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건강 위협하는 빈혈
탄수화물·철분 등 고루 섭취해야
갑자기 찾아오는 빈혈 예방 가능

다이어트 열풍 탓에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이들이 많다. 살을 빼려는 이들에겐 일견 타당한 전략일지 모르겠지만,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다름 아닌 빈혈이다.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주역 격인 탄수화물을 줄이면 ‘빈혈’이란 얄궂은 녀석을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오늘은 빈혈 이야기를 해보자.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 빈혈이 생기기 쉽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 빈혈이 생기기 쉽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얼마 전까지 허리 때문에 고생했던 40대 직장인 김건강씨는 요즘 살을 빼고 있다. 늘어난 체중이 허리 근육을 짓눌렀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약간 창피함을 느낀 건강씨는 ‘살이 쭉쭉 빠진다’는 유산소운동, 그중에서도 조깅을 택했다.

그런데 웬걸, 이번엔 다른 문제가 터졌다. 조깅에 나선 첫날 몇걸음 달리지도 않았는데, 머리가 어지러워 그 자리에 푹 쓰러져버렸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빈혈’ 탓이었는데,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던 건강씨는 또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그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빈혈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감소해 생기는 질병이다. 적혈구에 포함된 색소인 헤모글로빈은 철을 함유한 단백질로 이뤄져 있는데, 몸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달리는 중 근육은 다량의 산소를 필요로 한다. 이때 헤모글로빈이 감소하면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져 피로감이 빨리 찾아온다. 

운동 중 발생하는 빈혈은 ‘희석성稀釋性 빈혈’과 ‘운동성運動性 용혈성溶血性 빈혈’ 등 두가지다.

희석성 빈혈은 순환 혈장량血漿量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인 빈혈이다. 갑자기 운동을 시작할 때 사람의 몸은 신체의 말단까지 혈액을 잘 보내기 위해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을 늘린다.

이에 비해 헤모글로빈의 양은 곧바로 증가하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헤모글로빈 농도가 낮아져 빈혈을 유발한다. 희석성 빈혈은 일시적인 것이므로 특별한 대책이 필요 없다. 

운동성 용혈성 빈혈은 장시간 심한 운동으로 적혈구가 파괴돼 혈색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일어난다. 적혈구 수명은 보통 120일 정도인데, 골수에서 새로 만들어져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파괴된 적혈구 수가 새로 만들어지는 적혈구 수를 웃돌면, 혈액 속 적혈구가 적어져 빈혈을 초래한다. 운동성 용혈성 빈혈은 단백질 권장량의 2배 정도를 섭취하면 예방할 수 있다. 

빈혈,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그럼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선 어떤 생활습관을 가져야 할까. 일단 운동하기 전에 충분한 에너지를 보충하는 게 좋다. 보통 빈혈 예방이라고 하면 철분을 떠올리지만, 더 중요한 건 충분한 에너지 섭취다.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주역은 탄수화물이다. 요즘처럼 다이어트 열풍 때문에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면 운동을 위한 에너지는 물론, 생명 유지를 위한 에너지조차 부족해진다. 그러면 인체는 체내 단백질을 분해해 에너지로 활용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근육이 약해지고 헤모글로빈 합성을 위한 단백질도 부족해진다.
 
결과적으로 체내에 아무리 많은 철이 들어와도 헤모글로빈을 만들 수 없다. 이 때문에 빈혈 예방의 최우선 과제는 충분한 에너지 섭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을 보충하는 건 그다음이지만, 이 역시 중요하다.

소고기의 붉은 살은 철이 함유돼 있어 섭취하면 빈혈 예방에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고기의 붉은 살은 철이 함유돼 있어 섭취하면 빈혈 예방에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품에 포함된 철은 ‘헴철’과 ‘비헴철’이 있다. 헴철은 주로 동물성 식품에 포함돼 비교적 쉽게 흡수된다. 반면 비헴철은 주로 식물성 식품에 포함돼 흡수가 어렵다.

빈혈 예방을 위해선 헴철을 많이 포함한 간, 소고기의 붉은 살, 가다랑어, 참치 등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비헴철은 흡수를 높이는 단백질, 비타민C와 함께 섭취하는 게 좋다. 

다만, 철의 흡수율은 체내에 있는 철의 양에 따르다. 저장 철량이 많으면 흡수율이 낮고, 적으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신체가 체내 철의 양을 엄격하게 제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비헴철은 체내 저장 철량뿐만이 아니라, 어떤 영양소와 함께 섭취하느냐에 따라서도 흡수량이 달라진다. 참고하면 좋다.

김국진 더스쿠프 편집위원
bitkuni@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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