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직방 자회사 임원 돈세탁 논란과 직방의 리스크
[단독] 직방 자회사 임원 돈세탁 논란과 직방의 리스크
  • 최아름 기자
  • 호수 346
  • 승인 2019.07.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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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직방 자회사 고위관계자를 국세청에 신고했나
돈세탁 논란으로 본 직방의 내부 리스크

직원 A씨는 매달 사장에게 200여만원을 송금했다. 어떤 계약을 체결한 다음에 매월 입금된 돈이었는데, 사장 조○○씨의 개인계좌로 곧바로 보내야했다. 그렇게 8개월여, A씨는 2200여만원의 돈을 조 사장에게 입금했다. 문제는 A씨만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A씨처럼 조씨에게 돈을 보낸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몇명 더 있었다. 전형적인 돈세탁이었다. 사건 관계자들은 조씨의 행위를 국세청에 제보했다. 세금탈루 혐의에서였다.

문제의 조씨는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 100% 자회사의 이사이기도 하다. 명함엔 직방 COO란 직책까지 찍혀 있다. 직방 측은 “자회사 이사인 건 맞지만 돈세탁 의혹과 직방은 무관하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직방의 미래사업과 조씨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조씨가 직방의 리스크를 보여주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직방 자회사 COO의 돈세탁 의혹과 직방의 미래를 단독취재했다.

직방 COO의 돈세탁 논란은 직방이 안고 있는 리스크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오상민 작가]
직방 COO의 돈세탁 논란은 직방이 안고 있는 리스크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오상민 작가]

지난 5월 종합소득세 납부기간. A씨는 세무서로부터 납득하지 못할 연락을 받았다. “소득세 100만여원을 내십시오.” A씨는 황당했다. 이미 직장을 그만둔 상태였기 때문이다. A씨는 그 정도의 소득세를 낼 만한 돈을 받아본 일이 없었다. A씨는 곧장 세무서에 찾아가 물었다. “내 소득도 아닌 돈에 어떻게 세금이 매겨지나요?” 하지만 A씨는 소득의 근거로 잡힌 ‘2200여만원’을 본 뒤 문제가 생겼다는 걸 눈치챘다.

복잡한 관계도를 쉽게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2018년 A씨는 ‘어반타임’이란 분양대행사에서 일을 했다. 당시 이 회사의 사장 조○○씨는 2018년 1~8월 A씨에게 이상한 일을 시켰다. 부동산시행사 피데스개발의 계열사 피데스피엠씨와 계약을 체결하게 한 뒤 용역비를 받도록 했다.

그렇게 A씨가 8개월여 피데스피엠씨로부터 받은 금액은 2128만원에 달했다. 물론 A씨가 실제로 돈을 챙긴 건 아니었다. A씨는 이 돈이 입금되면 사장인 조씨의 개인계좌로 보내라는 지시도 받았다. 계약은 A씨가 맺고, 용역비도 A씨가 받았지만 그 돈의 목적지는 조씨였던 셈이다. 전형적인 ‘돈세탁’이었고, A씨에게 소득세 100만여원이 나왔던 이유였다.

상황을 복기復棋한 A씨는 일하던 회사에 소득세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돌아온 답은 더 황당했다. “일단 기다려봐라. 돈이 있으면 먼저 내고 나중에 처리해주겠다.” 사장인 조씨는 직접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사장 조씨는 6월 국세청에 탈세혐의로 신고됐다. 이에 따라 탈세 여부를 밝혀내는 건 국세청의 몫이 됐다. 조씨가 A씨를 통해 세탁한 ‘돈’을 어디에 썼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국가기관의 일이다.

다만, 조씨가 어떻게 ‘돈세탁’을 맘대로 할 수 있었는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 시행사, 임대회사, 대행업체 등이 이 논란에 얽히고설켜 있는 것도 석연치 않다. 더구나 조씨는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의 100% 자회사 로프트피엠씨(임대관리사업) 이사이기도 하다. 현장에선 직방 COO란 직함이 찍힌 명함을 들고 다녔다.

■탈루의 기술 = 2018년 A씨가 체결한 계약엔 부동산 시행사가 연관돼 있다. 계약주체는 A씨와 부동산 시행사 피데스개발의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피데스피엠씨’였다. 계약 내용의 골자는 다음과 같았다. “2018년 1~2월 새롭게 입주하는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 관리.” A씨와 피데스피엠씨는 그해 3월 추가 용역계약서도 작성했다. 역시 입주관리가 목적이었다. 이 계약에 따라 피데스피엠씨는 해당 단지의 시행사(한국자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로부터 돈을 받아 A씨에게 송금했고, A씨는 지시대로 다시 회사 사장인 조씨 개인계좌에 입금했다.
 

문제는 이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직원이 A씨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피데스개발이 국세청의 요구를 받아 직접 제출한 자료가 이 사실을 증명한다. 이 계좌 내역에 따르면 A씨가 피데스개발로부터 용역비를 받는 시점과 동일한 시기에 다른 직원들에게도 돈이 송금됐다. 다른 직원들이 받은 금액도 A씨와 같았다. 조씨가 제3자를 통해 받은 돈이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조씨는 “피데스개발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인원이 더 필요했다”면서 “A씨가 피데스개발 측과 계약을 체결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회사 차원의 용역을 A씨가 맡았다는 건데, 이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회사 차원에서 진행된 일의 금전적 대가가 그 회사 사장의 개인계좌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법인과 법인 간 이뤄진 계약은 대표라고 해도 개인이 돈을 수령할 수 없다”면서 “이런 행위는 횡령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미줄 사업의 덫 = 또다른 의문은 조씨와 직방이 무슨 관계냐는 거다. 언급했듯 조씨는 직방의 100% 자회사 로프트피엠씨의 이사다. 조씨 사업과 직방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조씨가 대표로 있는 ‘어반타임’의 서류상 주소지는 서울 종로구의 B비즈니스호텔이다. 이 호텔에는 ‘어반타임’ ‘어반아이콘(호텔운영대행)’을 포함해 피데스개발 관계자들의 회사가 서류상으로 둥지를 틀고 있다. 건물을 임차한 ‘로프트피엠씨’에 더부살이하는 형국이다.

직방 측은 “왜 그런 회사들이 같은 주소지를 사용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로프트피엠씨와 어반아이콘은 사업적으로 밀접한 관계다. 현재 B호텔의 운영권은 로프트피엠씨가 갖고 있다. 2018년 어반아이콘의 운영권을 매입한 결과다. 그런데 로프트피엠씨는 호텔을 직접 운영하지 않았고, 운영을 다시 ‘어반아이콘’에 맡겼다.
 

문제는 모회사인 직방이 자회사 로프트피엠씨의 상황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직방 측은 지난 7월 초 로프트피엠씨의 매출을 묻는 더스쿠프의 질문에 “발생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운영을 하고 있는 사업도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9년 초부터 로프트피엠씨는 B호텔의 사업자였고, 각종 증빙서류의 사업자 항목에도 ‘로프트피엠씨’가 적시돼 있다.

직방 관계자는 “회사가 커지다 보니 모든 일을 전부 다 알 수가 없다”면서 “사내에 공유되지 않는 내용도 많고 로프트피엠씨에서 매출이 발생한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방대한 조직의 균열 = 그 때문인지 직방은 더스쿠프의 취재 초기에 조씨의 존재를 부인했다. 직방의 공식 홍보담당자는 “직방이든 계열사든 조씨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씨가 2019년 초부터 직방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게 밝혀지자 직방은 말을 살짝 바꿨다. “사실관계를 떠나 조씨 문제가 있었던 건 2018년이다. 그때 조씨는 직방과 아무런 관계가 아니었다. 그러니 개인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이 역시 설득력이 조금 떨어진다. 조씨가 직방과 함께 일을 하기 시작한 건 2018년이다. 당시 조씨와 직방은 용역계약을 맺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실 조씨를 통해 직방의 미래사업을 엿볼 수도 있다. 부동산 플랫폼 회사로 출발한 직방은 사업범위를 분양사업 등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직방의 자회사 로프트피엠씨가 임차해 호텔로 운영하는 건물에는 페이퍼컴퍼니 여러 곳이 이름을 올려뒀다. [사진=오상민 작가]
직방의 자회사 로프트피엠씨가 임차해 호텔로 운영하는 건물에는 페이퍼컴퍼니 여러 곳이 이름을 올려뒀다. [사진=오상민 작가]

문제는 직방에 분양업·부동산업의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직방은 영업이사들을 별도로 뽑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조씨는 그중 한명일 공산이 크다. 직방 측도 이를 인정했다. “… 회사가 커지니까 이상한 사람들이 꼬인다. 직방은 분양업, 부동산업 등의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외부인력을 영입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주목할 점은 이 지점이다. 분양업·부동산업 등의 경험이 없는 직방은 조씨와 같은 전문인력을 영입해야 하는데, 검증 없이 썼다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조씨의 돈세탁 논란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직방 측은 왜 이 문제가 발생했는지, 조씨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무엇인지는 고민하지 않았다. “직방과 조씨의 돈세탁 논란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말만 거듭했다.

하지만 조씨는 직방의 COO란 명칭이 달린 명함을 들고 다녔다. 그게 영업사원에게 준 특혜라고 하더라도 그는 직방의 100% 자회사 로프트피엠씨의 이사다. 좁게 보든 넓게 보든 직방의 리스크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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