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9단 김영호의 Hot Spot
두번째 이야기 85°C Bakery Cafe
호텔급 품질의 커피와 빵
휴식과 잡담을 하는 공간

소금커피로 유명한 85도씨(85˚C) 커피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찾을 수 있는 유명한 카페 브랜드다. 미국에서 맛본 소금커피를 마시기 위해 원조국인 대만 타이베이에 찾아가는 소비자가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왜 이곳은 유명해진 걸까. 김영호의 핫스팟(Hot Spot) 두번째 장소 85°C Bakery Cafe로 들어가보자.

85°C Bakery Cafe는 대중적 콘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김영호 제공, 85°C Bakery Cafe 홈페이지]
85°C Bakery Cafe는 대중적 콘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김영호 제공, 85°C Bakery Cafe 홈페이지]

 커피에서 소금맛이 난다고 가정해보자. 마시고 싶지 않은가. 대만의 스타벅스로 불리는 85°C Bakery Cafe가 성공한 첫번째 이유는 어쩌면 ‘독특한 콘셉트’일지 모른다. 실제로 이 베이커리 카페는 소금커피(Sea Salt Coffee)와 소금재스민차(Sea Salt Ja smine)로 구름 같은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휘핑크림 위에 바다소금을 끼얹은 소금커피는 잘 흔들어야 맛이 난다.

커피가 다 커피지 뭐가 다르겠어’라고 반문하는 소비자가 없지 않을 테지만 색다른 맛이 일품인 건 사실이다. 이 때문인지 최근 우리나라 편의점에서도 종이팩으로 만든 ‘85도씨 소금커피’란 브랜드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흥미로운 건 85°C Bakery Cafe가 커피로만 유명한 건 아니란 점이다. 이곳에서 파는 빵맛도 기차다. 처음엔 ‘85도만 강조했으면 좋았겠다’ 싶었는데, 왜 베이커리 카페란 명칭을 붙였는지 이해할 만하다.

설명이 조금 길었다. 지금부터 이 회사의 경영전략을 살펴보자. 언급했듯 2004년 설립된 85°C Bakery Cafe는 대만 브랜드다. 커피·차·케이크·디저트·스무디·과일주스·빵 등을 파는 글로벌 체인이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전세계에 매장이 1000여곳에 이르는데, 중국 538곳, 대만 400곳, 미국 44곳, 호주 12곳, 홍콩 8곳 등이다.

이런 85°C Bakery Cafe의 창업 철학은 독특하다. “호텔로 치면 5성급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겠다”이다. 이런 철학이 만들어진 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만 5성급 호텔에서 비즈니스 동료들과 미팅을 가진 85°C Bakery Cafe의 창업자 우정쉐(Wu Cheng-Hsueh·대만계 미국인)는 너무 비싼 디저트와 음료 가격에 깜짝 놀랐다. “일반인은 도저히 즐길 수 없다”는 걸 알아차린 그는 5성급 호텔에서 즐길 만한 품질의 커피와 빵을 제공하는 카페 비즈니스를 구상했다. 이게 바로 85°C Bakery Cafe의 출발점이다.

그렇다면 브랜드에 굳이 ‘85°C’란 숫자를 넣은 이유는 뭘까. 회사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록돼 있다. “우리는 커피가 섭씨 85도의 온도에서 최상의 맛을 유지한다고 믿습니다. 85°C란 이름은 최고 품질의 커피를 제공하려는 우리의 헌신을 상징합니다. 맛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세한 부분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고객에게 최상의 음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완벽을 향한 우리의 목표는 커피뿐만 아니라 모든 제품에 적용됩니다.” 
 

이렇게 창업한 85°C Bakery Cafe는 ‘대중적 콘셉트’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대만에서든 미국에서든 85°C Bakery Cafe는 휴식과 잡담을 하는 공간으로 여겨진다. 사실 이런 콘셉트는 요즘 시대에 유효하다. 소수의 사람들과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마실 게(Light Food & Bev erage) 있는 비즈니스가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분기점으로 무거운 음식(He avy Food)이 나오는 공간이나 고급 레스토랑의 인기가 떨어진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이는 85°C Bakery Cafe의 더 가파른 성장세를 시사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많은 생체학자는 코로나19가 ‘바이러스의 시대’를 열었다고 말한다.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되더라도 한동안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많은 이들이 섞이는 공간을 피할지 모른다. 

경기가 얼마나 회복될진 모르겠지만 조만간 호황기가 열릴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지갑을 닫는 소비자도 많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싸고 품질 좋은’ 가게에만 살아남을 자격이 부여될지 모른다. 여기에 자신들의 가게를 상징할 ‘독특한 브랜드’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호텔급 품질의 커피와 빵에 85도란 상징까지 갖고 있는 85°C Bakery Cafe처럼 말이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더스쿠프 전문기자)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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