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가해자 가족이 되다

수많은 사건 뒤엔 하루아침에 ‘범죄자 가족’이 된 사람들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많은 사건 뒤엔 하루아침에 ‘범죄자 가족’이 된 사람들이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을 죽인 아들, 강간죄로 체포된 남편, 사기죄를 저지른 아빠…. 수많은 사건 뒤엔 어느 날 갑자기 ‘범죄자 가족’이 된 사람들이 있다. 하루아침에 가해자 가족으로 지탄받게 된 이들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드러내지 못한다. 가해자 가족이란 굴레를 쓰는 순간 죄인과 다름없다는 시선이 그들을 향하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건 한번 새겨진 ‘주홍글씨’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단 거다. 

「아들이 사람을 죽였습니다」는 ‘범죄자 가족’으로 고통과 차별을 감내하며 지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일본의 사례들이지만 우리나라 역시 가족의 연대책임을 묻는 문화가 전반적이어서 공감하는 게 어렵지 않다.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1980년 우리나라에서는 헌법에 연좌제 금지가 명문화됐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는 연좌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사람들은 가해자와 가해자 가족을 연대해 생각하며 비난한다. 온갖 이유를 들어 가해자 가족의 책임을 묻는다. 저자는 “이런 무책임한 비난은 가해자 가족을 상처 입히고 사회로부터 격리할 뿐, 가해자의 갱생 기회와 범죄예방의 중요 실마리를 없애는 일이다”고 말한다. 

이런 부정적인 연쇄적 고리를 끊기 위해 많은 이에게 가해자 가족들의 상황을 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각종 범죄 소식이 전해지면 곧장 언론이나 SNS를 통해 관련 인물의 ‘신상털기’가 시작된다. 그런 과정에서 사진·주소·전화번호 등 가해자 가족의 신상이 노출되고 협박과 폭력, 따돌림 등 2차 피해가 발생한다. 저자는 “죄인의 가족이기에 대중의 공분과 욕설을 당연히 견뎌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는 또 다른 차별을 낳는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형사사법 절차가 진행되면서 겪은 가해자 가족의 경험들을 서술했다. 2장에서는 범인처럼 취급당하는 가해자 가족의 실태를 모았다. 3장에서는 가해자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책임과 공포를, 4장에서는 범죄 보도의 실상을 다룬다. 

5장, 6장에는 범죄사건의 배경에 들어 있는 가족 병리와 사건 후 가해자 가족의 이야기가 담겼고, 7장에선 가해자 가족을 향한 사회적 비난이 결코 범죄를 줄이지 못한단 사실을 설명한다. 8장과 9장엔 저자가 가해자 가족을 지원하는 길을 걷게 된 경위와 발자취를 기록했다. 10장은 범죄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을 다룬다. 

범죄 뒤엔 원통한 피해자 가족이 있다. 혹자는 그들의 보호도 아직 충분치 않은데 가해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불편해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범죄자와 거의 동일시하는 시선을 받는 가해자 가족의 고통 또한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이 책은 가해자 가족의 삶을 살펴봄으로써 사회와 범죄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져 가해자 가족과 피해자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자 기획됐다. 우리가 마주한 이 ‘불편한 이야기’들은 인간에 대한 철학과 시선을 숙고하게 만든다.

세 가지 스토리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박소연 지음|더퀘스트 펴냄 


‘일의 언어’는 ‘일상의 언어’와 다르다. 소위 ‘말 잘하는’ 사람이 조직에선 능숙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일의 언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상대방의 표정 등을 통해 맥락을 살피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단순하고 정확한 소통’이 중요다고 강조한다. 보고할 때, 지시할 때, 회의할 때, 협상할 때 가장 효율적인 일의 언어를 소개한다.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
송은주 지음|김영사 펴냄
 

교사는 항상 ‘희망직업’ 순위 상위에 오른다. 워라밸이 좋고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10년 차 현직교사인 저자는 교사들의 실상을 솔직하게 터놓는다. 흔들리는 교권,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교사들의 두려움은 커지지만 학교는 침묵한다고 꼬집는다. 또 4차 산업혁명이 교육의 틀까지 흔들어 놓고 있지만 학교는 과거의 영광만 붙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학교의 현실을 100명의 교사들의 목소리로 전한다.


「유튜브에 빠진 너에게」
구본권 지음|북트리거 펴냄


인스타그램, 유튜브…. 뉴 미디어 시대가 활짝 열렸다. 기성세대는 뉴 미디어에 푹 빠져 사는 Z세대를 우려하지만, 정작 이들은 뉴 미디어의 단점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듯하다. 이 책은  ‘미디어에 한번쯤 반反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제시한다. 아울러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는 인사이트를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인문학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슬기로운 미디어 활용법’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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