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교촌에프앤비㈜ | 신사업 통할까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1위 브랜드 교촌치킨이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한다. 주류유통업체 인덜지의 수제맥주 사업을 인수하면서다. 교촌의 신사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정간편식(HMR) 제품군을 늘리면서 이 시장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종합식품업체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교촌다운 행보지만 위험요인도 깔려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교촌에프앤비㈜는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올해 30주년을 맞은 교촌에프앤비㈜는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 창립 30주년을 맞은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가 수제맥주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4일 교촌은 LF그룹의 자회사이자 주류유통업체인 인덜지㈜와 수제맥주 사업 관련 유무형 자산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인덜지는 2018년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론칭하고 연간 450만L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양조장(강원도 고성)을 운영해왔다.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으론 ‘금강산 골든에일’ ‘한라산 위트’ ‘백두산 IPA’ ‘설악산 스타우트’ 등이 있다. 교촌은 이번 인수를 통해 문베어브루잉 브랜드와 양조장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교촌은 그동안 홀 영업 중심의 중대형 사이즈 매장을 늘려왔다. 수제맥주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유리한 상황이다. 치킨과 맥주가 뗄 수 없는 조합인 만큼 교촌이 만든 수제맥주가 인기를 얻는다면 매장 방문 손님이 늘어남과 동시에 주류 판매를 통한 추가 매출을 얻을 수 있다. 

교촌 관계자는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올 하반기부터 주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전국 1280여개 교촌치킨 매장과 인덜지의 양조장을 기반으로 수제맥주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교촌이 새로운 먹거리로 공략하고 있는 건 수제맥주만이 아니다. 2019년 볶음밥 제품을 출시하며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뛰어든 교촌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 를 기점으로 이 사업에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 7월 인기 닭가슴살 브랜드 ‘허닭’과 손을 잡은 건 대표 사례다. 닭가슴살 큐브·핫바·주먹밥 등 제품군을 크게 늘린 교촌은 허닭 온라인몰 내에 HMR 브랜드관을 오픈했다. 현재 교촌의 HMR 제품군은 60여개로, 올해 40개가량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교촌의 전략은 알찬 열매를 맺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부터 지난 1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찍었다. 2020년 매출은 4476억원으로 전년(3801억원) 대비 17.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1%(394억원→410억원) 늘었다.

지난 1분기엔 매출 1239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055억원·95억원) 대비 각각 17.4%·13.2% 증가했다. 실적 증가 배경엔 코로나로 배달·테이크아웃 시장 이 성장하고, 다양한 치킨 신제품을 출시한 것도 있지만 새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덕도 있다.  

하지만 교촌이 신사업을 줄줄이 론칭하는 게 ‘실적’ 때문만은 아니다. 또 다른 청사진도 숨어 있다. 그중 하나는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전환이다. 소진세 교촌 회장은 지난 2월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런 포부를 밝혔다. “2021년은 창사 3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교촌 제2의 도약이 본격화하는 시점이다. 인프라 확대를 통해 국내 치킨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성장시켜 글로벌 종합 식품외식 기업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둘째 청사진은 주식시장에서 자신들의 몸값과 가치를 높이겠다는 거다. 교촌은 외식 프랜차이즈 중 최초로 직상장에 성공하며 2020년 11월 12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 1만2300원을 훌쩍 뛰어넘는 3만1000원으로 장을 마무리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한 채 1만8000원대~2만원 초반을 오가고 있다(5월 18일 현재 1만9450원).

 

교촌에프앤비㈜는 다양한 치킨 신제품 출시와 배달·포장 수요 확대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 [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교촌에프앤비㈜는 다양한 치킨 신제품 출시와 배달·포장 수요 확대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 [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한 프랜차이즈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자. “프랜차이즈 외식업계는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더구나 앞서 상장한 디딤, 맘스터치도 주식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호프집 ‘쪼끼쪼끼’를 운영했던 태창파로스는 2007년 국내 프랜차이즈 중 처음으로 상장했지만 2015년 상장 폐지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교촌이 본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촌의 숨은 미래 청사진 

다만 교촌이 새로운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진 지켜봐야 한다. 무엇보다 수제맥주 시장은 ‘레드오션’에 가까워지는 상황이다. 수제맥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각종 국내외 수제맥주 브랜드의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게다가 경쟁업체인 BBQ도 지난해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잡고 자체 수제맥주 ‘BBQ 비어’ 6종을 출시했다.

 HMR 시장은 더 치열하다. CJ제일제당·하림 등 크고 작은 경쟁자들이 포진하고 있다. 닭고기 HMR 제품을 판매하는 경쟁업체도 적지 않다. 자체 플랫폼인 ‘굽네몰’을 갖춘 굽네치킨이 대표적 사례다. 교촌 측은 “수제맥주 사업은 마진이 높은 편이지만, 제품이 나와도 가맹점이 판매여부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닭고기 HMR의 경우 다른 업체에 위탁 생산하는 브랜드가 많은데, 교촌은 생산과 유통에 모두 특화돼 있어 제품력으로 승부하겠다”고 전했다. 과연 30살 교촌의 새로운 도전은 시장서 통할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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