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일상 모든 순간이 광고가 되는 그들

인공지능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버추얼 인플루언서까지 등장했다. 사진은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사진=뉴시스]
인공지능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버추얼 인플루언서까지 등장했다. 사진은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사진=뉴시스]

평일 오후 시간, 멋진 배경에서 근사한 옷차림의 그녀가 음식을 먹으며 사진을 업로드한다. 집에 돌아온 후엔 새로 출시된 화장품을 직접 써본 후기와 효능에 대한 게시물을 올린다. 언뜻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녀의 팔로워 수는 50만명을 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녀를 ‘인플루언서’라고 부른다. 

인기 스타들이 차지했던 광고 모델 자리가 인플루언서들에게 넘어오고 있다. 이들은 웬만한 셀럽보다 더 영향력을 발휘한다. 홍보하는 상품의 스펙트럼도 매우 다양하다. 의류부터 운동 기구, 화장품, 심지어 금융상품에 이르기까지 안 다루는 영역이 없다. 

인공지능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버추얼 인플루언서까지 등장했다. TV 광고에까지 진출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의 팔로워는 10만명을 넘은 지 오래다.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와 함께 MZ세대가 소비의 중심이 되면서 더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탄생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신간 「인플루언서」는 디지털 시대의 상징적 인물로 급부상한 인플루언서가 사회에 미치는 장단점과 경제적 효과, 문화적 파장을 다각도로 파헤친다. 그들이 어떻게 ‘관심 경제 시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이끌었고, 그 속에 가려진 그들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저자는 인플루언서를 “2007년 무렵 마케팅 분야에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자신만의 콘셉트로 각종 상품을 홍보하는 콘텐츠(사진ㆍ동영상ㆍ텍스트 등)를 만들어내는 SNS 스타”라고 설명한다. 전 세계 인구 중 인스타그램과 메타(페이스북)의 사용자만 50억명에 다다른다. 국내 인스타그램 월간 순이용자 수도 2000만명에 이른다. 기업뿐만 아니라 지자체, 정부까지 SNS를 통해 소식을 알리고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추세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자는 인플루언서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로 “광고 대상 제품과 자신을 어떻게든 연관시킨다는 점”을 꼽는다. 인플루언서는 해당 제품을 어떻게, 얼마나 유용하게 쓰는지를 최대한 설명해 소비자로 하여금 단순 제품 광고인지 실제 사용 후기인지 구분할 수 없게 만든다. 

과거 광고 모델들은 그들이 실제 그 제품을 이용한단 믿음을 주지 못했지만, 인플루언서는 소비자인 동시에 광고 모델로서의 이중적 역할을 한다. 게다가 이웃처럼 친근한 태도로 팔로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당신도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속삭인다.

이 책은 팔로워들의 ‘좋아요’와 구독으로 부를 쌓아가는 인플루언서의 이면을 객관적으로 짚어본다. 보정과 필터링, 음향효과로 꾸며진 장밋빛 섬네일 뒤의 모습은 어떤지, 친구처럼 일상적 대화를 나누고 댓글로 고민을 주고받는 진짜 이유와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면서 그들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지 인플루언서의 세계를 경제·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분석한다. 

최근 ‘뒷광고’ ‘짝퉁’ ‘가짜 먹방’ 등 인플루언서의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아울러 인플루언서의 콘텐츠가 단순 홍보에서 페미니즘이나 반인종주의 같은 사회·정치적 이슈로 옮겨간 과정과 누구나 큰돈을 벌어 성공하리라고 부추기는 인플루언서들의 행태도 조명해 본다. 

세 가지 스토리

「안녕하세요, 비인간동물님들!」
남종영 지음|북트리거 펴냄 


운 좋은 동물은 다정한 인간의 집에, 운 없는 동물은 비좁은 축사나 번식장에…. 같은 생명인데 처한 환경은 왜 이렇게 다를까.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가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이중적인 두 가치관의 모순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같은 도덕적 딜레마를 풀기 위해 우선 동물들의 분열된 위치를 제대로 응시한다.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모색한다.

「소셜온난화」
찰스 아서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소셜미디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미래를 낙관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연결될수록 세상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결과는 달랐다. 소셜미디어 속 사람들은 충돌하고, 가짜 뉴스와 선전선동이 퍼져나간다. 이 책의 저자는 이를 ‘소셜온난화’라고 명명한다. “소셜미디어는 연결시킬 뿐 책임지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소셜미디어가 만들어내는 미래는 연결·소통·참여의 신세계가 아니라 양극화된 세계라는 지적이다. 

「휴먼 해킹」
크리스토퍼 해드내기ㆍ세스 슐먼 지음|까치 펴냄


사람들은 흔히 해킹하면, 컴퓨터를 이용해 기술을 빼가거나 바이러스를 심는 일을 떠올린다. 그런데 이 책은 인간의 심리와 정신을 꿰뚫어 원하는 것을 손쉽게 얻는 기술 ‘휴먼 해킹’을 소개한다. ‘상대방이 거절할 수 없게 부탁하는 방법’ ‘교묘하게 나를 휘두르는 가스라이팅을 알아채는 방법’…. 휴먼 해킹을 체계화하고 그 훈련법을 강의해온 저자는 실생활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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