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오프닝 철광석 등 가격 급등
인도서 590만t 리튬 매장량 발견
버핏 대거 매입한 정유주 두배 수익
美, 석유‧비철금속시장 주도권 다툼

원자재 시장은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특정 세력이 주도하기 힘들다. [사진=뉴시스]
원자재 시장은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특정 세력이 주도하기 힘들다. [사진=뉴시스]

#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지난해 2월 셰일 오일 회사인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버핏이 미국의 셰일 오일 회사 주식을 매수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같은 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워런 버핏의 수익은 늘어났다. 

실제로 워런 버핏이 지난해 2월 처음으로 매수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셰일오일 회사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주가 상승은 올해 들어서도 멈추지 않았다. 옥시덴탈 주가는 올 들어 7.50% 상승했고, 1년 동안에는 59.18% 올랐다. 버핏은 이 회사 주식만으로 투자금의 두배 이상을 벌었다. 

# 버핏이 2020년 처음으로 매수한 후 지분을 늘여가고 있는 미국 정유회사 셰브론의 주가는 올해 들어 유가가 다소 떨어지면서 1.16% 하락했지만, 6개월 동안 9.67%, 1년 동안 25.83% 상승했다. 어쨌거나 유가가 오른 덕을 봤다는 건데, 버핏 매입 시점인 2020년 말 70달러대였던 셰브론 주가는 현재 17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 관전 포인트➊ 잡히지 않는 유가=하지만 가파르게 치솟은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상승한 세계 물가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해 전략비축유까지 대거 방출해 유가 하락을 유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등 동맹국들에도 여기에 동참하라고 압박을 가했지만 유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의 수출 가격을 배럴당 60달러로 제한하는 가격상한제를 유럽연합(EU), 주요 7개 나라(G7) 등과 함께 통과시키면서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3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만 배럴 감축한다고 10일 발표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 관전 포인트➋ 판 흔드는 중국=석유를 포함한 원자재 시장은 대체가 불가능하고, 지정학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막대한 돈이 오가기 때문에 특정한 세력이 시장을 주도하기 힘들다. 시장 주도권 다툼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재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원자재 시장에서 최근 판을 바꿀 게임 체인저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자료 | 더스쿠프]
[사진 | 뉴시스, 자료 | 더스쿠프]

중국은 원자재 시장의 바로미터다. 거대한 내수시장인 동시에 세계의 공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이후 리오프닝(경제 재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석유, 철광석, 구리 등의 가격이 등락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월 종합 PMI(구매관리) 지수가 전월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52.9%를 기록하면서 중국 경제는 본격적으로 회복기에 진입했다. PMI 지수는 기업의 구매관리 담당자들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다.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움직이면서 북중국(CFR) 현물 기준 철광석 가격은 올해 초 대비 7.18% 상승했고, 최근 3개월 연속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알루미늄 현물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올 초 대비 4.17% 상승했고, 구리 현물가격도 같은 기간 6.14% 상승했다. 

톈치(Tianqi), 간펑 리튬 등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리튬 가격은 지난해 10월 톤(t) 당 60만 위안(약 1억1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후 올해 들어선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줄면서 40만 위안대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리튬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 관전 포인트➌ 또다른 게임 체인저=그런데 리튬 시장에 게임 체인저가 등장했다. 인도 지질조사연구소는 지난 주말 카슈미르 지역에서 리튬 590만t이 매장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도는 세계 7대 리튬 매장국이 된다. 리튬은 전 세계에 8000만t 매장돼 있지만, 실제 채굴 가능한 양은 2200만t 정도다. 만약 인도의 잠재 매장량 전체를 채굴할 수 있다면, 전체 시장의 20%를 차지한다. 미국 지질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매장량 기준 순위는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중국, 미국이다. 실제 리튬 생산량 기준으로는 칠레, 호주, 중국, 아르헨티나 순서로 많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도 원자재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지난 2월 둘째주 ‘바이 아메리칸’ 조항에 관한 세부 지침을 공개했다. 바이 아메리칸 조항(Buy American Clause·미국 제품 우선 구매법)은 대공황 당시인 1933년 만들어진 법이다. 미국 제품의 구매를 증진하고, 제조업을 보호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법에 근거해 미국 정부는 미국에 생산된 제품을 우선적으로 조달하는 규정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2021년 11월 ‘인프라 투자 및 고용법’을 제정하면서 ‘바이 아메리칸’ 조항에서 인프라 사업에 사용하는 철강, 건설자재가 미국에서 생산된 경우에만 연방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나온 지침은 건설자재에 비철금속 제품 등을 포함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산의 기준은 제조품 기준으로 부품 비용의 55% 이상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것이다. 

■ 시장 분석=원자재 관련 주요 종목 주가는 다음과 같다. 코스닥 상장사인 황금에스티는 주력 상품인 스테인리스강 제작 과정에서 니켈을 넣기 때문에 관련주로 분류된다. 13일 7370원에 장을 마감한 황금에스티는 올해 들어서 7.57% 상승했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리튬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앨버말 코퍼레이션은 지난 10일 전날보다 0.28% 오른 268.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1개월 동안 10.76%, 올해 들어서 25.08% 급등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원자재 시장의 또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원자재 시장의 또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리 등 비철금속 소재의 신동제품 가공 및 판매 업체인 풍산은 13일 3만4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풍산 주가는 올 들어 5.61% 상승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구리 관련주인 프리포트 맥모란은 북미와 남미, 인도네시아 등에서 구리와 금, 은 등을 채굴하는 기업이다. 프리포트는 지난 10일 42.36달러에 마감되며 올해 들어서 11.71%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니켈, 구리, 알루미늄의 선물 가격의 흐름을 나타내는 S&P GSCI 지수를 추종하는 파생상품인 TIGER금속선물(H)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들어서 2.74% 올랐지만, 최근 한달 동안은 0.98% 하락했다.

KODEX 구리선물(H) ETF는 올해 들어서 4.21% 상승하고, 최근 한 달 동안은 3.82% 내렸다. 서부텍사스산(WTI) 원유를 추종하는 KODEX WTI원유선물(H)은 올해 들어서 1.78% 하락했지만, 최근 5일 동안 5.78% 올랐다. 종목명에 있는 H는 환헤지를 뜻한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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