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後 업종 분석➋ 반도체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반도체 산업은 멈칫하지 않았다. 산업의 현재는 여전히 호황이고, 미래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인력 유출이 대표적인데, 코스닥 기업으로선 풀기 어려운 문제다. 반도체 업계에 떠있는 태양의 이면엔 짙은 그림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거다. 

코스닥 반도체 기업의 평균연봉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사진=뉴시스]
코스닥 반도체 기업의 평균연봉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사진=뉴시스]

2017년 슈퍼사이클(Super cycle·대호황)을 맞이한 반도체산업은 여전히 한국경제를 이끄는 버팀목이다. 그런 반도체산업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울고 웃었다. 공장 곳곳이 봉쇄되며 생산에 차질을 빚기 일쑤였고, 트럼프 행정부 시절엔 미국이 중국 SM IC를 제재한 영향으로 반도체 대란이 일기도 했다.

반면 공급망 이슈 탓에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면서 반도체 가격이 치솟았고, 덕분에 관련 기업의 매출은 늘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5950억 달러(약 731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6.3% 성장했다. 국내 반도체시장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약 90조원)와 SK하이닉스(약 45조원)도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1위, 3위 자리를 차지하며 위상을 확인했다.

그렇다고 대기업만 호황기를 보내고 있는 건 아니다. 코스닥 100대 기업(8월 26일 시가총액 기준)을 보면 그중 17개가 반도체 관련 기업이다.[※참고: 반도체 장비·소재·부품·기계를 모두 반도체 업종에 포함했다.] 

그래서일까. 반도체 기업들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평균근속연수가 늘었다. 2018년엔 17개 기업 평균근속연수가 5.25년이었는데, 3년 만에 약 1년(0.97년) 더 늘어 6.22년으로 집계됐다. 100대 기업 평균보다 긴 셈이다. 2021년 기준, 평균근속연수가 가장 긴 기업은 동진쎄미켐(8.40년)이다. 서울반도체(8.20년), 이오테크닉스(7.91년) 근속연수도 코스닥 100대 기업 평균(5.16년)을 웃돈다. 

평균연봉도 2018년 5446만원에서 2021년 6632만원으로 1177만원 늘었다. 이 역시 코스닥 100대 기업 평균연봉(6605만원)보다 높다. 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격차는 여전히 크다. 두 업체의 평균근속연수는 10년이 넘고, 연봉 역시 1억원이 넘는 삼성전자(1억4400만원), SK하이닉스(1억1520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코스닥 반도체 기업들이 맘 편히 웃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에 속도를 내면서 수출 실적이 예전 같지 않은 게 첫번째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26개월만에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75억 달러(약 10조원)를 들여 톈진 공장을 새로 짓고 있어 이를 견제해야 한다. 

두번째 고민은 인력난이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인력 유출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정부에서 반도체 학과를 늘리겠다고 나설 정도다. 반도체산업에 뜬 태양의 이면엔 그늘도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