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록」
실존적 공허와 절망 속에 찾은 삶의 의미

톨스토이는 오랜 탐구 끝에 무신론에서 신앙으로의 대전환을 이룬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톨스토이는 오랜 탐구 끝에 무신론에서 신앙으로의 대전환을 이룬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을 집필하며 천재 작가로 인정받던 톨스토이는 40대 후반 삶과 죽음, 종교에 의문을 갖는다. 그는 글을 쓴다는 것이 종교를 향한 회의와 실존적 운명에 맞서기에는 너무나 빈약한 대용품이란 사실을 발견하고, 젊은 나이에 얻은 작가로서의 명성과 그것으로 가능했던 부도덕한 생활에 수치스러워했다. 

「참회록」은 톨스토이가 갓 50세를 넘기고 삶의 고뇌와 권태가 엄습했던 시기에 쓰였다. 「안나 카레니나」를 발표한 직후 ‘진리’에 대해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던 그는 이 책에서 위선적으로 살아온 날들과 텅 비어버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이 책은 존재론적 위기와 우울에 시달리던 톨스토이가 살아야 하는 의미와 그 이유의 답을 찾기까지 10여년의 탐구와 추론을 기록한 산문이다. 그는 실천하는 지식인으로서 치열했던 자기고백과 반성, 내적 투쟁으로 가득했던 여정을 이 책에 담았다. 

생의 중반 이미 단란한 가정, 작가로서의 부와 명성 모두를 얻으며 겉으론 행복해 보였지만 정작 그는 삶과 죽음의 신비와 의문에 직면하고 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막막한 의혹은 자살을 고민할 정도로 깊은 절망과 우울에 빠뜨렸다. 

이렇게 청년 시절부터 이어온 병적인 회의 속에서 톨스토이는 방대한 이론과 권위를 파고들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의문은 신과 믿음의 문제였다. 그는 러시아정교의 가르침을 받고 자랐지만 오래전 믿음을 버렸고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불가지론자不可知論者가 돼 있었다. 자신들의 가르침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교회에도 몹시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생명의 힘’으로서의 신앙을,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신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이 책은 무신론에서 신앙으로의 대전환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삶 속 신앙이야말로 견고한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이 시기에 그는 도덕적 필연성과 합리적 그리스도교 윤리를 바탕으로 한 무정부주의, 무저항주의라는 사상적 변환을 이뤘고, 이후 생의 철학자로서 영적 집필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톨스토이는 중년의 우울과 함께 실존적 공허 앞에서 철학과 과학에 매진했다. 쇼펜하우어와 플라톤, 칸트, 파스칼의 저서를 읽으며 성현들에게서 가르침을 구해보려 애썼다. 그러나 학문적 지식은 그에게 답을 주지 못했다. 경험적 지식 또한 세계와 인간 존재의 궁극적 목적이란 문제 앞에 도움이 될 수 없었다. 

톨스토이는 그 답을 민중에게서 찾았다. 지식과 이성으로는 찾을 수 없었지만 민중의 믿음 속에 그 답이 있었던 것이다. 신과 신앙은 그들에게 당연한 진리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신을 안다는 것과 산다는 것은 같다. 신은 곧 생명이다.” 오랜 탐구 끝에 톨스토이는 신앙만이 인류에게 삶의 문제를 풀 수 있는 답을 줬고, 그 결과 삶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결론짓는다. 그는 이후 러시아 정교회와 사유재산제도를 비판하며 종교적 인도주의, 이른바 ‘톨스토이즘’을 일으켰다. 직접 농사를 짓고 금주·금연 등 금욕적인 생활을 하며 빈민구제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세 가지 스토리 

「쓸모 있는 음악책」
마르쿠스 헨리크 지음|웨일북 펴냄


독창적인 음악 테라피를 통해 인간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해온 음악 전문가 ‘마르쿠스 헨리크’. 그는 인류가 음악을 통해 발전했으며, 음악을 통해 더 나은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음악의 쓸모’를 파헤치고, 음악의 영향력 방식을 살핀다. 나아가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창의력을 자극하는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음악 사용법도 소개한다. 

「하버드는 학생들에게 행복을 가르친다」
탈 벤 샤하르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행복을 설파하는 하버드 명강의를 책으로 만난다. 제대로 된 목표 설정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하고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불행해지기 쉽다. 반대로 목표를 너무 낮게 설정해도 재미가 없을뿐더러 자신의 잠재력을 부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목표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정해야 할까. 이 책은 목표 설정부터 실천 방법까지 당장 행복해지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뭐지? 뭐지!」
하오 슈오 지음|북멘토 펴냄


어느날 정글에 누군가가 책 한권을 흘린다. 이 책을 정글에 사는 이상한 존재가 집어 들었다. “뭐지? 뭐지!” 책 속에는 정글에서 위험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들이 적혀 있다.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정글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다룬 동화책이다. 톡톡 튀는 상상력으로 주목받는 프랑스 작가 하오 슈오는 이 책으로 2021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 스페셜 멘션에 선정됐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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