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카톡 MAU 늘어나
먹통 사태 후 탈카톡 바람 무색
과거 사찰 논란에도 위상 공고
사고에도 대안 없는 독점 플랫폼

카카오톡의 MAU가 지난해 4분기에도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톡의 MAU가 지난해 4분기에도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10월 15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대부분의 카카오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고 10시간을 넘긴 후에야 일부 기능을 복구했는데, 이는 서비스 12년 만에 최장기간 장애였다. 카카오 측은 재발 방지 대책을 강조하며 “다시는 모두의 대화가 멈추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올해 1월 17일 또 메시지 송수신 장애를 일으켰다. 

이처럼 수차례 오류가 발생했는데도 카카오톡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카카오톡의 국내월간활성사용자수(MAU) 지표는 먹통 사태란 대형 사고에도 증가했다. 카카오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카카오톡의 MAU는 4777만9000명이었다. 직전 분기(4763만7000명)보다 14만2000명 늘어난 수치다. 

■ 뜻밖의 결과= 사실 지난해 4분기 카카오의 MAU가 증가한 건 의외의 결과다. 이 기간엔 ‘탈脫카카오’ 움직임이 거셌다. 특히 주요 소통 창구를 카카오톡 대신 라인이나 텔레그램으로 바꾸는 이용자가 부쩍 늘어났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먹통 사고 당시 네이버 라인의 일간 신규 설치 건수는 23만5000건(10월 17일 기준)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텔레그램의 신규 설치 건수 역시 3만3000건으로 전일 대비 637% 늘어났다.

먹통 사태로 일상생활이 지장을 빚자, 국민들이 자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결과였다. 이 때문에 ‘국민 메신저’의 위상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쏟아졌다. 

하지만 카카오는 이런 예상을 비웃듯 먹통 사태가 터진 기간에도 이용자 지표를 늘리면서 우려를 불식했다. 여기엔 카카오톡을 이탈한 이용자가 카카오톡이 정상화하면서 상당수가 다시 복귀했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 독과점의 덫= 주목할 점은 최악의 위기 속에서도 좋은 성적표를 받은 게 카카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한편에선 전례前例를 근거로 ‘카카오의 불통이 깊어짐과 동시에 독과점의 문제가 더 부각할 것’이라면서 ‘카카오 사찰 논란’이 벌어진 2014년의 사례를 제시한다. 

그해 수사당국이 카카오톡 대화방을 압수수색하면서 ‘국민 메신저 사찰 논란’이 불거졌지만, 카카오의 MAU는 그해에도 증가했다. 카카오톡이 MAU 수치를 공개한 2013년 1분기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역성장한 적이 없는 것도 이때의 위기를 순조롭게 넘겼기 때문이다. 

[사진 | 뉴시스, 자료 | 카카오, 참고 | 직전 분기 대비 기준]
[사진 | 뉴시스, 자료 | 카카오, 참고 | 직전 분기 대비 기준]

하지만 위기 속 MAU 증가는 카카오에 ‘독’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이 많다. 소비자들이 카카오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락인 효과’ 때문에 카카오톡의 시장 독점이 가속화했고, 시장 내 경쟁압력이 없어진 카카오는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벌어진 먹통 사태도 카카오가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탓에 벌어졌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는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려 해도 그간 카카오톡에 쌓인 활동 데이터를 고려하면 옮겨가기가 어렵다”면서 “고객이 데이터를 갖고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플랫폼 경쟁체제가 마련되고 독과점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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