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횡령 사건 점입가경
나영호 롯데온 대표 | 취임 1년 뼈아픈 성적표

# “마치 양파처럼 까도 까도 비리가 또 나온다.” 우리은행 직원 A씨의 횡령 사건을 두고 나오는 말이다. 금감원의 검사결과, A씨의 횡령금액은 종전보다 82억여원이 늘어난 697억3000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금감원의 칼끝이 손태승(63) 우리금융그룹 회장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마치 장벽을 만난 듯 갖은 전략을 써봐도 통하지 않는다.” 최근 새벽배송에 이어 바로배송까지 중단을 선언한 롯데온을 두고 나오는 말이다. 일부 지역에선 ‘당일배송’ 서비스도 중단했다. 지난해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사업 활성화라는 과제를 안고 영입된 나영호(54) 롯데온 대표로선 뼈아픈 실적이다. 이번 Weekly ceo에선 손 회장과 나 대표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8년간 700억원에 가까운 거액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지만 내부통제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우리은행 차장급 직원 A씨가 614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알려진 건 지난 4월이다. 당시 A씨는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6년에 걸쳐 614억원의 은행돈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A씨의 횡령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A차장이 처음 횡령을 저지른 건 2012년 6월이었다. 횡령 건수는 8건으로 횡령 금액은 614억5000만원보다 82억8000만원 늘어난 697억3000만원에 달했다. 마지막 횡령은 2020년 6월 30일이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A씨가 같은 부서에서 10년 이상 근무했지만 한번도 업무 적정성 평가를 하지 않았다. 아울러 A씨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13개월간 무단결근한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외부기관에 파견을 간다’는 A씨의 말만 믿고 이를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징계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 “은행법, 지배구조법, 일반적인 검사규정 등 적용되는 법규에 따라서 관련자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며 “사고자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담당 팀장, 그 위의 임원, 최종적으로는 은행장과 회장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22일 금감원과의 DLF 징계 취소 행정소송(2심)에서 이긴 손 회장에게 또다시 징계 리스크가 발생한 셈이다. 손 회장은 이번 횡령 사건 리스크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우리은행 =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우리은행은 횡령 사건으로, 롯데온은 실적 부진으로 늪에 빠졌다.[사진=뉴시스, 롯데온 제공]
우리은행은 횡령 사건으로, 롯데온은 실적 부진으로 늪에 빠졌다.[사진=뉴시스, 롯데온 제공]

[나영호 롯데온 대표] 

“우수한 농특산물을 고객에게 소개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강화해나겠다.” 나영호 롯데온 대표가 경상북도와 농특산물 판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롯데온은 경북의 우수한 농특산물을 발굴하고 판로 개척을 지원해 농가 소득 증대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롯데온은 강원도, 중소유통센터 등과도 협력해 우수 농가의 상품을 발굴‧소개해오고 있다. 나 대표가 롯데온의 경쟁력을 신선식품에서 찾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나 대표의 전략은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신선식품 장보기 수요를 겨냥해 운영해온 ‘새벽배송’ ‘바로배송(1~2시간 내 배송)’ 서비스가 줄줄이 축소되고 있어서다. 롯데온은 지난 4월 새벽배송 서비스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7월 들어 바로배송 운영 점포를 30개에서 20개로 줄였다. 롯데온이 새벽배송을 중단하면서 “‘바로배송’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지 3개월여 만이다. 소비자 수요 확보에 실패한 데다 비용 부담까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 28일부터는 거제시‧동두천시‧양주시 등 일부지역에서 ‘당일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고 ‘택배배송’으로 전환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과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일부 지역의 바로배송‧당일배송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나 대표가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사업 활성화라는 과제를 안고 영입(2021년 4월 취임)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뼈아픈 대목이다. 문제는 롯데온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사이 쿠팡 등 경쟁사의 입지만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과연 나 대표는 어떤 복안을 갖고 있을까.


롯데온 =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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