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찬의 프리즘] 과감한 인센티브로 리쇼어링 유도하자
[양재찬의 프리즘] 과감한 인센티브로 리쇼어링 유도하자
  • 양재찬 편집인
  • 호수 387
  • 승인 2020.05.0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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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시대
대기업의 해외사업장이 국내로 돌아오면 중소 협력사의 패키지 유턴이 가능하다. 유턴기업에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전략의 묘를 발휘할 때다.[사진=연합뉴스]
대기업의 해외사업장이 국내로 돌아오면 중소 협력사의 패키지 유턴이 가능하다. 유턴기업에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전략의 묘를 발휘할 때다.[사진=연합뉴스]

2월 초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자동차 배선뭉치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한국 완성차 공장이 멈춘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멈춰서면서 글로벌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2018년 시작된 미국-중국간 무역분쟁으로 드러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은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심각하게 노출됐다. 

코로나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가치에 의문을 던진다. 과거 중시돼온 ‘비용 절감’에 ‘공급의 안정성’이 변수로 떠올랐다. 인건비가 싼 곳에서 생산해 수요가 있는 곳에 판매한다는 개념에 변화가 일었다. 이른바 ‘공급망 리디자인(Redesign)’ ‘공급망 다변화’다.

이와 관련해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이 각광받는다. 중국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ㆍ인도ㆍ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베트남 리스크’도 불거졌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베트남 현지 생산라인 개조 작업을 담당할 기술진을 제때 보내지 못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차질을 빚을 뻔했다.

삼성은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 투자자다. 스마트폰 등 삼성 제품은 베트남 수출의 25%를 차지한다. 이런 삼성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베트남 정부의 우선 고려 대상에서 밀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국경을 봉쇄했다. 자국민의 안전과 산업,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감이 세계화 논리를 밀어냈다. 주요 국가들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넘어 해외로 나간 기업의 리쇼어링(모국 복귀ㆍreshoring)에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2010년 오바마 정부가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king America)’를 외치며 불을 지폈다. 이후 9년 동안 3327개 기업이 돌아왔다. 연평균 369개다. 이들 기업이 미국에서 새로 만든 일자리는 34만7000여개에 이른다. 

낮은 비용과 넓은 시장을 찾아 해외로 나간(off-shoring) 기업들이 그냥 복귀했을 리 없다. 오바마 정부는 법인세를 38%에서 28%로 낮추고, 유턴기업의 공장 이전비용을 보조했다.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를 21%까지 더 내렸다. 일본과 독일도 법인세 인하와 규제완화, 연구개발 보조금 지원 등으로 리쇼어링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2013년 말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을 시행했다. 그러나 2014~2018년 유턴기업은 52개. 그 대부분은 중국 사업에 실패해 복귀한 경우였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 중소ㆍ중견기업에만 주던 법인세 감면과 입지ㆍ설비 보조금 지원을 대기업으로 확대했다.

그러자 변화가 일었다. 유턴신청 기업이 19개로 늘고, 대기업 유턴도 처음 나타났다. 현대모비스가 일부 중국 공장을 접고 울산에 전기차 부품공장을 짓기로 했다. 중국이 아닌 국내 공장에 3000억원을 투자하는 현대모비스 같은 사례가 몇군데 더 나오면 코로나 팬데믹발 고용쇼크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노동력이 많은 자동차나 전기전자, 전기장비, 화학 등 제조업일수록 고용창출 효과는 커진다. 

현대모비스는 5개 협력사와 함께 울산으로 돌아옴으로써 최대 1만명의 직ㆍ간접 고용효과가 예상된다. 중국에서 냉대받는 배터리 3사(LG화학ㆍ삼성SDIㆍSK이노베이션)가 복귀한다면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유턴기업에 더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하자. 유턴 인정 기준인 대기업의 해외사업장 축소 비율을 현행 25%에서 10% 정도로 낮춰 대기업을 움직이자. 대기업 유인책을 높이면 중소 협력사와 패키지 유턴이 가능해진다. 유턴기업이 정착하는 지역에 따라 다른 ‘지역제한 규정’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첨단 제조업과 지식서비스 기업도 비수도권 지역으로 가야 혜택이 주어진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글로벌 생산체계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따져온 ‘저비용국 공급망’에서 안정성과 품질, 유연성을 중시하는 ‘최적비용국 공급망’으로 전환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이 코로나를 슬기롭게 차단하며 보여준 정보의 투명성과 경제활동 보장도 중시되고 있다.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중국ㆍ베트남 등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을 국내로 유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새만금 지역을 외국기업 유치에 활용하자. 방역모범국으로 신뢰를 높인 한국, 리쇼어링을 적극 유도해 글로벌 안심 투자처로도 인정받자.  

양재찬 더스쿠프 편집인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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