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관리시장 1위 사업자
‘1조원대’ IPO 기대주 꼽혀
공간 중심의 플랫폼 차별화
가시적 수익성 없다는 고민
휴맥스모빌리티 빛과 그림자

지금 기업공개(IPO) 시장은 혹한기다. 선뜻 증시에 입성하려는 기업도, 공모주에 눈독을 들이는 투자자들도 적다. IPO 업계에선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등장해야 시장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LG엔솔처럼 말이다. 그 후보군 중엔 국내 주차장 관리시장의 1위 사업자 휴맥스모빌리티가 있다. 배경은 무엇일까.

휴맥스모빌리티는 지난 2월 22일 KB증권을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사진=투루카 제공]
휴맥스모빌리티는 지난 2월 22일 KB증권을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사진=투루카 제공]

시장은 이들의 등장을 고대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정작 얼굴을 드러낼 생각이 없다. IPO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휴맥스모빌리티의 얘기다. 국내 1위 주차장 관리업체인 휴맥스모빌리티는 IPO 시장의 ‘대어’로 꼽힌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이후 뚝 끊긴 1조원대 ‘메가딜’이 성사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근거 없는 기대는 아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얼어붙은 2022년 투자 시장에서 휴맥스모빌리티는 투자 유치 랭킹 상위 1위(시리즈Dㆍ1600억원)에 등극했다(12월 둘째주 기준). 프리 IPO 유치 과정에선 66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휴맥스모빌리티가 2021년까지 200억원대 영업손실(연결 기준)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뜻밖의 결과다. 달리 해석하면, 시장이 휴맥스모빌리티의 미래 성장잠재력을 높게 점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기대 포인트-슈퍼앱 = 그 중심엔 휴맥스모빌리티의 ‘슈퍼앱’이 있다. 슈퍼앱은 하나의 앱에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 체계를 뜻한다.

사실 모빌리티 업계에서 슈퍼앱은 그리 색다른 전략이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쏘카 등 대표적인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택시부터 카셰어링ㆍ철도ㆍ항공까지 아우르는 슈퍼앱을 구현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모빌리티 업체들과 휴맥스모빌리티의 지향점은 꽤나 다르다. ‘이동과 이동의 연결’에 초점을 맞춘 기존 업체들과 달리 휴맥스모빌리티의 슈퍼앱은 ‘공간과 공간의 연결’에 방점을 찍는다.

휴맥스모빌리티는 주차장을 비롯해 ▲카셰어링 ▲전기차 충전기 운영 ▲차량 구독ㆍ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휴맥스의 생태계 안에서 소비자는 주차를 하면서 전기차 충전도 하고, 충전을 하는 와중에 차량 관리도 받을 수 있다. 휴맥스모빌리티가 운영 중인 공유주방 서비스(먼키)가 더해지면, 충전 시간에 주차 공간에 머무르며 끼니까지 해결할 수 있다.

공간에 방점을 둔 휴맥스모빌리티의 전략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사진=먼키 제공]
공간에 방점을 둔 휴맥스모빌리티의 전략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사진=먼키 제공]

휴맥스모빌리티 측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거점공간(허브)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는 모빌리티 허브를 혁신하기 위한 주차 관제,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을 직접 설계ㆍ제조하고 운영해 (공간의 관점에서) 모빌리티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맥스모빌리티가 공간과 공간만 잇고 있는 건 아니다. 이동과 이동의 연결이란 모빌리티 업계의 트렌드에도 대비하고 있다.

휴맥스모빌리티 관계자는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코나투스’, 대리운전업체인 ‘엔젤대리’의 지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사업 방침에 따라 각 회사를 인수ㆍ
합병(M&A)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이는 휴맥스모빌리티가 기존 모빌리티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동수단시장에도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우려 포인트-IPO 경기 = 다만, 휴맥스모빌리티는 IPO 시점은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휴맥스모빌리티 측은 “최근 주관사(KB증권)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IPO는 3~4년 후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맥스모빌리티가 ‘장기 플랜’을 세운 이유는 IPO 경기와 피어그룹(기업가치 비교군)으로 꼽히는 쏘카의 상황을 가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쏘카는 연말 창사 이래 첫 흑자를 달성했지만 시가총액은 여전히 6000억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상장 첫날 시총(8607억원)보다 2600여억원 빠진 수치다. 지지부진한 쏘카의 주가 흐름은 휴맥스모빌리티의 기업가치 평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차장 관리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것도 휴맥스모빌리티의 고민거리다. 휴맥스모빌리티는 2020년 국내 최대 유료 주차장 운영사인 ‘하이파킹’을 인수했다.

그로부터 1년 뒤 하이파킹은 경쟁사였던 AJ파크의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매출액 1000억원(2021년 기준)을 넘는 대형 사업자로 성장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7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이란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이렇게 두드러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는 IPO 시장도 부담이다. 휴맥스모빌리티가 증시 입성까지 장기전을 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동’이 아닌 ‘공간’을 앞세운 모빌리티 회사 휴맥스모빌리티는 과연 어떤 미래를 향해 갈까.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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