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비대증 첫번째 이야기
징조는 빈뇨, 요실금, 잔뇨감

자! 몇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요즘 갑자기 소변을 보는 횟수가 늘었는가. 소변을 참기 힘들어 실금한 적이 있는가. 또 소변을 다 봤는데도 잔뇨감 때문에 시원하지 않은가. 이는 남자라면 피해 갈 수 없는 고민, 전립선 비대증의 징조들이다. 혹자는 ‘전립선 비대증은 나이 든 사람만 걸리는 질환 아닌가’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40대부터 신경 써야 할 대표적인 전립선 질환을 2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화장실 가는 빈도가 잦아졌거나 잔뇨감이 있다면 전립선 비대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화장실 가는 빈도가 잦아졌거나 잔뇨감이 있다면 전립선 비대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40대 직장인 김건강씨는 1년여 전부터 잔뇨감에 시달린다. 이전보다 소변을 자주 보는데, 소변 줄기가 가늘어진 데다 시원하지도 않다. 이런 건강씨에게 친한 직장 동료가 물었다. “너, 전립성 비대증 걸린 거 아니야?” 건강씨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았다. 전립선 비대증은 나이 든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질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전립선 비대증은 건강씨의 생각처럼 고령층에만 발병하는 질환일까. 그 답을 하나씩 살펴보자. 

전립선은 호두 크기의 기관이다. 방광 바로 아래에 있고, 요도를 둘러싸고 있다. 여기서 분비되는 전립선액은 정액을 만드는 데 필요하며, 다량의 아연이 함유돼 있어 살균작용을 한다.

전립선의 역할은 쉽게 말해 ‘고환의 수문장’이다. 목에 있는 편도선이 위장 등 소화기관에 잡균이 침투하는 걸 막아주는 것과 마찬가지 역할이다. 실제로 전립선 덕분에 요도를 통해 웬만큼 잡균이 들어와도 방광염이 생기지 않는다.  

사실 건강씨에게 찾아온 듯한 ‘전립성 비대증’이 고령층에서만 발생하는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40세가 지나면 전립선이 커지기 시작한다. 전립선 비대증이라 불릴 만한 상태가 되면 요도를 압박해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잔뇨감이 생긴다.

전립선 비대증은 대개 생명을 위협할 만한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최근 흐름은 또 다르다. 주로 전립선을 감싸고 있는 외피에 생기는 전립선암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미국에서는 남성 암 환자 3명 중 1명이 전립선암 환자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에 비해 전립선암 환자가 적긴 하지만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로 전립선암은 한국 남성에게서 4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인데, 발생자 수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암 발생자 수는 2005년 3764명에서 2019년 1만6803명으로 14년 새 4.5배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한발 더 나아가 2040년 국내 전립선암 사망자 수가 7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8년 국내 전립선암 사망자 수(2000여명)보다 3.5배나 많은 추정치다. 

이쯤에서 전립선 비대증의 자가 진단법을 소개한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반복적이거나 복수로 나타나면 전립선 비대증일 확률이 높다. 

1. 갑자기 배뇨 횟수가 크게 늘어났다 
2. 오줌을 참기 힘들어 실금한 적이 있다
3. 누고 싶지만 좀처럼 오줌이 나오지 않는다 
4. 오줌 줄기가 약해졌다 
5. 소변이 끝났는데도 잔뇨감이 생긴다 


이처럼 갑자기 화장실을 가는 빈도가 잦아졌거나 소변 누는 게 순조롭지 않게 느껴진다면 나이가 젊더라도 전립선 비대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전립선 비대증을 방치해 상태가 악화하면 소변을 눌 생각이 없는데도 오줌이 흘러나와 속옷을 적시는 경우까지 생긴다.

전립선 비대증은 치료를 게을리 하면 서서히 진행되는 질병이다. 증상이 생기면 나이 탓으로 돌리지 말고 조기에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광에 오줌이 남아있을 경우 방광결석이나 요로감염증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고령자의 경우, 오줌을 누고 싶어도 오줌이 나오지 않는 요폐尿閉 증상이 생기면 생명을 앗아가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배뇨에 문제를 느낀다면 증상이 악화하기 전에 비뇨기과를 찾아가는 게 현명하다. <다음호에 계속>


김국진 더스쿠프 편집위원
bitkuni@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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