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oT ‘빅4’

제조업계에서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꼽힌다. 그 때문인지 스마트팩토리의 발판이라고 할 수 있는 산업용 사물인터넷(Industrial IoTㆍIIoT)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IIoT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IIoT를 활용하더라도 제조업체들이 꿈꾸던 스마트팩토리가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다.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IIoT의 가이드라인 ‘빅4’를 제시했다.

IIoT를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는 원가절감과 공정 효율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IIoT를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는 원가절감과 공정 효율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기업이 스마트팩토리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산업용 사물인터넷(Industrial IoTㆍIIoT)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팩토리의 혜택을 누리는 제조기업이 늘어나면서다. 미래형 공장의 모습을 총칭하는 스마트팩토리는 전통적인 제조업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등장했다.

시시각각 바뀌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고객 맞춤형 제품을 발 빠르게 생산해야 하는데, 노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여의치 않아졌다. 이런 난제를 보완해준 게 IIoT다. 가령, IIoT를 활용하면 생산라인을 재정비(Retooling)할 필요 없이 같은 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불량률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이렇게만 보면 IIoT는 만능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현장에선 다른 분위기도 읽힌다. 경험이나 기술을 검증받지 못한 IIoT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든 탓에 부실한 솔루션이 시장에 넘쳐나고 있다. 

몇몇 제조업체는 IIoT 프로그램이나 장비 몇개만 갖다 놓으면 곧장 스마트팩토리로 바뀔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기존 생산공정과 제대로 호환되는지, 양질의 데이터가 쌓일 만한 환경인지 점검도 하지 않은 채 도입하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큰 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IIoT의 요소는 뭐가 있을까. Arm은 이런 키워드를 총 네 가지로 분류하고 ‘빅4(Big Four)’로 묶었다. ‘성능’ ‘실시간 기능’ ‘보안’ ‘기능 안정성’ 등이다. 각각의 요소가 적절하게 맞물려야 진정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가능하다. 하나씩 살펴보자.

■키워드❶ 성능 = IIoT 세계엔 손톱만 한 센서부터 집채만 한 로봇까지 다양한 크기의 기기가 있다. 당연히 이들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의 크기도 제각각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초超저전력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있는 반면, 방 한편을 가득 메울 서버용 CPU도 있다.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싶은 기업이라면 다양한 IIoT 기기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데 신경을 쓰겠지만 실은 크기보다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성능이다. 

 

단순히 터치스크린에 화면을 띄우는 용도라면 고성능 기기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스마트팩토리의 공정이 고도화된 요즘은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건 기본이고, 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을 즉각 구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호환성과 확장성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Arm의 CPU 코어텍스 시리즈는 이상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코어텍스M’ ‘코어텍스R’ ‘코어텍스A’ 등은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뛰어난 성능과 호환성을 갖추고 있어서다. 

■키워드❷ 실시간 = 똑똑한 IIoT는 수십 수백여개의 소재ㆍ부품ㆍ장비를 실시간으로 움직여 최적의 제조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수많은 요소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가동돼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만약 당신이 도입한 IIoT가 실시간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면 차라리 장비를 뜯어내는 게 낫다. 가령, 자동차 공장 생산 라인에서 차체를 용접하는 로봇을 떠올려보자. 실시간으로 장비를 제어하지 못하면 로봇의 팔(arm)이 올바른 위치로 이동하지 않게 되고, 용접이 누락돼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스마트팩토리의 ‘실시간 제어’를 담당하는 IIoT 장비를 구입할 땐, 깐깐한 눈과 기준을 갖춰야 하는 이유다. 

■키워드❸ 보안 = 과거의 공장은 해킹의 두려움이 적었다. 외부와 단절된 폐쇄망으로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IIoT를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는 다르다. 핵심 서버와 숱한 장비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자동으로 제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해킹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갈수록 진화하는 해킹 기술은 IIoT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팩토리를 꾀하는 기업은 IIoT 기기를 도입하는 단계부터 보안을 염두에 두는 게 좋다. 탄탄한 보안의 기준이 뭔지 헷갈릴 땐 ‘IEC62443’ 같은 글로벌 표준을 따르는 게 좋다. IEC62443은 국제전기표준위원회(IEC)가 만든 네트워크ㆍ시스템 보안 관련 국제표준 규격이다.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하는 데 있어 최소한의 보안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된다.

■키워드❹ 기능 안정성 = IIoT 도입에 따른 스마트팩토리 구현은 단순히 ‘자동화 공장’을 뜻하는 게 아니다. IIoT 기술이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에 발생할 상황을 예측하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렇다고 A부터 Z까지 기계가 다할 순 없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은 필수다. 

하지만 기계가 자율적으로 돌아가는 스마트팩토리에 인간이 섣불리 개입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가령 로봇이 움직이는 경로에 사람이 끼어들었는데, 이를 로봇이 감지하지 못한다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IIoT 기기의 오작동이 공장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얘기다. 

사람과 기계의 상생협업

이 때문에 공장에 놓인 IIoT 기술은 오류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야 하고,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그 오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코봇(Collaborative robotㆍ협업로봇)’ 기술이 주목받는 건 이 때문이다. ‘코봇’과 같은 IIoT 기기와 사람이 소통하면서 자율적으로 공정을 통제하는 게 스마트팩토리가 추구하는 미래 모습이란 거다. 

이처럼 IIoT의 ‘빅4’는 당신의 스마트팩토리가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 키워드다. 각각의 요소를 제대로 맞물리게 하면 틀림없이 스마트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닐 스트라우드 Arm 산업 부문 시니어 디렉터 | 더스쿠프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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