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높아진 청약 커트라인
규제 완화 영향 일부 있지만
전국으로 번질 가능성 낮아
아파트 분양의 당락을 가르는 ‘턱걸이’ 청약가점이 직전 분양 단지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3월 분양한 영등포자이디그니티(서울 영등포구) 전용면적 84㎡(약 25평) 아파트 청약 가점 최저 점수가 63점을 기록해서다.
청약 가점 만점은 84점이다. ▲무주택 기간(만 30세 시점부터 계산·기혼의 경우 결혼 시점 기준) 15년 이상 ▲부양가족 수 2명 ▲저축 가입 기간 15년 이상을 충족하면 간신히 64점을 얻는다. 63점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거다.
2022년 말 분양한 서울 아파트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마포더클래시(서울 서대문구), 올림픽파크포레온(서울 강동구)의 전용면적 84㎡ 아파트 최저 청약가점은 각각 38점, 35점을 기록했다. 만 18세에 청약 통장에 가입해 결혼한 지 5년이 된 만 35세의 신혼부부라고 가정했을 때 청약 가점은 37점으로 두 아파트의 청약에 ‘턱걸이’가 가능했다.
최저 청약가점이 다시 60점대 이상으로 오른 건 규제 완화가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2023년 1ㆍ3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제한을 완화했고, 기존 주택 처분 조건도 없앴다. 집을 구하는 이들에겐 다시 집을 사도 된다는 신호로 읽혔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1년간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고정금리 특례보금자리론의 기준이 9억원 이하의 주택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자이디그니티 분양가도 9억원 이하였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무주택자, 1주택자가 9억원 이하 주택에 받을 수 있는 최저 금리 4.15%의 주택담보대출이다.
다만 이번 결과를 확대 해석해 부동산 시장 전반의 흐름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있었다. 진태인 공인중개법인 집토스 중개팀장은 “영등포자이디그니티의 경우 입지와 분양가를 고려했을 때 고가가 아니라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청약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이 서울 외 지역까지 다시 오르는 분위기로 판단하기에는 섣부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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