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서비스직 직장인의 재무설계
이직 기간 길어질 때 대비해야

요즘 젊은 직장인에게 ‘평생직장’ 따윈 없다. 좋은 조건을 위해, 혹은 적성이 안 맞으면 직장을 옮기는 게 그들에겐 더 자연스럽다.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는 김가은(가명·34)씨도 새로운 분야로 이직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김씨는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려 한다. 문제는 그의 소비습관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이직 과정을 버틸 수 있는 자금은 미리미리 모아두는 게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직 과정을 버틸 수 있는 자금은 미리미리 모아두는 게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20~30대 직장인들은 회사를 옮기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년 내에 여러 번 이직하는 ‘잡호핑(Job-Hopping)족’이란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이직은 젊은층 사이에서 트렌드가 됐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최근 20~30대 직장인 1724명에게 ‘스스로를 잡호핑족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본 결과, 전체의 38.8%가 ‘그렇다’고 답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서비스직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가은(34)씨도 이직을 계획하고 있다. 업무가 자신의 적성과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인데, 고민 끝에 김씨는 아예 다른 직종의 일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손재주가 좋은 김씨는 개인 자격증만 따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네일아트나 가죽공예 자격증을 알아보고 있다.


경력을 쌓으면 네일숍이나 공방을 만드는 게 그의 새 꿈이다. 이를 위해 김씨는 세가지 재무목표를 세웠다. 1순위는 주거독립자금 1억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김씨는 독립해서 혼자만의 공간에서 지내길 바란다.

2순위는 새로운 직업 준비를 위한 종잣돈 3000만원을 5년 안에 모으는 것이다. 이 자금은 자격증 취득을 위한 수강료 등에 활용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3순위는 결혼자금 3000만원 모으기다. 결혼을 약속한 이가 있거나 명확한 결혼계획이 있는 건 아니지만, 30대인 만큼 결혼자금은 준비해서 나쁠 게 없다고 판단했다.


Q1 지출구조

김씨의 월소득은 210만원이다. 연간 상여금은 100만원씩 받는다. 소비성지출은 통신비 9만원, 용돈 40만원, 교통비·유류비 6만원, 건강·문화생활비 11만원, 카드할부금 50만원 등 116만원이다. 여기에 의류비·부모님 용돈·운동비용 등으로 나가는 금액이 1년에 290만원이다. 월평균 24만원씩 쓰는 셈이다.

계산하면 소비성지출은 총 140만원이다. 금융상품 가입 내역은 적금 73만원으로 액수는 꽤 크지만 단출했다. 이렇게 김씨는 총 213만원을 쓰고 3만원 적자를 보고 있었다.

Q2 문제점


무주택자인 20~30대 싱글은 월소득의 50%를 저축하는 게 바람직하다. 내집 마련은 물론이고 결혼자금 등 목돈이 빠져나갈 재무 이슈가 적지 않아서다. 하지만 김씨의 저축액은 월 73만원(적금)으로, 평균치(105만원·월소득 50% 가정)보다 적은 편에 속한다. 전세자금대출이나 학자금대출, 월세 등 고정비용을 꼬박꼬박 지출하는 일반적인 싱글들과 비교하면 더 그렇다.

아쉽게도 김씨에겐 나쁜 소비습관도 있다. 그는 매월 카드할부금만 50만원을 갚고 있는데, 충동적으로 옷을 사거나 미용실에서 자주 케어를 받기 때문이다. 할부금만이 아니다. 문화생활비(11만원)에도 적지 않은 돈을 쓴다. 김씨는 “평소 근무만족도가 낮다 보니 영화·뮤지컬을 보거나 옷을 사야만 스트레스 풀린다”고 털어놨다.

이유야 어찌 됐든 지금 저축으론 김씨가 세웠던 목표 3가지를 달성하긴 불가능하다. 불필요한 지출을 확 줄이고, 목표에 걸맞은 은행상품과 투자상품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신용카드 할부에 기대지 않고도 가계부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Q3 해결점

먼저 김씨에겐 비상금 통장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언급했듯 김씨의 비정기지출은 1년 기준으로 290만원인데, 비상금 통장은 이 금액을 감당하는 용도로 쓰기로 했다. 비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여금 100만원을 여기에 저축할 예정이다. 남은 190만원은 월급에서 15만원씩 이체하는 방식으로 충당한다. 그러면 비정기지출(월 24만원)은 가계부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아울러 지출을 확 줄이기 위해 김씨에게 신용카드 지출(50만원)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동적으로 의류비와 미용비를 지출하는 것을 자제하고, 앞으로는 비상금 통장에 저축한 금액 이내에서만 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쓰면서 지출을 조절할 예정이다. 이렇게 김씨는 비정기지출(24만원), 신용카드 할부금(50만원) 등 74만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새로 생긴 지출인 비정기지출(월급 이체 15만원)과 적자(3만원)를 빼면 김씨가 활용 가능한 자금은 56만원이다.

이제 저축을 늘려보자. 먼저 적금을 월 73만원에서 90만원으로 늘렸다. 내집 마련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최소한의 보험으로 2만원씩 주택청약종합저축에도 자동이체한다.

사업 준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7만원씩 적립식펀드에도 납입한다. 김씨는 주식을 잠깐 한 게 재테크 경험의 전부다. 주식과 다르게 적립식펀드는 월 1만원으로도 종목별 매수가 가능하다. 따라서 단기간에 다양한 종목별 경험을 쌓을 수 있으므로 김씨에게 유용할 것이다.

김씨의 재테크 경험을 고려해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인 부동산펀드와 금펀드의 비중을 높여서 적립식 펀드를 구성했다. 마지막으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개인연금에 20만원씩 납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김씨는 새출발을 위한 준비를 모두 끝마칠 수 있었다.

글=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PB 팀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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