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시 예찬」
그 동네 그 거리를 찾아…

같은 도시라도 그 도시가 품은 각각의 동네 모습은 분명 다르다.[사진=연합뉴스]
같은 도시라도 그 도시가 품은 각각의 동네 모습은 분명 다르다.[사진=연합뉴스]

시끄럽고 복잡한 이미지의 ‘도시’는 긍정적 예찬보다 비판의 대상이 될 때가 많다. 하지만 도시의 소음과 무질서에 익숙한 사람들, 자유와 익명성을 즐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도시에 살면서 또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언뜻 생각하기엔 획일적일 것 같지만 도시가 품은 각각의 동네 모습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색다른 해외도시로의 여행도 좋겠지만 우리 동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네들을 제대로 아는 것도 신나는 도시 여행일 수 있다. 다른 문화권의 도시를 부러워하기 전에 우리 도시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금껏 알던 동네가 사뭇 달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우리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도시건축가 김진애가 우리 동네 22곳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 도시 예찬」이 16년 만에 ‘김진애의 도시 3부작’에 묶여 복간됐다. 전문가 서적이나 외국 도시에 관한 책이 많은 분야였던 만큼 「우리 도시 예찬」은 도시 건축 분야의 클래식 도서로 자리해 왔다. 저자는 이 책이 우리 도시에 대한 하나의 기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개정이 아닌 복간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단순히 우리 도시를 미화하거나 단지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혹은 찾아가 보고 싶은 곳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와 함께 살면서 변화해가는 우리 동네의 고유한 정체성을 찾아보고, 미래를 새롭게 가꿔나가고 싶었다고 전한다. 

이 책의 특징은 우리 도시를 예찬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저자는 “좋은 동네가 모여 좋은 도시를 만든다”고 강조한다. 해외의 선진 도시들에 비해 다소 무질서해 보이고 체계 없어 보이지만, 비판의 시각에서 벗어나 긍정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분명 좋은 동네, 좋은 도시가 보일 거란 의미다. 

우리 도시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요소로 저자는 ‘잡종 도시’를 꼽는다. 다양한 개별성이 혼합된 도시이기에 각기 다른 속도로 변화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타문화에도 관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잡종 도시가 품은 특유의 매력이란 설명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22개 동네 중에는 16년 새 완전히 바뀐 곳도 있고 전혀 바뀌지 않은 곳도 있다. 사라지거나 재탄생한 동네들도 있다. 책을 읽으며 저마다 다르게 진화한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떠올릴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저자는 우리 동네의 변화를 즉흥성과 변주의 개성이 강한 ‘산조’에 비유한다.


산조가 끝이 없는 소리인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에 소개하는 동네도 저마다의 가닥과 가락과 매듭을 이어가며 진화를 거듭한다. 전통이 진화하는 동네, 세계를 품은 동네, 노는 물이 좋은 동네, 새롭게 만들어지는 동네, ‘인간자연’의 모습을 한 동네, 광장이 된 거리를 가진 동네 등 우리 도시 고유의 산조를 6가지 특징으로 나눠 다룬다. 이 책은 우리 동네를 새롭게 그려보게 하고, 우리 도시 고유의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예찬하게 만든다. 도시를 사랑하는 ‘진짜 도시인’이 되도록 말이다. 

세 가지 스토리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김영민 지음|사회평론 펴냄


동아시아 사상사를 연구하는 김영민 서울대 교수의 「논어」 에세이다. 「논어」를 읽는다고 해서 우울증을 막거나, 한국 정치의 답을 찾거나, 서구 문명의 병폐를 극복할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논어」를 읽어야 할까. 저자는 고전 텍스트를 읽음으로써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건 ‘텍스트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텍스트는 삶과 세계다. 

「일본인 이야기1」
김시덕 지음|메디치 펴냄


일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일본인 이야기」 시리즈는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기획됐다. 그 첫번째 책인 「일본인 이야기1」은 전국시대에서 에도시대로 넘어가는 16~17세기의 일본 근세를 조명한다. 특히 전쟁과 변수가 넘쳐났던 이 시기를 일본이 어떻게 건너 왔으며, 무엇 때문에 일본이 중국이나 한국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됐는지 통찰력을 갖게 한다.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에스더 페렐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바람 피우는 사람이 매료되는 사람은 상대방이 아니라 새로운 자신이다.” 세계적인 심리치료사인 저자가 불륜이라는 렌즈를 통해 현대의 사랑을 들여다 본다. 지난 10여년간 외도로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을 상담한 그는 불륜이, 자신이 무엇을 기대하고 원하는지, 어떤 권리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드러낸다고 말한다. 금지된 사랑을 다각도로 살펴봄으로써 오늘날의 다양한 관계들을 고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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