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하우코스트의 도전❷] 삼세번 만에 혁신을 쏘다
[Start-up ㈜하우코스트의 도전❷] 삼세번 만에 혁신을 쏘다
  • 김미란 기자
  • 호수 421
  • 승인 2021.01.01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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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유현오 ㈜하우코스트 대표

서비스 공개 2년 만에 사용자 1위. 누적 사용자 4만2000명. 기존 업체들의 점유율을 다 합친 것보다 높은 시장점유율. 지난 2년 건설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하우코스트가 이룬 성과다. 하지만 2년 만에 이뤄진 건 아니다. 엄밀히 따지면 2008년 회사를 설립해 10년 만에 이룬 성과다. 유현오(48) ㈜하우코스트 대표는 두번의 실패를 딛고 성공의 발판을 만들었다. 건설 현장을 다니면서 뚝심으로 이뤄낸 알찬 성과다. 

유현오 ㈜하우코스트 대표는 “사용자가 공감하는 건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유현오 ㈜하우코스트 대표는 “사용자가 공감하는 건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건설’ ‘디지털 뉴딜’ ‘디지털 트윈’….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용어들이 건설업계에 등장했지만 실제 건설현장에선 아득히 먼 이야기다. 여전히 컴퓨터 대신 수기로 많은 것들이 이뤄지고, 폐쇄적인 정보 탓에 깜깜이 공사도 수두룩하다.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데, 건설업계는 왜 수십년 전에 머물러 있는 걸까.” 

유현오 ㈜하우코스트 대표는 최소한 제각각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만이라도 하나로 통일하고 싶었다. 건설업계의 엑셀 같은 프로그램말이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수년간 개발에 매달렸지만 시장에 내놓기엔 부족했다. 그렇게 두번의 실패를 거쳐 2018년 8월 건설통합내역프로그램 XCOST(엑스코스트)를 세상에 내놨다.

✚ 일반인들에겐 낯선 프로그램입니다. XCOST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조달청 호환 규정을 기반으로 개발한 건설 소프트웨어입니다. 건축·토목·전기·설비·플랜트·인테리어 등 관련 데이터를 토대로 간편하게 수량만 적어 넣으면 한꺼번에 계산(적산積算)이 가능합니다. 설계도 할 수 있고요. ‘공사원가계산’ ‘실행예산’ ‘설계변경’ ‘입찰내역’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 조금 더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공사원가계산을 예로 들어볼게요. 공사의 원가를 계산하려면 수많은 산업 자재들의 원가를 알아야 합니다. 보통은 ‘물가조사책자’를 기반으로 하는데, 업무량이 만만치 않죠. XCOST는 그런 데이터를 프로그램에 녹였습니다. 여기저기 전화해보고, 책자를 펼쳐보지 않아도 프로그램 하나만 있으면 되는 거죠.”

✚ 이런 프로그램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건설 IT라는 개념이 쓰이기 시작한 게 30여년 가까이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원시적인 예전 방식에서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시대는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고 있는데, 건설현장을 보세요. 아직도 많은 것들을 수기로 입력하고 있잖아요.”

✚ 그렇죠.
“표준화가 안 돼 있어서 그런 겁니다. 표준화된 시스템이 있으면 그걸 통용하면 되는데 그런 시스템이 없는 거죠. 내가 아무리 시스템화한들 이 영역을 넘어가면 다시 수기로 입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상호 호환도 되지 않죠. 이런 문제는 기업과 기업에 국한된 게 아닙니다. 관官과 민民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범용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했고, XCOST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 개발하는 덴 얼마나 걸리셨나요?
“두번 실패했습니다.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중간에 접었죠. 2018년 8월에 나온 게 세번째 만에 성공한 겁니다. 4~5년 걸렸나봐요.”

✚ 그렇게 고생해 만드셨는데, 무료 프로그램이더라고요.
“건설 관련 소프트웨어들은 대부분 고가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점유율도 아주 낮고요. 비싸니까 회사 입장에서도 쓰기가 부담스럽죠. 그러면 원시적인 예전 방식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2018년 8월에 오픈해서 현재 국내 사용자 수 1위 프로그램에 올랐습니다.”

✚ 굉장히 빠른 속도네요.
“감사하게도, 빠르게 안정궤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정적인 시선들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 ‘잘 안 될 거다’는 시선 말인가요?
“그렇죠. ‘그건 안 돼’ ‘만들어봐야 아무도 안 쓸 거야’란 우려 섞인 시선들이 꽤 있었습니다. 개발하는 입장에선 확신이 있다고 해도 솔직히 두렵잖아요. 가뜩이나 두려운데 그런 시선들까지 더해지면, 저도 사람인지라 기운이 빠지죠.”

✚ 그런 부정적인 시선이 언제부터 바뀌고 있다고 느끼셨나요?
“1년 전쯤부터였던 거 같습니다. 1~2차 버전이 나왔을 때만 해도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3차 버전이 나오니까 사람들이 하나둘 가능성을 알아주더라고요.”

✚ 시장점유율 1위, 그다음은 무엇인가요?
“건설 기술을 활용한 E마켓 플레이스를 오픈하는 게 목표입니다.”

✚ E마켓 플레이스요?
“건설업계의 G마켓이라고 하면 좀 쉬울까요? 그 안에서 건설 관련 모든 것들을 쇼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건설 자재까지 판매하겠다는 목표인 건가요?
“제가 1999년에 PC방 관리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당시에도 무료로 제공했는데요. 시장점유율을 45%까지 끌어올렸을 때 제가 뭘 했냐면 MRO(소모품)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마우스·키보드 같은 컴퓨터 소모품을 팔았어요. 그러다 게임시장까지 진입할 수 있었고요. 그쪽 사업은 접었지만, MRO 시장의 확장성을 확인했습니다.”

✚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한 뒤 그것을 기반으로 소모품을 파시겠단 계획이군요. 
“맞습니다. 건설소모품이라고 하면 건설자재부터 물컵까지 무궁무진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물꼬가 바뀌는 겁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공익적인 측면에서 이뤄지는 사업이라면 MRO는 회사의 주수익원이 될 것입니다. 물론 아직 그 단계까지 가려면 멀었습니다. 그전에 충분히 사용자들과 공감대를 쌓아야죠.”

✚ 소프트웨어로 공감대를 형성하면 그 수요가 자연스럽게 MRO 시장으로 이동한다고 보시는 거죠?
“그렇습니다. 공감대는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건설 IT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소프트웨어 개발을 잠시 접고 건설현장에 뛰어든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현장에서 로프를 타고, 목수일도 하고, 실리콘도 쏴봤습니다. 건설 전반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한 거죠.”

✚ 현장에서 더 효율적인 솔루션을 찾겠다는 생각이었군요. 
“저는 아이디어만으론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을 알아야 오래, 더 높이 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건설 IT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니 그걸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마음을 알아야 하잖아요. 어떤 것이 불편하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요.”

✚ 현장 경험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나요?
“XCOST 사용자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현장 경험이 한몫 톡톡히 했다고 확신합니다. 이론 전문가들이 만든 프로그램도 있지만 그런 건 크게 성공하지 못했어요. 왠줄 아세요? 기업에서 관심을 가질지는 몰라도 정작 실무자들은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죠.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일종의 개미죠(웃음). 실제로 직원들이 사용해보고 추천해서 회사 시스템을 바꾸려 한다는 문의를 종종 받고 있습니다.”

✚ 뿌듯하시겠어요.
“관건은 우리가 그런 요구에 충족할 만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저와 우리를 알릴까 고민했다면, 이제 그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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