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편법개조의 늪’ 장애인차 괜찮나
[김필수의 Clean Car Talk] ‘편법개조의 늪’ 장애인차 괜찮나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398
  • 승인 2020.07.2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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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 제약 받는 장애인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다. 날씨는 뜨거워지는데 마스크를 벗을 수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에겐 고통스러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 더 심각한 건 장애인의 상황이다. 장애인 택시 등을 이용하기엔 대수가 적어 예약이 어렵다. 자차를 이용하는 것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 장애에 딱 맞는 자차를 갖는 게 여간 어렵지 않아서다. 불ㆍ편법으로 만들어진 장애인차를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로나 국면에서 장애인 이동권은 더 제약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코로나 국면에서 장애인 이동권은 더 제약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면서 자차로 이동하는 이들이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른 아침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에겐 고역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장애인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장애인 이동권은 결함이나 한계가 많았지만 문제가 더 심화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정부나 국회는 장애인 이동권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 선진국형 장애인 이동권도 다른 나라 얘기로 전락한 지 오래다. 특히 K방역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세계적으로 박수갈채를 받은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이동권에 무심해 보이는 건 상당히 아쉽다.

장애인의 이동권은 기본권이자 행복추구권의 일환이다.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는 장애인은 행복을 영위할 수 없어서다. 현재 기준에서 장애인의 이동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장애인 택시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수가 적고 예약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뚜렷하다. 

둘째는 자차를 이용하는 건데, 문제는 자신의 장애에 딱 맞는 차를 갖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비용 부담도 크다. 장애인차가 사회적 약자층에게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참고 : 물론 버스도 있고, 지하철도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버스ㆍ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건 또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엔 논의에서 제외했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장애인차의 활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문제는 뭘까. 무엇보다 정부의 지원이 획일적이다. 장애인이 장애인차를 갖는 절차도 생각보다 복잡하다. 일반차를 장애인차로 변경하는 것도 어렵다. 이 때문에 휠체어 등을 차에 싣는 장치가 편법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숱하다. 

 

스타렉스와 카니발의 사례를 들어보자. 이 차에 장착된 장애인용 ‘후면 리프트’를 잘 보면 대부분 현가장치를 절단하고 붙였음을 알 수 있다. 현가장치는 곡선구간 등에서 차의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핵심장치다. 이런 장치를 임의로 절단하고 ‘후면 리프트’를 장착하면 안전주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담당부서인 국토교통부는 장애인차의 구조변경 등에 분명한 기준이나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 

완성차업체들이 장애인차를 제작하는 데 적극적인 것도 아니다. 이번엔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기아차 4세대 카니발의 예를 들어보자. 대중적 인기가 워낙 많은 모델이다 보니, 기아차가 가솔린 및 디젤엔진이 탑재된 모델만 출시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장애인용이나 택시용은 물론 서민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LPI엔진이 탑재된 모델이 없다는 점은 무척이나 아쉽다. 

이처럼 장애인차는 법의 영역에서든 현실에서든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장애인 제도를 총괄하는 보건복지부는 물론, 구조변경 기준을 갖고 있는 국토교통부, 연구ㆍ개발(R&D)을 책임지는 산업통상자원부, 배기가스를 비롯한 환경적인 임무를 지닌 환경부 등 정부 각 부처가 총체적이면서도 융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다. 현대차그룹 등 한국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그들만의 역할도 요구된다. 

장애인차의 활성화 문제는 장애인의 생존과 직결된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데다 완성차 업체의 인식마저 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당분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불ㆍ편법이 난무하는 장애인차 구조변경 문제는 이참에 해결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모쪼록 합법적 생태계 안에서 장애인의 안전한 이동권이 확보되길 기대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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