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탓에 중국 부품공장 멈추자 …
신종 코로나 탓에 중국 부품공장 멈추자 …
  • 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정덕 기자
  • 호수 375
  • 승인 2020.02.06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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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터질 ‘자동차 고질병’이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 생산을 일부 혹은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중국 부품공장들이 줄줄이 멈춰서면서다. 신종 코로나라는 어쩔 수 없는 변수 때문이긴 하지만 중국 부품에 의존해온 결과일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중국발 부품 리스크는 언제든 국내 완성차 업체를 괴롭힐 수 있었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신종 코로나로 다시 드러난 중국발 부품 리스크를 분석해봤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가 조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산 자동차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산 자동차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완성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ㆍ기아차는 4일부터 순차적으로 생산라인 조업을 중단했다. 북경현대차 등 현지 공장의 생산 중단도 고민하고 있다. 쌍용차 역시 4일부터 공장 가동을 멈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의 확산으로 중국의 자동차 부품공장들이 휴업하면서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 생산이 중단된 탓이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의 전기전자 부품들을 연결해주는 전선뭉치다. 사람에 빗대면 신경이나 혈관에 비유될 만큼 중요한 부품이다. 

자동차는 첨단산업의 총합이다. 3만여개의 부품이 모여 비로소 완성된다. 더구나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이동수단이어서 안전성과 내구성이 담보된 부품의 안정적인 수급이 중요하다. 단 하나의 부품이라도 제대로 수급되지 않으면 완성차 생산절차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와이어링 하네스와 같은 중요한 부품의 공급 차질은 말할 것도 없다. 

실제로 2011년 비교적 단순한 부품 중 하나인 엔진 피스톤링을 생산하던 회사의 조업이 파업ㆍ직장폐쇄 등으로 진통을 겪자, 현대차 일부 차종의 생산이 전면 중단된 적이 있다. ‘부품 공급 차질 → 완성차 생산 차질 → 완성차 업체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잘 보여주는 예다. 

문제는 이런 악순환 때문에 완성차 업체의 매출만 줄어드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가령, 선주문을 받은 신차를 예정된 시간 안에 출고하지 못하면 소비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여기까진 그나마 약과다. 일부 소비자는 경쟁사 차종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고, ‘안티’로 돌변하는 소비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한번의 생산 차질이 완성차 업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거다. 

물론 신종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 창궐로 인한 생산 차질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자위만 해선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우리가 생각해볼 점이 분명 있다.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느냐는 거다. 사실 중국은 자동차 부품생산 측면에서 이점이 많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일정한 기준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으며,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완성차 판매시장으로서도 중국은 매력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고품질ㆍ고효율ㆍ고사양을 요구하는 자동차 부품을 제외한 상당수를 중국에서 생산한다.[※ 참고: 중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부품은 2018년 기준 약 15억 달러로 전체 자동차 부품 수입액(53억 달러)의 28%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피하기 어려운 리스크다. 지금처럼 중국의 부품 생산공장이 휘청이면 국내 완성차 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서다. 더구나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는 장기화할 가능성까지 있다. 10여년 전 북유럽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화산재가 유럽의 하늘길을 막아 자동차용 고급 부품 수급이 차단된 것과는 비교조차 하기 힘들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비상부품 수급상황을 빠르게 점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참에 중국에 집중된 부품 공급처를 다양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비용이 상승할 우려가 있지만 공급처는 많을수록 좋다.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 때에도 공급처가 나누어져 있었다면 완성차의 생산공장이 멈추진 않았을 공산이 크다. 비용이 오르더라도 부품의 종류와 수량 등을 적절히 고려해 공급처를 다양화한다면 손해라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정부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가 더 확산하는 걸 차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이 정부를 신뢰하고,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글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정리 =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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