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재테크연구소
헬스트레이너 재무설계
들쭉날쭉한 소득에 고민
미래 준비하기 쉽지 않아
100만원씩 적금 붓지만
제1금융권에 집중돼 있어
평균 급여 맞춰 지출해야

급여가 불규칙적이라면 평균 급여를 책정해 그에 맞게 지출을 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급여가 불규칙적이라면 평균 급여를 책정해 그에 맞게 지출을 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확실성만큼 가계를 힘들게 하는 것은 없다. 매달 소득이 다르면 안정적으로 돈을 모을 수도,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할 수도 없어서다. 헬스트레이너로 일하는 박성훈(가명‧30)씨의 상황이 딱 이렇다. 급여가 들쭉날쭉해 돈을 모으는 게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다.

인센티브 제도는 양날의 검이다.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면에선 직원의 근무 의지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실적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직원 간 급여 편차가 크면 근로 의지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인센티브를 받는 직장인이 들쭉날쭉한 급여 탓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기도에 위치한 대형 피트니스센터에서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박성훈(가명‧30)씨도 불규칙한 급여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씨는 기본급 180만원에 강습 회원 수에 따른 인센티브를 매월 100만~150만원씩 받고 있다.

지금과 같은 연초에는 ‘건강’과 ‘다이어트’를 새해 목표로 삼은 사람이 피트니스센터를 많이 찾는다. 이런 시기엔 박씨의 벌이도 좋아진다. 하지만 엄연히 비수기도 존재하기 때문에 평균 월급은 250만원 정도다.

문제는 불규칙한 월급 탓에 미래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박씨는 “월급이 불규칙적이다 보니 납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까봐 투자를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그나마 안정적으로 돈을 불릴 수 있는 적금에 여유자금을 모두 넣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의 말처럼 적금은 안정적이다.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데다 적은 금액이더라도 이자가 지속적으로 붙는다. 자유적립식 적금 상품도 다양해 돈이 있는 만큼 입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적금은 사실상 마이너스 투자에 가깝다. 이자율이 물가상승률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최근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금융회사가 이자율이 높은 적금 상품을 출시했지만, 기간‧납입 금액이 제한적이란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적금을 기본에 깔고 투자상품을 운영하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 지출구조

트레이너 경력 6년차인 박씨의 월평균 급여는 언급했듯 250만원이다. 박씨의 씀씀이는 또래 직장인에 비해 알뜰한 편이었다. 소비성지출은 통신비 3만원, 식비 20만원, 부모님용돈 30만원, 교통비 5만원, 친목교제비 10만원, 데이트비용 30만원 등 98만원을 쓰고 있다. 여기에 쇼핑비‧휴가비‧명절비‧경조사비 등 비정기지출은 연간 200만원이었다. 월 평균 17만원으로 소비성지출은 총 115만원인 셈이다.

박씨의 말처럼 금융상품은 단출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10만원, 제1금융권 적금에 100만원을 납입하고 있었다. 여기에 보장성보험 12만원, 변액종신보험 20만원 등 142만원을 사용하고 있었다. 평균 급여보다 7만원가량 초과지출 하는 셈이다. 여자친구와 2년째 교제 중인 박씨는 2년 후 결혼을 계획하고 있다. 5년 후에는 직접 헬스 센터를 운영하고자 한다.


■ 문제점

박씨의 첫번째 문제점은 월평균 소득보다 초과 지출하는 달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월평균 급여 250만원에 맞춰 안정적인 지출 포트폴리오를 세울 필요가 있었다. 결혼 후 불어날 생활비 마련을 위한 준비도 부족했다.

결혼과 주택마련 등을 위해 매달 100만원씩 적금에 붓고 있었지만 이자율이 높지 않은 제1금융권 상품에 국한돼 있었다. 원금 손실을 우려해 투자 상품에 전혀 가입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었다. 과도하게 납입하고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이나 변액종신보험도 금액도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

■ 해결점

박씨 가계부의 첫번째 솔루션은 월평균 급여 250만원 범위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것이다. 250만원 이상 버는 달에는 잉여자금을 모아 단기안전자산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먼저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신혼희망타운 입주를 위해 최저 납입금액인 2만원(10만원→2만원)으로 낮췄다.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따른 묶여 있는 자금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민영주택 분양을 신청할 때 필요한 일시금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도 있었다.

월 12만원을 납입하는 보장성보험도 줄였다. 3대 질병 진단비, 수술비 지급 규모가 작은 데다, 보장항목도 적었기 때문이었다. 대신 보장항목이 다양하고, 납입금 부담은 적은 무해지환급형 상품(월 9만원 납입)으로 전환해 매달 3만원을 절약했다.

지인 권유로 가입해 매달 20만원씩 납입하던 변액종신보험은 해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납입금 부담이 커지는 갱신형일 뿐만 아니라 사망보험금 규모도 정기보험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시중은행에 가입한 적금(100만원)은 일단 해지했다. 장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나 화폐가치 하락을 고려했을 때 마이너스 투자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절약한 131만원 중에서 초과지출 7만원을 제외한 124만원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짰다.

먼저 결혼 후 늘어날 생활비를 모으기 위해 매달 70만원씩 적금에 붓기로 했다. 제1금융권 상품보다는 금리가 높은 상호저축은행 상품에 가입했다. 투자 거부감을 줄여나가기 위해 30만원씩 적립식펀드(배당주 펀드)에 투자했다. 추후에 헬스센터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종잣돈 용도다. 노후자금을 쌓아나가기 위해 20만원씩 실적배당형연금에 투자하기로 했다.

비상금 용도로 CMA에 4만원씩 모으도록 했다. 박씨의 사례처럼 급여가 들쭉날쭉한 프리랜서에게 가장 필요한 건 그에 걸맞은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다. 소득의 평균치를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출 계획을 세워야 마이너스 가계부가 되는 걸 막을 수 있다. 급여가 일정하지 않다고 지출까지 제멋대로여선 곤란하다는 얘기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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