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문재인 추경 분석해보니, ‘추경 내로남불’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추경 분석해보니, ‘추경 내로남불’
  • 강서구 기자
  • 호수 344
  • 승인 2019.06.24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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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문재인 추경 분석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두고 정치권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민생안정을 위해 추경이 필요하다는 정부와 이를 막으려는 야당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서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단기 일자리만 양산하고 총선을 노린 선심성 예산이 많다는 이유로 추경을 반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논란이 이번 정부만의 문제냐는 점이다. 여야와 정부만 바뀌었을 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의 추경을 분석해봤다. 

추가경정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치열하다.[사진=뉴시스]
추가경정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치열하다.[사진=뉴시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치열하다. 정부는 4월 24일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발표했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 선제적 경기 대응을 통해 민생경제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6조7000억원의 추경 중 2조2000억원을 미세먼지 대응에 4조5000억원을 선제적 경기대응과 민생경제 지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은 전환하지 않은 채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총선을 앞둔 선심성 예산이라는 비판도 내놓았다. 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사업 예산이 내년 총선을 의식한 예산이라는 것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경제청문회 또는 경제토론회를 열어 추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추경을 편성할 때면 이런 갑론을박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여당도 야당 시절엔 똑같은 문제로 추경을 비판했다. 지금의 야당 역시 마찬가지다. 추경 논박을 두고 경제학이냐 정치학이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번 추경안은 이전 정부의 추경에 비해 선심성 예산을 많이 포함하고 있을까. 2009년 MB정부(28조9000억원), 2015년 박근혜 정부(11조8000억원)의 추경과 이번 추경안을 비교해 보자. 2008년과 2015년 추경을 비교 대상으로 꼽은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 추경의 목적이 재난대응, 민생지원으로 비슷하다. 둘째, 총선 직전에 단행된 추경이다.

■ 재난 대응 예산 비중 = “미세먼지 추경 6조7000억원 중 2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야당이 추경을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제대로 된 재난·재해 예산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추경에서 미세먼지 예산의 비중은 32.8%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5년 메르스 추경도 비슷했다. 메르스 추경의 예산 규모는 11조8000억원이었지만 메르스·가뭄 관련 예산은 3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27.9%에 머물렀다. 5조6000억원의 자금을 줄어든 세금을 보전하는 데 사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총선 노린 선심성 SOC = 총선을 노린 선심성 SOC 예산도 논란거리다. 문 정부는 미세먼지 추경에 ‘안전투자 확대’를 명목으로 노후 철도·도로·하천 시설 보수 등에 343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비판을 받았다. 내년 총선을 의식해 끼워 넣은 불필요한 예산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MB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추경에서도 찾아 볼 수 있었다. MB정부는 2009년 추경의 지역경제 활성화 예산 3조원 가운데 지역 중소업체 참여가 가능한 철도·국도 보수(1200억원), 지방 환경시설 정비·확충(4014억원) 등의 사업에 5214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박근혜 정부도 2015년 추경에서 간선교통망인 도로·철도 등 SOC 조기완공 지원을 포함한 기반시설 확충에 1조5000억원의 돈을 풀었다. 생활밀착형 안전 투자와 지역경제 활성화 예산 1조7000억원의 대부분을 인프라 투자에 사용한 셈이다.


이번 추경이 포함하고 있는 SOC 인프라 조기 추진 예산 3012억원(포항지역 예산 260억원 포함)과 비교해도 많은 금액이다. 각 정부의 세출확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박근혜 정부(세출확대 예산 6조200억원)가 24.19%로, MB정부(세출 확대 예산 17조2000억원)의 3.03%와 문재인 정부(4.42%)에 비해 월등히 높다. 앞선 두 정부의 SOC 예산도 당시 추경의 목적과 거리가 먼 선심성 돈 풀기라는 비판을 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단기일자리용 추경 = 이번 추경이 단기 일자리만 늘린다는 논란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추경에서 희망근로 확대(1011억원), 노인일자리 확대(1008억원),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확대(247억원),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20억원) 등에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을 위한 취업성공패키지 확대 예산도 110억원에 이른다. 꼼꼼하게 뜯어보면 단기 일자리를 늘린다는 비판은 받을 만하다.

그렇다고 야당 역시 다를 바 없었다. MB정부는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확대(664억원), 희망근로 프로젝트(2조원), 사회서비스분야 일자리 확대(3000억원), 학습보조 인턴교사 채용(478억원), 대졸 미취업자 조교 채용(323억원), 노인 일자리 확충(277억원) 등에 2조4742억원의 추경을 편성해 단기 일자리만 양성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도 2015년 추경에서 취업성공패키지·청년인턴제 강화(1746억원),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의 ‘세대 간 상생고용지원제도(206억원) 신설 등 청년 일자리 확충과 고용 안전망 강화에 90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겠다고 해 질 나쁜 일자리만 늘린다는 비판에 부딪혔다.

정권과 여야의 입장만 바뀌었을 뿐 추경의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지 않고 돈을 풀어 해결하려는 정부와 여당이나 과거의 행적은 잊고 무조건 반대로 맞서는 야당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얘기다. 더 쉽게 말하면, 내로남불의 극치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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