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연간 영업익 역성장 기록
성장 둔화 시그널 뚜렷해졌는데도
개미는 1주간 1000억원대 순매수
서치GPT 론칭 플랜이란 호재 속
침체, 금리인상 등 변수 주목해야

[사진 | 연합뉴스, 자료 | 한국거래소, 참고 | 1월 30일~2월 6일 기준]
[사진 | 연합뉴스, 자료 | 한국거래소, 참고 | 1월 30일~2월 6일 기준]

네이버의 영업이익이 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 감소한 1조30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0.6% 증가한 8조2201억원을 달성하면서 몸집 불리기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이 줄면서 이익률(2021년 19.4%→2022년 15.9%)도 쪼그라들었다. 

■ 역성장과 흔들림 없는 주가=네이버가 역성장한 이유로는 광고·커머스 시장 둔화가 꼽힌다. 경기 침체 우려로 기업과 가계가 동시에 지갑을 닫으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네이버가 미국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인 포시마크를 역사상 최대 규모의 돈(1조6700억원)을 들여 인수‧합병(M&A)한 것도 지출 부담을 키웠다. 

이번 역성장으로 둔화 기조가 뚜렷해졌는데도 네이버의 주가 분위기는 의외로 나쁘지 않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 들어 21.41%(6일 종가 기준) 상승했다. 역성장 실적을 발표한 3일에도 주가가 전일 대비 5.67% 올랐다. 

주가 상승을 이끄는 동력은 개인투자자다. 최근 일주일간(1월 30일~2월 6일) 개인투자자는 네이버 주식 112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삼성전자와 포스코홀딩스 다음으로 많이 담은 종목이 네이버였다.

네이버가 지난해 역성장한 실적을 발표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도 개인투자자는 이 회사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네이버가 성장 둔화를 극복하고 올해엔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다.

증권가의 시선도 비슷하다. 2월 들어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증권사가 8곳에 이른다. 삼성증권이 네이버의 목표가를 24만원에서 28만원으로 크게 끌어올렸고, KB증권도 기존 26만5000원에서 30만원으로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25만3000원에서 28만9000원으로 상향했다. 

네이버가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의 ‘챗GPT’의 대항마로 ‘서치GPT’를 상반기 중에 내놓겠다고 발표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글로벌 증시에서 AI 기술 경쟁력이 높은 기업들이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신화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네이버가 서치GPT를 통해 한국시장에 특화한 AI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서치GPT 출시로 재무적 성과를 당장 개선하진 못하겠지만 다양한 AI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 또다른 부정적 변수=다만 네이버 실적 반등의 전제가 ‘경기 개선’이란 점은 문제다. 경제 상황이 정상화하기까진 변수가 너무 많다. 무엇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의지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낙관적인 고용지표가 연준의 긴축 의지를 부추겼다.

국내에선 지난해 10월 이후 줄곧 하락세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1월 다시 반등한 게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소비가 위축되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네이버의 계획이 벽에 부닥칠 수 있다. 과연 실적 반등에 베팅한 개인투자자의 선택은 적중할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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