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비대증 두번째 이야기
전립선암과 비대증 엄연히 달라
전립선암 초기 증상 거의 없어
배뇨 시 통증 있다면 점검해봐야

증상도, 통증도 없다. 3기가 될 때까지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례가 숱하다. 조기에 발견하면 무섭지 않은 전립선암은 그렇게 ‘무서운 질병’이 된다. 소변을 눌 때 불편하거나, 소변이나 정액에 ‘피’가 섞여 있다면 전립선암을 한번쯤 의심해봐야 하는 이유다. 40대가 신경써야 할 전립선 질환 그 두번째 편이다. 

소변을 볼 때 불편을 느끼거나 하혈 증상이 있을 경우 전립선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소변을 볼 때 불편을 느끼거나 하혈 증상이 있을 경우 전립선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엊그제 술 한잔을 거하게 걸친 40대 김건강씨. 무리를 해서인지 건강씨는 밤이 지나도록 갈증에 시달렸다. 한껏 무거워진 몸을 일으켜 화장실을 찾은 건강씨는 깜짝 놀랐다. 소변에서 피가 보였기 때문이다. 어찌 된 일인지 소변을 볼 때 따끔거리는 현상도 있었다. 

얼마 전 전립선 비대증이 의심된다는 판정을 받은 건강씨는 걱정이 하나 더 생겼다. 그건 전립선암이었다. 전립선암은 전립선 비대증과 함께 40대 이후 남성이라면 조심해야 할 질병 중 하나다.

전립선암은 남성 호르몬과 연관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 전립선암의 발생 확률도 높아진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려 조기 발견하면 비교적 치료하는 게 쉽다. 그러나 초기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초기 전립선암은 어떤 증상을 보일까. 가장 먼저 소변 누기가 힘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통증을 느낀다. 오줌이나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암이 진행하면 엉덩이나 허리뼈 등으로 전이되면서 뼈 통증(骨痛)을 일으킨다.

많은 이가 ‘전립성 비대증이 전립선암으로 변하는 것 아니냐’고 묻곤 하지만, 그렇진 않다. 전립선 비대증은 내선內線(요도를 둘러싼 부분), 전립선암은 외선外線(요도에서 떨어진 부분)에서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따라서 전립선 비대증이 있다고 해서 전립선암으로 진행될 것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 

전립선암은 수술요법, 방사선요법, 호르몬요법(내분비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전문가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 여기선 대략적인 치료 방법 정도만 소개하려 한다. 

진행 초기인 12기에는 근본적인 완치를 전제로 치료한다. 암의 진행 속도가 느린 70세 이상의 고령자라면 치료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술이나 치료에 수반하는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서다. 정기적으로 전립선 특이항원검사(PSAProstate Specific Antigen)를 받으면서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다.

몸 상태가 좋은 70세 이전의 환자에겐 주로 전립선을 통째로 들어낸 다음 방광과 요도를 실로 이어주는 전립선 전적출술을 실시한다. 

3기는 암이 전립선의 피막을 넘어 진행되는 단계로 1
2기에 비해 완치 확률이 훨씬 떨어진다. 3기에는 일반적으로 방사선요법과 호르몬요법을 단독 또는 병행해 치료한다. 수술을 하더라도 시술 전에 호르몬요법으로 종양의 크기를 줄이거나 수술 후에도 방사선요법 또는 호르몬요법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4기는 정낭精囊(정액 주머니)과 인접한 조직으로 암세포가 침입하거나 림프절 또는장기로 전이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선 호르몬요법으로 전신 치료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호르몬요법은 약물을 통해 남성 호르몬의 분비와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전립선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암세포가 전이돼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신경이 마비된 환자에겐 방사선요법 등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1기 전립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00%에 육박한다. 전체 전립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도 94%에 달한다. 그만큼 전립선암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무섭진 않다. 하지만 4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0% 이하로 떨어진다.

전립선암 환자는 암세포의 증식을 막기 위해 호르몬요법으로 치료를 받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립선암 환자는 암세포의 증식을 막기 위해 호르몬요법으로 치료를 받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언급했듯 전립선암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어 3기 이후에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낭패를 보는 이들도 숱하다. 이 때문에 전립선 특이항원검사 PSA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전립선암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최선의 길이다. <다음호에 계속>

김국진 더스쿠프 편집위원
bitkuni@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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