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출길 오른 이디야 커피믹스
커피믹스 시장점유율 아직 1%대
3000여개 이디야 점포 판매망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가 커피믹스 제품 2종을 미국에 수출했다.[사진=이디야커피]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가 커피믹스 제품 2종을 미국에 수출했다.[사진=이디야커피]

연간 6000톤(t)의 원두와 스틱커피ㆍ커피믹스 등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이디야 드림팩토리가 가동 1년 만에 알찬 성과를 맺었다. 자체 생산한 커피믹스 제품 ‘스페셜 모카블렌드 커피믹스’ ‘스페셜 골든블렌드 커피믹스’ 2종이 지난 4월 미국 수출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이하 이디야) 측은 “커피믹스 2종은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8개월 만에 33억원의 판매고를 올릴 만큼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미국 수출을 통해 한국 커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참고: 이디야는 지난해 4월 경기도 평택에 자체 생산시설 ‘드림팩토리(연면적 1만3064㎡)’를 준공하면서 커피믹스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디야가 드림팩토리를 준공하기 전까지 커피믹스 ‘맥심’으로 유명한 동서식품으로부터 원두를 공급받아 왔다는 점이다. 원두의 조달망을 확보한 이디야가 ‘커피믹스’ 1등 동서식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은 88.0%(2021년 3월 기준)로 독보적이다. 1976년 국내에 커피믹스(맥스웰하우스)를 처음 선보인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디야는 절대 강자 동서식품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낼 수 있을까. 이디야의 시장점유율은 1%대에 불과하지만 가능성은 없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2~3위 업체인 ‘남양유업(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롯데네슬레(네스카페)’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사태’부터 지난 4월 ‘불가리스 사태’까지 숱한 잡음을 내고 있다. 불가리스 사태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까지 사퇴(5월 4일)했지만 소비자의 불매운동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업계 3위인 롯데네슬레는 수년째 한자릿수(3.3%ㆍ2020년 상반기 기준) 시장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디야로선 ‘해볼 만한’ 경쟁인 셈이다. 

더욱이 이디야는 대형마트ㆍ편의점뿐만 아니라 전국에 3000여개에 달하는 점포를 판매망으로 삼고 있다. 이는 경쟁사들이 갖고 있지 않은 이디야만의 경쟁력이다. 물론 동서식품 맥심의 브랜드 가치가 워낙 높은 데다, 커피믹스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이디야가 풀기 힘든 숙제다. 관련 시장이 성장해야 후발주자에도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커피믹스(조제커피) 시장 규모는 2014년 1조1585억원(이하 소매시장 기준)에서 2019년 893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두커피ㆍRTD(Ready To Drinkㆍ바로 마실 수 있도록 포장된 음료) 커피 수요가 증가하면서 커피믹스 시장이 매년 감소세인 데다, 현재로선 이디야의 시장점유율이 1% 미만에 그쳐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과연 이디야는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커피믹스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낼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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