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와 타다|아쉬운 성적표 
2021년 10월 타다 인수한 토스
1년 여 흘렀지만… 시너지 ‘글쎄’
대형택시 타다 넥스트 핵심인데
카카오 벤티 따라잡기엔 힘겨워
가시적 성과는 과연 언제쯤 일까

지금으로부터 495일 전, 두 회사가 인수ㆍ합병(M&A)을 결정했다. 국내 굴지의 핀테크 기업과 혁신의 상징이었던 택시호출앱 운영사의 만남에 모빌리티 업계가 들썩였다. 하지만 1년여간 이어진 두 회사의 동행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택시호출앱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토스와 타다의 얘기다.

2021년 10월 핀테크 기업 토스는 택시호출 서비스업체 타다를 인수했다.[사진=연합뉴스] 
2021년 10월 핀테크 기업 토스는 택시호출 서비스업체 타다를 인수했다.[사진=연합뉴스] 

핀테크 기업 ‘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최근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사세 확장에 나섰다. 토스의 알뜰폰은 공식 출시일이던 1월 30일까지 사전 신청자만 17만명에 이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기존 알뜰폰 업체들보다 1만~2만원 비싼 요금제를 출시한 탓에 토스가 시장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제 막 첫발을 뗀 신사업에 벌써부터 회의론이 제기되는 또다른 이유도 있다. 토스가 인수한 택시호출 서비스업체 ‘타다(운영사 VCNC)’의 부진이다. 2021년 10월 토스는 타다와 손잡고 택시호출앱 시장에 진출했다. 결제ㆍ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타다의 소비자와 연결하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국내 핀테크 시장 최초의 유니콘 기업이던 토스와 과거 택시호출앱 시장에서 혁신을 일으켰던 타다의 만남은 모빌리티 업계의 기대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타다의 서비스에 토스의 자본력을 더하면 택시호출앱 시장의 1위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를 맹추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쏟아졌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토스가 타다를 인수한 이후 1년 4개월이 흐른 지금, 타다는 시장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성장이 없었던 건 아니다. 2021년 10월 기준 10만3146명이던 타다의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는 2022년 12월 11만3777명으로 10.3% 증가했다. 1000대를 밑돌던 타다의 시그니처 서비스 ‘타다 넥스트(대형택시)’의 차량 계약 대수도 지난해 1100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업계 1위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앱 서비스 ‘카카오T’를 따라잡기엔 여전히 힘겨워 보인다. 2022년 12월 기준 카카오T의 MAU는 1233만8629명으로 타다의 108배에 달한다. 카카오T의 대형택시 서비스인 ‘카카오 벤티’의 운행 대수는 1500대에 이른다. 반면 타다는 타다 넥스트의 운행 대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타다 관계자는 “차량 공급에 이슈가 있었음에도 실운행 대수가 꾸준히 증가해 배차시간은 감소하고, (승객-택시 간) 매칭률은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참고: 차량 계약 대수와 운행 대수는 다르다. 계약 대수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실제 차량을 인도받지 못한 상태에서 단순 계약 물량(운행 예정 기사 포함)만 셈한 것이다. 운행 대수는 택시호출앱 운영사가 승객을 실어 나르기 위해 실제로 가동하는 차량 대수를 의미한다. 그래서 계약 대수와 운행 대수는 차이가 날 수 있다. 타다는 계약 대수만 공개한 상태다.] 

토스가 타다를 인수한 지 500일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제는 토스와 타다의 시너지 효과에도 물음표가 붙고 있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타다가 서비스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제 사업 부문에서의 시너지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ㆍ타다 측은 “토스페이 연동을 통해 (타다의) 신규 가입자 유치가 꾸준히 이뤄졌고, 가격보다 서비스의 질을 중요시하는 로열(Loyalㆍ충성스러운) 유저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면서 “이외에도 토스와 타다는 PG 수수료를 줄여 타다 드라이버의 부담을 낮추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협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PG(Payme nt Gateway) 수수료란 전자결제대행 사업을 하는 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일종의 이용대금이다. 

그럼에도 택시호출앱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빅뱅’을 기다렸던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지금의 성적표는 아쉽다. 토스와 타다가 손을 맞잡은 지 1년여, 두 회사의 가시적 성과는 언제쯤 나타날까.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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