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현대 건축의 만남」
신축 뮤지엄이 문화유산과 공존하는 법

세계문화유산 옆에 건축물을 지을 때는 주변 경관을 고려해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문화유산 옆에 건축물을 지을 때는 주변 경관을 고려해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은 역사적·미적 가치가 인정돼 관리·보호·보존해야 하는 유산을 말한다. 그렇기에 세계문화유산 옆에 새로 짓는 건축물은 과거 유산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아야 할 막중한 의무를 지닌다. 

하지만 문화재급 고전 건축물 가까이에 신축 건물을 지어 조화를 이루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고전적 환경의 보존’이란 명분 아래 새로운 시도가 거부되는 일이 숱해서다. 전통적 이미지를 고수하려는 단순 의지가 과거와의 공존을 추구하려는 현대 건축물의 의욕을 꺾거나, 각종 심의 과정에서 처음의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역사와 현대 건축의 만남」은 세계문화유산과 주변에 지은 신축 뮤지엄의 관계를 조명한다. 왜 그 장소에 지어졌는지, 이웃한 유네스코 세계유산과는 어떻게 공존을 모색하는지, 현대 건축물로서 정체성은 어떻게 지켜가는지를 고찰한다. 특히 역사적 환경이 잘 보존되고 있는 대륙이자 서구문화의 집산지인 유럽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가에 중점을 두고 살펴본다.

세계문화유산 옆에 건축물을 지을 때는 주변의 경관을 고려해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 자칫 문화유산의 경관과 지형을 해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도 취소될 수 있어서다. 저자는 여러 건축 유형 중에서도 뮤지엄에 주목했다. “뮤지엄은 문화와 예술에 헌정된 건축 유형으로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옆에 새롭게 들어서는 데 유리하고 건축적 제안에서도 유연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이 책에 소개된 현대 뮤지엄 11곳은 역사에서 가치를 찾고 현실에서 방법을 찾았다. 위대한 과거 옆에 겸허하게 자리를 지키면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저자는 “고전과 역사, 전통을 대하는 신축 뮤지엄의 열린 자세와 다양한 시도는 과거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현대인이 본받을 자세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책은 크게 2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의미를 알아보고, 고전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유럽에서는 문화유산과 현대 뮤지엄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살핀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아를의 고대 로마 및 로마네스크 유적 등 세계유산 8곳의 문화재에 신축된 아를 고대사박물관, 국립 알타미라 뮤지엄 및 연구센터, 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비롯한 11곳의 건축물을 상세히 조명한다. 

2장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인근의 신축 뮤지엄들이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조화를 모색하는 방안을 알아본다. 주변 세계유산을 배려한 뮤지엄들을 ‘겸양, 동조, 대비, 앙망’ 4가지로 분류해 설명한다. 아울러 유네스코 세계유산과의 공존을 추구한 뮤지엄들이 현대 건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찾아가는지도 분석한다. 

2019년 화재까지 몇 세기에 걸쳐 수난을 겪고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개조 역사, 구노와 모파상 등 일부 예술가들의 반대로 건축 당시부터 논란이 돼온 에펠탑이 프랑스 상징이 돼 대중의 사랑을 받기까지의 이야기 등 세계유산에 얽힌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가득하다. 

세 가지 스토리 

「백만장자와 승려」
비보르 쿠마르 싱 지음|다산초당 펴냄 


‘행복한 사람’을 정의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부자가 돼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녀야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백만장자와 승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전달한다. 물질적 풍요가 주는 행복과, 아름다운 자연과 여유 있는 삶이 주는 정서적 행복 모두를 다룬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돌보는 마음」
김유담 지음|민음사 펴냄


한번 시작된 ‘돌봄’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의무와 노동으로 이어진다. 특히 전세계를 위협한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 위기는 돌봄 노동의 책임과 의미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이 책은 돌봄 노동을 홀로 감내하는 각계각층의 여성에 주목했다. 집, 병원, 직장 등 우리 사회 돌봄 현장 곳곳을 살핀다. 청소년과 노년, 전업주부, 감정 노동  종사자 등 다양한 시선으로 돌봄의 현실과 마음을 펼쳐 보인다.


「농지는 부동산이 아니다」
신명식 지음|새빛 펴냄


‘농민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가’ ‘어떻게 농사지을 땅을 확보할 것인가’…. 이 책은 이런 질문들에서 시작했다. 과거 농민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농산물을 파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농민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땅 구하기’다. 어렵게 땅을 구하고 농사를 시작해도 농민 기본 소득 보장을 위한 장벽이 농민을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쌀값 직불금부터 농지값 임차료, 농민 기본소득 등  현장에 산적한 문제를 짚어 본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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