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生 스몰캡|접착제 전문업체 아셈스
세계 최초 기술 다수 보유
친환경 접착제 수요 증가 수혜

최근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친환경’이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체에 무해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최근 접착제 전문개발업체 아셈스가 투자자들의 관심 종목으로 떠오른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이 기업은 이른바 ‘3무無 제품’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최근 지구환경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신발 업계에도 친환경 열풍이 불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지구환경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신발 업계에도 친환경 열풍이 불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패션은 신발에서 완성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신발이 단순한 기능성 제품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패션 아이템의 ‘끝판왕’답게 신발은 유행에 민감하다. 업체들이 해마다 계절마다 새로운 디자인의 신발을 줄줄이 론칭할 정도다.

그래서인지 시장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IMARC)에 따르면, 세계 신발 시장 규모는 2246억 달러(303조원·2021년 기준)에 달한다. 여기서 매년 4%씩 성장해 2027년엔 2882억 달러(38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차별화된 소재·디자인을 뽐내며 해마다 무수한 양의 신발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중엔 바뀌지 않는 것도 있다. 신발에 쓰이는 접착제다. 서로 다른 원단을 붙여주는 역할을 하는 신발 접착제는 수십년간 별다른 변화 없이 쓰여왔다. 접착제에 유독성 원료가 함유돼 있거나 접착 과정에서 환경오염물질을 만들더라도 큰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친환경이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면서 접착제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환경 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제품을 원했고, 이에 따라 친환경 접착제를 쓰려는 기업들도 늘어갔다.

이런 시장의 흐름을 이해한다면 국내 접착제 전문업체인 ‘아셈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2003년 설립된 이 회사의 주력 상품은 무無용제 타입의 ‘필름형 접착제’다. 무용제는 다른 물질을 녹이거나 희석하는 데 사용하는 화학물질인 ‘용제(시너·Thin ner)’가 없는 접착제다. 따라서 인체에 무해하며 화재나 폭발 사고의 위험이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같은 필름형 접착제로 아셈스는 두가지 원단을 붙인 합포(라미네이팅)와 코팅 원단을 개발하고 있다. 합포 기계도 자체 제작해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진입장벽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접착제 관련 기업 중에선 드물게 접착 기술부터 원단 가공까지의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접착필름이 전체의 73.0%로 가장 많고, 자동차 선루프원단(17.5%), 라미네이팅 사업(7.6%)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아셈스의 투자포인트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아셈스의 뛰어난 기술력이다. 접착제 가공과 설비와 관련해 국내 특허 70건, 해외 특허 9건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은 2005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無이형지 접착필름’이다.

이 제품은 종이(이형지) 없이 잘라 쓰는 방식으로 접착 후 폐종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무이형지 접착필름은 개발 후 태광실업·창신·화승엔터프라이즈 등에 납품돼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나이키·아디다스의 신발 인솔(발과 직접 닿는 부분)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2017년엔 세계 최초로 무無수염색사(Wa terless Dyeing Yarn)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제품의 장점은 물을 쓰지 않고 진공에서 고온으로 염색해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환경·비용 문제로 담수 사용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글로벌 스포츠웨어 기업과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향후 자동차 내장재·의류 자수·재봉 등 다양한 분야에 이 제품을 적용하겠다는 게 아셈스의 목표다.

아셈스의 ‘세계 최초’는 이뿐만이 아니다. ▲열전사 필름 ‘글리터 시트’ ▲유연성과 통기성이 향상된 접착 원단 ‘U-web’ ▲잉크를 소재에 침투시켜 염색하는 ‘오로라(AU RORA) 프린팅’ 등을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 아셈스는 이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부터는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투자 포인트는 환경 규제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외 기업들이 너나 없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도입하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무용제 필름·무이형지 접착필름·무수염색사 등 3무無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아셈스의 ‘친환경 행보’는 강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셋째는 이 회사가 접착필름을 기반으로 의류·자동차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아셈스는 2013년부터 자동차용 선루프 원단을 생산하고 있는데, 현재 펠리세이드(현대차)·텔루라이드(기아)· GV80(제네시스)에 적용돼 있다. 주로 1차 공급사를 통해 현대차·기아에 납품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엔 자동차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코오롱글로텍과 협업도 성사됐다. 코오롱글로텍은 헤드라이너(자동차 실내 천장에 부착되는 덮개)의 원단을 접착하는 데 아셈스의 접착필름을 사용하고 있다. 아셈스는 향후 바닥재·카시트에도 접착필름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런 아셈스의 실적은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다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340억원) 대비 23.5% 증가한 42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8억원에서 61억원으로 27.0% 증가했다.

올 2분기엔 누적 매출 264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실적의 3분의 2를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아셈스의 매출·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셈스가 세계에서 통하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점, 친환경 접착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 빠르게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종목으로서의 매력은 충분해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아셈스의 올해 예상 매출은 580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으로 실적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종현 하이투자증권 대구WM 과장
rangers79@naver.com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I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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