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볼 만한 신간
삶, 몸으로 살아내야 하는 설움
여성 관점에서 바라본 관능 소설
예술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응원
변치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가슴이 먼저 울어버릴 때」
박노식 지음 | 삶창 펴냄


시인은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다. 인간이 아닌 것들이 우는 소리. 그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시인의 가슴 역시 울음이 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울음은 자기 감성에 빠져버려 나온 것이 아니다. 삶이라는 것을 ‘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설움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시인은 그 설움을 남을 설득하거나 남에게 주장하는 데 쓰지 않는다. 그의 설움은 스스로에게 말하는 ‘독백’으로 완성한다. 

「8월에 만나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 민음사 펴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유고 소설로, 그의 사후 10주기를 맞아 전 세계에 동시 출간했다. 평범한 주부 아나가 매해 어머니의 기일마다 카리브해의 어느 섬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그 단 하루 동안 새로운 남자를 만나 자유로운 여성이 되는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일반적으로 남성 위주의 욕망을 그린 관능 소설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그리워하는 독자들에게 선물 같은 작품이 될 듯하다. 

「시작된 일」
박이수 지음 | 걷는사람 펴냄


소설가, 시인, 가수를 꿈꾸는 사람들이 한곳에 모였다. 그리고 또 흩어진다. 예술을 동경하는 마음은 청춘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소설가를 꿈꾸는 지실은 공간 ‘도래옥’을 운영한다. 도래옥을 아지트로 삼았던 ‘고마리’ 회원들은 50대, 60대의 나이에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그것이 꿈을 꺾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이미 예술을 시작해버린 사람들이 서로에게 보내는 연대와 응원이다. 

「불변의 법칙」
모건 하우절 지음|서삼독 펴냄 


“수많은 책을 저렴하게 팝니다.” 1994년 미국 ‘아마존’이 내세운 광고다. 그후 30년이 지났고, 아마존은 온라인 종이책 판매업체에서 세계적인 이커머스 공룡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수많은 제품을 저렴하게 파는 아마존의 경영철학은 달라진 게 없다. 이 책의 저자가 ‘변하지 않는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것을 알면 확신을 갖고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는 거다. 투자, 경영, 인생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다산책방 펴냄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클레어 키건의 신작 소설이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이 소설을 두고 “아름답고 명료하며, 실리적인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이 속한 사회 공동체의 은밀한 공모를 발견하고,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선택 앞에서 고뇌하는 남자의 내면을 그렸다. 작가 특유의 섬세한 관찰과 정교한 문체로 인간의 도덕적 동요와 내적 갈등, 실존적 고민을 치밀하게 다뤘다.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버지니아 사티어 지음|포레스트북스 펴냄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는 건 불변의 진리다. 이는 육아에도 적용된다. 세계적인 가족심리학자인 저자는 “육아를 할 때엔 부모와 가정이란 정체성부터 단단히 확립하라”고 조언한다. 온갖 변수가 충돌하는 육아를 슬기롭게 해내려면 아이를 인격체로 존중하는 게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70년간의 연구결과를 집대성한 결과물로 아이를 향한 생각부터, 부모라는 마음가짐, 인간을 바라보는 철학까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백휴 지음 | 나비클럽 펴냄


움베르트 에코를 비롯한 위대한 사상가들은 왜 자신의 사상을 추리소설의 형태로 만들었을까. 서구 정신이 몰락하던 시절, 에드거 앨런 포로 시작한 추리소설은 이제 대중문화의 중요한 축이 됐다. 추리소설가이자 추리문학 평론가인 백휴 작가는 에드거 앨런 포와 보르헤스, 애거서 크리스티와 니체, 히가시노 게이고와 마루야마 마사오, 류성희와 한나 아렌트, 서미애와 칸트 등 국내외 추리소설가와 철학자를 이어 철학적 사유를 펼친다.

「나는 잘 있습니다」 
정리움 지음 | 시인동네 펴냄


2020년 계간 ‘시에’로 데뷔한 정리움 시인의 첫 시집 「나는 잘 있습니다」가 나왔다. 시인은 진폭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감정부터 사물까지 다양한 것을 묘사한다. 시인은 어떤 때는 서정의 시선으로 또 어떤 순간은 냉소적인 태도로 고단한 현실을 묘사한다. 그렇기에 시집의 제목처럼 ‘잘 있기만’한 일상만 있는 건 아니다. 고독, 가난, 어둠을 품은 시적 자아가 가득하다. 삶과 죽음은 떼어낼 수 없다. 그것이 시인이 생각하는 일상이기도 하다.

「서울의 워커홀릭들」
홍정미 외 11명 지음 | 읻다 펴냄


확고한 취향과 신념으로 브랜드를 키워낸 12명의 워커홀릭들이 서울에서의 ‘일하는 삶’을 말한다. 그들에겐 무엇하나 쉽게 넘어가는 일이 없다. 잘한 선택 다음은 어려운 선택의 연속이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12명의 워커홀릭들은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을 간신히 뚫고 취직한 직장인, 나만의 브랜드를 키우고 싶은 창업자 모두에게 12명의 워커홀릭들은 일, 사람, 돈 세가지 단어로 응축한 그들의 전투기를 들려준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이민우 더스쿠프 기자 
lmw@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