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인상에 매출 늘었지만
재무구조는 오히려 더 악화
다양한 자구책 스스로 내놔야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구조가 요금 인상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사진=뉴시스]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구조가 요금 인상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사진=뉴시스]

예상했던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구조 악화가 현실이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71조27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60조6736억원) 대비 17.5% 증가한 수치다.

반면 32조6034억원(연결기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5조8465억원)보다 영업손실액이 26조7569억원(457.7%) 늘었다. 2021년 2분기에 적자 전환한 이후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부채 비율은 223.2%에서 458.0%로 234.8%포인트 올랐다. 

매출이 늘어난 건 전력판매량 증가와 전기요금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전력판매량은 전년보다 23.8% 증가했고, 지난해 전기요금은 4·7·10월에 걸쳐 ㎾h당 19.3원 올랐다.

하지만 연료비 급등에 따라 영업비용도 전년보다 56.2% 증가했다. 한전 측은 “국제연료가격 급등에 따라 연료비는 전년보다 15조1761억원(77.9%), 전력구입비는 20조2981억원(93.9%)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공사의 매출은 51조7243억원으로 전년(33조5667억원)보다 54.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조4634억원으로 전년(1조2397억원)보다 98.7% 늘었다. 상황이 좋아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부채 비율이 378.9%에서 499.6%로 120.7%포인트나 올랐기 때문이다.

착시가 있다는 건데, 이는 가스공사가 판매손실금을 미수금으로 분류하는 독특한 회계방식 때문이다.지난해 미수금은 8조6000억원이었다. 미수금을 포함하면 적자를 본 거나 마찬가지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매출액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과 천연가스 판매량 증가의 영향”이라면서 “영업이익 역시 국제유가 상승으로 해외 부문에서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용도별 가스 평균 판매단가는 메가줄(MJ)당 10.68원 올랐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사진|뉴시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사진|뉴시스]

종합하면 한전과 가스공사가 판매량 증가와 요금 인상의 영향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재무구조는 더 나빠졌다는 얘기다. 그러자 가스공사는 애초에 재무제표상 실적 개선으로 계획돼 있던 배당을 미루기로 했다. 가스공사 측은 이번 무배당 결정으로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0%포인트, 별도기준 부채비율이 33%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전 측은 강도 높은 재무개선을 약속하고 나섰다. 한전 관계자는 “재정건전화 계획에 따라 비핵심자산 매각과 사업 시기 조정, 비용 절감 등으로 향후 5년간 총 20조원의 재무개선을 달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금이 인상되는 만큼 에너지 공기업의 자구 노력이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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