7%), 운동경기관람료(10.2%), 간병도우미료(9.8%), 세탁료(9.5%) 등의 생활 관련 개인서비스 비용이 크게 올랐다. 

이런 추세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월 21일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까지 3%대에 머물다 하반기에 가서야 2%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3.4%) 3%대로 오른 후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했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이 줄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이 줄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면 직장인들의 지갑은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 지난 1월 30일 고용노동부가 밝힌 ‘2023년 1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1인당 월평균 임금은 392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만5000원(2.8%)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물가 수준(3.6%)을 반영한 월평균 실질임금은 351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만원(0.9%) 줄었다. 체감 월급을 보면 임금이 오히려 감소했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를 기록한 만큼 지난해 누계 실질임금도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직장인들에게 설 명절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이유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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