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전기차와 초소형 전기차는 다르다
[김필수의 Clean Car Talk] 전기차와 초소형 전기차는 다르다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373
  • 승인 2020.01.23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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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전기차 보조금 감소 문제

초소형 전기차는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1인가구가 급증하고 고령화가 심화하는 요즘, 에너지와 공간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차종이라서다. 하지만 시장규모가 턱없이 작아 지원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초소형 전기차 보조금 감소 카드를 검토 중이다. 이유가 뭘까.

도로 위를 달리는 초소형 전기차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고보조금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사진=뉴시스]
도로 위를 달리는 초소형 전기차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고보조금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사진=뉴시스]

올해부터 전기차 지원책이 줄어든다. 국고보조금이 2019년 900만원에서 2020년 800만원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이 더해져 총 보조금액이 되는데, 지자체 보조금은 지역별로 다르게 책정된다. 어쨌거나 전체 지원금 규모가 줄어드는 셈이다.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인센티브 없이 내연기관차와 맞붙을 수 있을 만큼 전기차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딱히 무리한 과제도 아니다. 지난 몇년간 전기차 성능은 빠르게 개선됐다. 한번 충전으로 200㎞를 넘게 달릴 수 있게 됐고, 승차감은 내연기관차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전소 부족, 긴 충전시간 등 인프라가 미비하다는 단점은 뚜렷하지만, 이 역시도 기술 발전이 뚝딱 해결해줄 문제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번 보조금 축소 결정을 두고 아쉬운 감정이 든다. 초소형 전기차,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보조금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같은 전기차라는 이유에서다. 이미 초소형 전기차의 국고보조금은 지난해 420만원으로 2018년(450만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똑같은 전기차인데도 초소형 전기차의 보조금 감소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두 차종이 처한 사정이 여러모로 달라서다. 일반 전기차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전력을 다해 시장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반면 초소형 전기차는 중소기업의 영역이다. ‘트위지’의 르노삼성이 가장 유명한 회사겠지만, 이 시장엔 마스타자동차ㆍ캠시스ㆍ대창모터스ㆍ쎄미시스코 등 이름 낯선 중소기업의 숫자가 더 많다. 엔진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보조금이 줄거나 없어도 전기차를 파는 데 큰 무리가 없다. 그만큼 탄탄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그런 여유가 있을 리 없다. 보조금이 소폭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단순히 전기차라는 이유로 보조금을 축소해선 안된다. 초소형 전기차의 육성은 무엇보다 현 정부의 각종 정책을 실현하는 데 적합하다. 미세먼지ㆍ온실가스 대응에 초소형 전기차 만한 게 없다. 전기차 중 가장 효율이 높고, 값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배달ㆍ관광 등 작은 차체에 따른 확실한 수요기반도 갖고 있으니 정책만 뒷받침되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게 뻔하다.

신남방 정책에도 초소형 전기차 카드를 꺼내봄 직하다. 동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주요 교통수단인 이륜차가 내뿜는 배기가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국내 기업에 초소형 전기차 구입을 타진한 몇몇 국가도 있었다. 국내 시장에 잘 안착시켜 이들 국가에 대규모 물량을 수출한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의 탄생은 꿈도 아니다.

초소형 전기차 정책은 정부가 보호하려는 계층과도 맞닿아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서민이나 소상공인이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실용적인 차종이다. 보조금만 제대로 받으면 4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어서다. 서민들의 수요가 많은 탓에 미국과 프랑스의 경우엔 저소득층에 추가 인센티브를 부여할 정도다.

육성에 따른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초소형 전기차는 가정용 220볼트 전기로도 충전이 가능하다. 인프라 설치비용이 그만큼 덜 든다는 얘기다. 일반차량 한대 정도의 주차 공간에 최대 세대까지 주차가 가능해 도심 교통혼잡과 주차난 이슈까지 해결할 수 있다.

아직 초소형 전기차 판매량은 연간 수천대에 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가능성만은 무궁무진하다. 시장 규모가 미흡한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보조금을 낮추는 건 현명한 육성정책이 아니다. 올해에도 꼭 지난해와 같은 42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길 바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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