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生 스몰캡 | 에이치피오
건강기능식 관심 높아진 소비자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 성공
밀크파우더로 중국 시장 뚫어
자회사 잠재력 기대 요인

10만3959개. 국내에서 활동 중인 건강기능식품 업체의 수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레드오션이 됐다는 건데, 그만큼 업체간 출혈경쟁도 심하다. 이런 와중에 유독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 있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덴프스’로 널리 알려진 에이치피오(H.PIO)다.

에이치피오는 국내서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덴프스’로 잘 알려져 있다.[사진=에이치피오 제공]
에이치피오는 국내서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덴프스’로 잘 알려져 있다.[사진=에이치피오 제공]

전세계에서 창궐한 코로나19는 현대인의 삶을 크게 바꿔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방역수칙에만 국한한 얘기는 아니다. 다른 이들과 가능한 한 접촉하지 않으려는 비대면 문화, 정부가 의무 착용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있는데도 착용하지 않으면 왠지 허전한 마스크 등 코로나19 예방 관련 생활 패턴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면역력 등 건강에 관심을 쓰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2020년 23조1722억원에서 2021년 25조3932억원으로 9.6% 증가한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시장이 25조원을 넘어선 건 1998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여기에 점점 빨라지고 있는 고령화 문제도 헬스케어 산업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한국의 고령자 비중은 전체의 17.5%로, 이미 고령사회(고령자 인구 비율이 14% 이상)에 접어든 지 오래다.

문제는 초고령사회(20% 이상)로 진입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단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7년 만인 2025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오스트리아(53년)·영국(50년)·일본(10년)과 비교해 봐도 무척 빠른 속도다.

이렇듯 헬스케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관련 종목으로 쏠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건강기능식품 개발·판매업체 ‘에이치피오’다. 이 회사는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덴프스(Denps)’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으며, ‘트루바이타민’ ‘어린콜라겐이너씰’ 등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비타민도 제조·판매하고 있다. 유산균 제품이 전체 매출의 절반(51.6%·2021년 기준)을 차지하고 있으며, 비타민 제품이 25.0%로 뒤를 잇고 있다.

이 회사의 투자포인트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프리미엄’을 무기로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회사 대부분은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데, 레드오션에서 경쟁하느라 적지 않은 마케팅 출혈을 겪고 있다. 반면 에이치피오는 덴마크·스페인·싱가포르·일본 등 해외 국가에 자회사를 여럿 두고 사업 다각화를 꾀함과 동시에 또다른 해외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2019년엔 중국 시장에 진출해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덴프스의 밀크파우더 제품 ‘하이&고고 밀크파우더’를 통해서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CNFOL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4170만톤(t)의 우유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세계 우유 생산량(4억8000만t·2020년 기준)의 8.6%에 달한다. 그만큼 중국인이 유제품을 즐겨 먹는다는 얘기다.

그중에서 에이치피오는 우유보다 밀크파우더를 선호하는 저연령층을 타깃으로 해당 제품을 출시했다. 덴마크 낙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인증받은 유기농 원유를 사용하고, 성장기 아동에게 필요한 비타민 무기질을 풍부하게 첨가한 게 이 제품의 강점이다.

이런 차별화 덕분인지 지난해 상반기 중국시장에서만 6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현재 중국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향후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면 관련 매출이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포인트는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에이치피오는 ‘고급화 전략’에 집중하느라 덴프스 외엔 내세울 만한 제품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비타민 제품 가짓수를 늘려가면서 품목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창립 10주년을 맞아 기존 고품질 비타민 제품 ‘트루바이타민’의 에디션 제품인 ‘트루바이타민 부스터’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세번째는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자회사를 여럿 두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인수·합병(M&A)한 건강기능식품 개발·생산업체인 ‘비오팜’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에이치피오에서 개발한 건강기능식품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고, 외주 생산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 공장 수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으며, 글로벌 진출을 위해 유럽 공장도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 그 덕분에 300억원 수준이었던 비오팜의 제품 생산능력(CAPA)은 지난해 말 8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분야가 다르긴 하지만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퀵보드 설계·생산 전문업체 ‘지오인포테크’ 성장세도 기대할 만하다.

현재 실적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어 2024 ~2025년쯤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이밖에 신기술을 이용해 금융사업을 하는 ‘피오인베스트먼트’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물론 에이치피오에 리스크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곤 하지만 중국 외에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쉽게 말해 에이치피오도 치열해질 대로 치열해진 국내 시장 경쟁에서 자유롭진 않다는 얘기다. 지난해 배우 공유를 섭외해 TV 광고를 촬영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자료 | 더스쿠프]
[자료 | 더스쿠프]

이 회사의 2022년 매출은 2002억원(금융감독원·이하 전망치)으로 전년 동기(1594억원) 대비 25.5%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8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소폭 감소할 듯한데, 이는 TV 광고를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 캠페인에 비용을 투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주가는 2월 28일 기준 8050원으로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수준의 실적만 계속 유지한다면 현재 12.7배인 주가수익비율(PER)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대비 주가의 가격 매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목표가는 1만3000원을 제시한다.

손창현 K투자리서치 팀장 | 더스쿠프
fates79@naver.com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