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감소로 내리막길 걷던 주가
올해 들어 다시 10만원대 회복
구조조정 전문가 ‘구창근 효과’
조직개편 단행하고 직급 단순화
인력 감축이나 구조조정 징후인가
내부 임직원 불만 해소는 난제

CJ ENM의 주가가 올해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CJ ENM의 주가가 올해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CJ ENM 주가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8만3800원에 거래를 시작했던 이 회사 주가는 올해 1월 26일 10만8800원에 마감했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29.83%, 불어난 시가총액은 5789억원에 달했다. 26일 장중엔 11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주가가 지난해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걸 고려하면 반전에 성공한 셈이다. 반등 이유는 공교롭게도 실적이 아니다. CJ ENM의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30.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0% 감소하면서 반토막이 났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하면서 제작비가 늘어난 데다 1조원을 베팅한 글로벌 스튜디오 피프스시즌이 아직 적자를 내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4분기 실적 전망이 밝은 것도 아니다. CJ ENM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이익(296억원)과 견줘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탄 배경엔 CEO 교체 이슈가 있다. CJ그룹은 지난해 10월 말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를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구 대표는 그룹 내에서 재무통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힌다. 2017년 CJ푸드빌 대표에 오른 구창근 대표는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해 매각했고, 2018년 CJ올리브영의 조종간을 잡은 뒤엔 부진했던 중국 사업을 정리했다. 굵직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구 대표의 경력을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실제로 구 대표는 올해 들어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조직을 개편했다. 기존 9개 본부 체제에서 5개 본부 체제(영화드라마사업본부ㆍ예능교양사업본부ㆍ음악콘텐츠사업본부ㆍ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ㆍ글로벌사업본부)로 통합했다. 국장 직책을 없애면서 직무체계도 단순화했다. 

[사진 | CJ ENM 제공, 자료 | 금융감독원]
[사진 | CJ ENM 제공, 자료 | 금융감독원]

다만 조직개편에 따른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정리해야 하는 건 숙제다. CJ ENM 측은 조직을 개편한 이유를 “신속한 시장 대응과 전략 실행력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변화가 인력 감축이나 추가 구조조정을 시사하는 건 아니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증권가의 시선은 다르다. 구 대표의 전례를 보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거나 적자 사업부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이기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표 교체에 따라 강도 높은 사업ㆍ인력 구조조정이 올해 안에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신임 경영진의 구조조정’을 CJ ENM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이들의 전망대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이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불가피하다. 구 대표는 모처럼 기업가치가 오르고 있는 CJ ENM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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