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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싸는 루이비통 후폭풍
따이공 의존해온 면세업
높아진 체질 개선 필요성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국내 시내면세점 매장 7곳을 철수할 전망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국내 시내면세점 매장 7곳을 철수할 전망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루이비통, 시내면세점서 짐 싼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면세점 업계에 또 하나의 ‘나쁜 뉴스’가 전해졌다. 영국의 면세 전문매체 ‘무디데이빗리포트(Moodie Davitt Report)’는 지난 2일(현지시간) “루이비통이 한국 시내면세점 매장을 철수할 전망이다”면서 “따이공代工(중국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아진 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으로선 따이공 위주로 돌아가는 시내면세점이 고객 타깃이나 이미지 면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로 면세점 매출에서 따이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0%대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70% 수준이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루이비통 측이 철수를 통보해온 건 맞지만 철수 시점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참고: 루이비통의 시내면세점 점포는 롯데면세점 4곳, 신라면세점 2곳, 신세계면세점 1곳 등 총 7곳이다.] 

그렇다면 루이비통이 빠진 시내면세점은 어떻게 될까. 무엇보다 매출엔 큰 영향이 없을 거란 전망이 많다. 면세점 매출 대부분이 따이공이 구입하는 ‘화장품’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기준 루이비통 등을 포함한 명품의 매출 비중은 20% 안팎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루이비통 사태’가 더 큰 위기의 시그널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시내면세점에서 짐을 싸는 루이비통은 2022년까지 중국 공항면세점 6곳을 신규 개점할 계획이다. 이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에 이어 따이공에 의존해온 한국 면세업계로선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중국이 자국 면세산업을 키우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려스러운 징후임에 틀림없다.

익명을 원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꼬집었다. “하이난海南성을 중심으로 면세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엔 중국면세품그룹(CDFG)이 글로벌 면세업계 1위로 올라섰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루이비통까지 중국에 많은 매장을 낸다면 신뢰성까지 얻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면세점들은 생각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국내 면세점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중 하나는 온라인 플랫폼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안승호 숭실대(경영학)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온라인 명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위주인 면세점의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시장이 정상화되는 덴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론 내국인에게 면세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루이비통마저 떠나는 국내 면세업계는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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