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라는 찰나
기다림이라는 찰나
  • 김미란 기자
  • 호수 406
  • 승인 2020.09.15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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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훈 개인展
➊Still in the forest, aluminum CNC cutting, aluminum & still box, LED light&controller, 2020 ➋Drawing 3, pen on paper, 2008~2009 ➌Drawing 3,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35×141㎝, 2020 ➍Drawing 5,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35×141㎝, 2020
➊Still in the forest, aluminum CNC cutting, aluminum & still box, LED light&controller, 2020 ➋Drawing 3, pen on paper, 2008~2009 ➌Drawing 3,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35×141㎝, 2020 ➍Drawing 5,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35×141㎝, 2020

한국인 최초로 영국왕립미술원의 ‘잭 골드힐 조각상(The Jack Goldhill Award)’을 수상한 권대훈 작가가 새로운 형태의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조각·설치·미디어 등 장르를 한정하지 않는 작가는 회화와 조각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보는 이의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시공간을 제시하거나 서로 다른 차원의 순간을 한 공간에 표현한다. 

이미지와 대상의 관계성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찰나’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자신이 겪은 경험과 반대되는 요소로 인해 발생하는 찰나의 순간을 작품에 담는다. 이를테면 현재라는 시간적 개념은 인체 조각 위에 명암으로 설정하고, 찰나는 채색으로 담아내는 식이다. 강한 콘트라스트를 가진 채색을 입혀 인물에 공간감을 만들고, 빛을 더하면서 그림자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낸다. 그림자는 대상으로 존재하는 않는 사유 속 ‘현상’이다. 이런 작업을 통해 작가는 실제로 존재하는 대상과 관념적 이미지를 연구한다.

이번 개인전 ‘Still in the forest’에선 작가가 초창기 작품 활동에서부터 이어왔던 이미지와 대상의 연구 과정을 엿볼 수 있다. 10년 전 작가는 기억 속 관념적 이미지를 연필 드로잉으로 기록했다. 10년이 흐른 지금은 그때의 연필 드로잉을 조각으로 제작해 재현한다. 조각으로 태어난 연필 드로잉 속 사람들은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기다린다. 이는 시간의 기다림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가는 그 기다림이라는 찰나의 시간 속을 통해 자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 제목이자 메인 작품인 ‘Still in the forest’는 숲에서 길을 잃었던 작가의 경험을 담은 설치작품이다. 당시 작가의 눈에 들어온 숲속은 사람의 형상과도 같았다. 그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그는 1만개의 픽셀을 이용했다. 작은 픽셀의 그림자로 보이는 사람의 형상과 숲의 이미지는 빛의 방향에 따라 새로운 이미지로 변화한다.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기억 속 장면처럼 말이다.  

실재하는 대상과 공간, 관념적 이미지로 만들어진 대상과 공간 사이에서 끊임없이 질문하는 ‘Still in the forest’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뜰리에 아키에서 10월 17일까지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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